- 아쉬움이 머물다 간 투명한 자리
습하고 무더운 여름,
하루에도 몇 번씩 바람을 기다린다.
이 계절의 바람은,
사랑을 기다리듯 간절하다.
한 번 불어오면 숨통이 트이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한 번만 더, 바람아’ 하고 속삭이게 된다.
하지만 바람은 늘 그러하듯
조금도 머물지 않고 스쳐간다.
잡을 수도, 머무르게 할 수도 없다.
그저 어깨를 스치고,
마음 한 자락을 흔들고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버린다.
결국 내게 남는 건 바람이 지나간 거리.
그곳에 나는 오늘도 우두커니 서 있다.
이미 지나가버린 바람과 시간,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을 향해
조용히 마음을 기울인다.
바람이 내게 남긴 것이 있다면
그건 ‘선명한 아쉬움’이다.
시간이 그렇듯,
바람도 지나가고 나서야 그 존재를 실감하게 되니까.
그래서 다짐한다.
후회보다는 기억을,
아쉬움보다는 순간의 감각을 남기겠다고.
지나가는 것을 원망하지 않겠다고.
내가 서 있는 이 거리,
바람이 머물다 간 이 자리,
지금 이 순간이 언젠가 아름답게 기억되기를
다시 올 바람을 기다리며,
나는 오늘의 시간을 조용히 다듬는다.
◈ 오늘의 향 추천 – 주제: 바람이 지나간 거리
▼ 추천 향기:
유자 (Yuzu)
▼ 추천 이유:
유자는 상큼하고도 씁쓸한 투명함을 지닌 향입니다.
여름 바람처럼 잠깐 스쳐가지만,
그 여운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바람을 기다리던 간절함,
지나가고 나서야 실감하는 존재감
그 모든 감정을 깨끗하게 비추는 향.
유자의 섬세한 신맛은
잡을 수 없는 순간의 아쉬움을 닮았고,
가볍지만 선명하게 흔들리는 그 기운은
'바람이 지나간 거리'와 꼭 맞닿아 있습니다.
◈ 오늘의 질문
당신은 지나가버린 어떤 순간을, 오래 기억하나요?
스쳐간 인연이나 감정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듬어본 적 있나요?
월·수·금 아침 8시,
세 편의 이야기를 한 병의 향수처럼 당신께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