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집중력에도 봄은 오는가

by 선홍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새로 산 책은 늘어만 가는데 도저히 독서를 할 수가 없다.

뇌가 아예 변해버린 것 같은데.


독서를 한다 치자. 몇 분 읽다 보면 아래 놓인 핸드폰이 갑자기 진동을 한다.


배송물품이 도착했단 문자에 기대감 상승.

덩달아 샴푸, 키친타월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떠오르고, 로션도 사야 한단 기억이 난다.

*마트로 주문할지, **컬리로 할지 '쇼핑판'을 뒤지기 시작한다. 왜이리 필요한 물건들이 많은 지 모르겠다.

혼자 살면 덜 할까.


그러다 쇼핑판 페이지에 블라우스가 보이는데...

오, 곧 가을,블라우스 하나 장만해야 하지 않나?다 낡았잖아.

이번달 카드값이 꽤 나올 텐데 블라우스를 사는 게 맞아? 그런데다 돈 쓸 나이가 아니지, 노후가 걱정인데 말이야...

참, 장바구니에 넣어둔 '노후파산'이란 책을 사서 읽어볼까? 말까?


이런 식으로 문자 하나 열다 노후파산까지 간다.


매일 이런 순간들이 너무 많아 내 집중력은 살얼음만큼이나 얇고 깨지기 쉬운 상태가 되어 버렸다.

벽돌처럼 두꺼운 6권의 '삼국지'를 읽다 새벽이 오는 것도 모르던 나는 어디로 갔을까?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아예 사라지고 만 것 같은데.


고민하던 난 결국 책을 한 챕터씩만 읽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잃어버린 집중력을 찾아야겠다.

그걸 동기화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매일 올리기로 결심했다. 어억, 역시 SNS 없이 안 되는 것인가.

아날로그+디지털 세대인 나도 이런데 요즘 세대들은 어떨까 싶은데.


도파민에 중독된 것이나 마찬가지일 내 뇌를 스마트폰으로부터 지켜야겠다.

나이들수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지, 내버려 둘 때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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