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감노트 Apr 30. 2023

10. 주변 진짜배기의 조언을 귀하게 여기는 것

- 아들에게 전해주는 투자레터 (5)


아들아, 살면서 주변에 투자로 성공한 지인들을 여러 번 접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들 중 정말 투자 경험이 풍부하고 돈에 대한 관점과 식견이 남다른 사람들이 드물게 있는데, 이들과 가까이하면서 진심 어린 조언을 들을 수 있다면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도 같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발견할 것이며 발견한다 한들 어떻게 가까이할 수 있을까 이다. 투자로 성공한 사람은 많지만 투자에 대한 경험과 태도를 배울 만한 사람을 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 같다. 특히 시장의 상승이나 과열기에는 갑작스레 돈을 버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난다. 상당수가 운 좋게 시장의 상승 사이클에 몸담고 있다 보니 본인의 자산이 왜 이렇게 늘어났는지도 제대로 모른다. 상승 사이클에 몸담고 있다 보니 재산이 늘어난 것과 평소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면서 사이클을 찾아내어 재산을 늘리는 것은 천지 차이다. 차라리 모르는 걸 인정하고 배우는 것이 낫다. 오히려 본인 실력으로 착각하여 잘못된 투자 습관이나 마인드가 스며들어가 그것이 너에게 영향을 주게 될까 봐 염려된다.


투자에 있어서 성공보다는 생존이 우선이다. 생존했다는 것은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시장의 출렁임 속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을 뜻한다. 가까이해야 될 사람은 단기간에 성공한 투자자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생존한 투자자이다. 그들에게 단기간에 대박 난 에피소드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시장을 경험하면서 현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투자에 대한 소소한 팁은 보물과도 같다. 그런 보물을 네가 캐치하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그런 보물을 너에게 들려주는 이에게 진심으로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경청할 것은 정보나 호재가 아니라 시장에 오랫동안 참여하면서 쌓은 투자 경험과 통찰이다. 투자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의 현상을 평가하고 안주하는 걸 넘어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고민과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변에 가짜 전문가들이 판치는 그런 세상이다. 투자 경험이 많지 않거나 거의 없으면서 입으로만 떠드는 달변가들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매스컴을 통해 화려한 이력을 뽐내지만 실속이 없는 그런 전문가가 아닌, 너의 주변에서 묵묵히 투자를 지속하고 공부하면서 수익을 야금야금 올리는 진짜 전문가를 발견하고 그를 가까이하도록 해야 한다. 그가 해주는 말을 귀하게 여기고 경청해야 한다. 그리고 감사함을 표현해야 한다. 만일 가족 중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천운을 타고 난 거라 보면 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장 동료나 선, 후배들의 언행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다. 막연히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나 불평, 불만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으면 조용히 멀리해라. 시장에 참여하지는 않으면서 얕은 정보와 추측만 이리저리 남발하며 떠드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너에게 득 될 것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투자’라는 것 자체가 부정이 아니라 긍정에 베팅하며 시장에 참여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아빠가 생각하는 가까이해야 할 찐 투자자들의 언행을 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는 것 같다. 그냥 아빠의 개인적인 생각이니 참고만 하면 된다.


1. 회식 등 모임에 참여하면 보통 부정적인 말은 잘하지 않는다. 특히 남 험담이나 돈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 불평불만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실익이 전혀 없어 시간을 죽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십중팔구 자신의 시간을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 시간도 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기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험담이나 불평만 가득한 모임 자체를 꺼려할 것이다. 그런 모임에 참여하게 된다면 나중에 화를 낼 수도 있다. 시간 날렸다면서..


2. 쓸데없이 재산 자랑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투자에 대한 설명을 하다 보면 본인의 경험을 들려주는 과정에서 재산 규모 변화가 드러나는 경우는 있다. 그것과 그냥 자랑하는 것은 다르다. 전자는 투자 과정에서 들려주는 보물 같은 경험과 팁을 뽑아 듣는 것이 핵심이고 후자는 그냥 자기 자랑이 전부이므로 듣는 사람이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3. 꼭 고상하고 얌전한 조언이 진실되고 내실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가까운 지인이라면, 친하다 보니 평소대로 친밀한 말투나 약간의 비속어가 섞이면서 너에게 조언할 수도 있다. 핵심은 그 조언의 본질이다. 투자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본질을 놓치면 안 된다. 꼭 조언을 듣기 위해 따로 자리를 마련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지나가다가 갑자기 튀어나올 수도 있다. 놓칠지 잡을지는 듣는 사람에게 달린 거지.


4. 주변에 그런 투자 고수를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의외로 그런 조언을 아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기 혼자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조언을 해주어도 대부분 귓동냥으로 듣고 흘려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을 너무도 많이 접하기 때문이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그들의 특성상 이들은 너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계속적으로 조언을 해주거나 관심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며 그만두는 순간 너는 매우 큰 기회를 잃는 것이다. 그리고 네가 얻어야 할 조언은 소수만 알고 있어 마치 희소성을 띄는 듯한 ‘고급정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시장에서 생존하는 동안 얻은 인사이트와 현상을 바라보는 통찰이다. 그들은 정보로 일확천금을 얻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경험과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바탕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 귀한 조언과 관심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기 위해 오늘도 내 눈과 귀를 깨끗이...

작가의 이전글 09. 품질 낮은 돈으로 투자한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