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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자랑

아들에게 전해주는 투자레터 (1)

by 정감노트

아들아, 네가 훗날 자산형성을 잘 이루었다고 해도 이것을 누군가에게 함부로 자랑하거나 공개하지는 마라. 특히 재산이나 재테크 수익 같은 돈 자랑은 조심해야 한다. 그렇게 해봤자 얻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어떤 행동을 함에 있어서 득이 없고 실만 크다면 안 하니만 못하다. 재산자랑이나 수익자랑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효율성 측면에서 보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재산자랑, 수익자랑은 가만히 있는 상대방에게 너의 온전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다. 우리가 협상을 하더라도 나에 대한 정보는 되도록 드러내지 않으면서 타인의 정보를 최대한 많이 얻는 것이 정석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자기 자랑은 그 효용성이 전혀 없는 행동이다.


사람관계 측면에서 보자. 인간은 살아감에 있어서 자기 위주의 삶을 추구한다. 이는 나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생존본능과도 연관되어 있으므로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진이나 거울을 보더라도 나 자신을 먼저 보게 되고 낯선 환경에 직면해도 나의 상황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인간이다. 그런 나를 돌아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타인의 상황과 비교를 하게 된다. 이때 내가 타인에 비해 열등한 상황임을 인지한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왠지 모를 불편한 감정을 겪게 된다. 결국 내 자랑은 타인의 불편한 감정과도 직결되며 그 감정이 나에게 좋은 영향을 줄 리가 없다. 결과적으로 자랑은 사람관계를 매끄럽게 하기보다는 그 반대로 이끄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가깝고 친밀한 사이일수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란 우리나라 속담이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진짜 부자들은 자신들의 재산이나 재능을 함부로 자랑하거나 공개하지 않는다. 이는 '나 혼자 잘 먹고 잘살겠다'는 뜻이 아니라 '굳이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나 적을 만들지 아니하겠다'라는 생각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아들도 이런 관점에서 아빠의 말을 새겼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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