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직(職)과 업(業)에 대한 생각
- 직과 업에 대한 생각, 나를 성장시키는 첫걸음
직과 업, 직업이라 붙여서 흔하게 읽히고 쓰이지만 직과 업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닌지라 분리해서 생각해 볼 만하다. 아니 오히려 직과 업이 일치가 아닌 분리가 되는 삶이 더 풍족해 보이는 것 같다.
직이 사회가 나에게 부여한 타이틀이라면, 업은 내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가치 있는 일 정도로 구분할 수 있겠다. 가령 지금 다니고 있는 병원의 전공의란 신분은 직이지만 투자자, 블로거, 작가, 등하원 도우미, 1인 법인의 대표 등은 나의 업이다. 사회가 부여한 직에 비해 업은 나 자신이 부여한 것이기에 내 삶의 색깔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래서 난 업이 좋다.
직은 맡고 있는 동안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 책임이 따르고 뭔가 자유롭지 못한 답답함 같은 것이 있다. 또한 사회가 정해주는 성공에 대한 잣대도 업 보다는 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직을 얻게 되는 취직, 직의 이동이 이루어지는 이직, 직을 그만두게 되는 퇴직이 있다. 취직이 되면 성공했다는 갈채를 받지만 좋지 않은 이유로 이직하거나 퇴직을 하게 되면 안타깝게 보는 시선을 받게 되는데...
내 삶이 직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마치 직이 그 사람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우리도 그 느낌에 서서히 물들어간다. 그러고선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버린다.
우리는 취직의 기쁨을 잠시나마 누리더라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언젠간 퇴직을 한다. 직을 내려놓고 나면 자동적으로 나에게는 업이 남게 된다. 업이 없거나 평소 생각해 보지 못한 사람은 직이 없음에 불안을 느끼면서 다른 직을 찾고자 한다. 생계를 위한 목적도 있겠지만 나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은 불안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를 향해가면서 남은 나의 생을 돌아볼 때 문득 두려움을 느끼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직에서 업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 미리부터 준비해야겠다. 당연히 직보다는 업이 좋다.
사회가 어깨에 지운 짐은 잠시 내려놓고 대신 내가 원하는 일로 공백을 채우게 될 때, 가장 큰 수확은 자존감이다. 업은 사회적인 책임과 강제성이 없다. 내가 직접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고 성장의 기쁨을 만끽하게 하고 직에 비해 내가 만든 가치의 대가를 노력한 만큼 보상받기 쉬운 것이다.
맡은 직이 부여한 책임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되 그 속에서 나만의 업을 찾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겠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업으로 만들 만한 것들이 있는지 고민하고 준비하고 실천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직과 업으로 분리해서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업이 아닌 직과 업을 따로 가져보자.
당신의 직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업은 무엇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