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아이와 나들이 하면서 배우는 것

- 육아에서 아들에게 배우는 지혜

by 정감노트


주말을 맞아 아이를 데리고 1박 2일 서울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경복궁에서 사신(청룡·주작·현무·백호) 찾기 미션을 하고,


해치와 봉황이 새겨진 비석을 찾기도 하고,


용산에 전쟁기념관도 들르고,


그야말로 ‘부모가 나름 열심히 준비한 코스’ 였지요.





한편 숙소에선 아이가 넘어져 앞니를 다치며 마음이 무겁기도 했습니다.


많이 놀랬겠다 싶어서 걱정이었는데,


근데 아이는 또 신나게 놀다가 묻지도 않은 말을 합니다.


“이가 좀 아팠는데 놀이터에서 노니까 기분이 좋아졌어.”



전쟁기념관 안 공터에 놀이 기구가 좀 있었는데,


그냥 흔한 동네 놀이터 같은 곳이라 저기서 그렇게 재미있어 할 줄은 몰랐어요ㅎ




돌아오는 길에는,


“오늘 어디가 가장 재미있었어?” 물었더니,


망설임도 없이 “놀이터!”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경복궁도, 전쟁기념관도 아니고 계획한 미션도 아니었습니다.


지나가다 들른 평범한 놀이터였지 말입니다.



거창한 일정은 대부분 부모의 마음이지,


아이가 행복을 느끼는 지점은 전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성인 입장에선 그냥 지나칠 법한 돌담길 조차도 정성스럽게, 한 칸씩 뛰어넘으며 깔깔대기도 하고,


부모가 계획하지도 않은 놀이에서 더 깊은 즐거움을 발견하곤 합니다.


그 소소한 순간들에서 아이는 이미 충분히 행복을 찾고 있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결국 여행의 완성도는 어디를 갔는가보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웃고 즐겼는가에 달려 있던 것 같습니다.




막상 어디에 가야 즐거울지를 고민했던 건 부모였고,

어디서든 기쁨을 찾아내는 능력은 아이가 더 뛰어났습니다.


가르쳐준 적도 없지만, 사소한 일상에서도 즐거움을 발견하는 능력은 어른보다 아이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세잎 클로버에도 웃을 수 있는 것이 아이라면,


그 흔해 빠진 세잎 클로버들을 밟아가며,'행운'의 네잎 클로버 찾는답시고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이 제 모습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덕분에 이번 나들이는 아이의 방식으로 행복을 배우고 돌아온거 같아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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