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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쁜아이 May 03. 2021

대만 여행지가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스펀역,스펀폭포

깊은 산속의 천등마을

대만의 인기 여행코스 예스진지 투어의 두 번째 목적지 "스"- 스펀천등마을 


예스진지투어를 시작하면 예류지질공원을 거쳐 두 번째로 도착하는 여행지가 스펀(十分)입니다. 스펀역, 스펀폭포는 대만 동북부 산속 깊은 곳에 위치해 있는 물 좋고 공기 좋은 산골짜기 마을에요. 대만을 찾아오는 수많은 여행객들이 스펀을 찾아가는 이유는 바로 철길 위에서 날리는 천등 때문입니다. 


그럼 스펀에는 어떤 대만의 역사 이야기가 숨어있을까요? 바쁜아이가 소개하는 대만의 스펀천등마을 이야기입니다. 




 몸에 스칠 듯 지나가는 열차, 하늘을 가득 채운 천등 스펀(十分)

  


버스투어나 택시투어 또는 기차를 타고 스펀역을 찾아오는 많은 여행객들은 스펀을 생각하면 쉴 새 없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형형색색의 천등을 떠올릴 거예요.  스펀 지역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 시절 이전인 청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중국 청나라 시대에 스펀 지역은 대만의 원주민 부족 가운데 하나인 평포족(平埔族)에 속한 케타갈란족(凱達格蘭)이 거주하던 지역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이 부족은 이미 대만에서 사라진 부족 중 하나예요. 현재 스펀 지역 대부분의 주민은 과거에 중국의 복건성과 안시성에서 대만으로 넘어온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스펀의 역사는 크게 세 가지로 시기로 나눌 수 있는데요. 찻잎 농작 시기, 광업이 발달하던 시기 그리고 관광업으로 번성하고 있는 현재로 구분할 수 있겠습니다. 스펀(十分)이라는 명칭이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과거에 중국에서 대만으로 넘어온 후(胡)씨성을 가진 10명이 이 지역에 정착하고 미개간지를 농지로 개발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처음에 스펀 지역은 높은 고지대이면서 비가 자주 내리는 습한 지역이라는 지역적 특색 때문에 찻잎 재배지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대만이 품질 좋은 우롱차, 홍차 생산지로 유명하지만 지금은 스펀 지역에서 생산되는 찻잎은 볼 수가 없어요.  그 이유는 스펀이 포함된 있는 핑시(平溪)라는 지역에서 질 좋은 대량의 석탄이 발견되고 탄광시설 하나둘씩 들어서면서 스펀 지역의 찻잎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대신에 핑시지역 산골짜기에서 지롱(基隆) 지역을 잇는 약 12.9km 길이의 탄광 운반용 철길이 만들어졌고 산속 광산 입구와 석탄 공장이 있는 위치에 역이 만들어졌어요. 스펀역이 그중 하나의 역입니다. 이 철길은  1919년에 공사를 시작해 2년간의 공사를 거쳐 1921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약 9년간 대만 석탄회사의 석탄 운반 전용 철로로 이용되다가 1929년에 철도국으로 소유권이 넘어가면서 지금 불리는 핑시선이라는 이름의 여객열차로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스펀 기차역 앞 철길에서는 과거에 사용되던 석탄 운반열차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탄광업이 몰락하고 핑시선이 연결된 마을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도시로 떠나면서 적자운영을 피할 수 없던 핑시선은 운행 중단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핑시지역에 남아있던 소수 주민들의 강한 반대로 결국 손해를 감수하고 핑시선의 운행은 계속 유지되어 왔습니다. 적자에 허덕이던 핑시선을 살리기 위해 대만 정부는 핑시선을 관광 자원으로 개발하게 되고 그 계획은 성공을 거두어 지금처럼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여행열차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스펀역이 포함된 핑시선 열차는 대만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철길이자 가장 아름다운 산속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여객열차로 남아 오늘도 여행객들을 태우고 핑시 지역을 달리고 있습니다. 핑시선이 연결된 인기 여행지로는 스펀역 외에도 대만에 보존된 4개의 일본식 목조 기차역 중 하나가 남아있는 핑시선의 종착역 징통역(菁桐),여행객들보다는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또 하나의 천등마을인 핑시역(平溪), 고양이 마을로 유명한 허우통역(候硐) 등이 있습니다. 



손에 닿을 듯한 거리로 지나가는 핑시선 열차, 기차가 지나간 후 철길 위에서 날리는 다양한 색의 천등 그리고 철길을 따라 늘어선 아기자기한 상점거리와 정겨운 분위기의 가옥들이 스펀역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펀 거리는 <비정성시> 영화의 감독으로 유명한 허우샤오시엔(侯孝賢) 감독이 제작한 <연연풍진>의 촬영지로 현지인들에게 상당히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여행객들이 궁금해하는 스펀천등마을  Q & A



Q: 광산으로 이용되던 마을이 어떻게 천등을 날리는 여행지로 변모된 걸까요?


A:천등(天燈)의 역사는 과거 청나라 시대 이전부터 시작됩니다. 과거 청나라 시대에 대만은 토구 세력의 출몰이 잦은 곳이었습니다. 때문에 마을에 도적떼가 출몰하면 마을 사람들이 안전을 위해 가족과 함께 산속으로 피난을 했고 마을에 남아 있던 사람들이 도적떼가 지나간 걸 확인한 후에 야밤에 천등을 날려 산속에 숨어있는 주민들에게 안전하다는 신호를 전달해주었다고 합니다. 1990년대 대만 정부에서 천등을 날리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여행상품으로 개발을 하면서 핑시와 스펀 지역이 조용한 광산마을에서 외국인들이 찾아오는 인기 여행지로 변모되었습니다. 


Q: 왜 스펀과 핑시 지역에서만 천등을 날리는 건가요? 


A: 그 이유는 이 지역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역이라 1년 내내 천등을 날리기에 최적의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가 내리는 날에도 천등을 날릴 수 있습니다. 


Q: 천등이 산이나 길가에 떨어질 텐데 화재 위험은 없나요? 


A: 매일 수백 개씩 하늘로 날려지는 천등, 여행객이 많은 주말에는 수천 개가 하늘로 날아갑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혹시 화재의 위험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는데요. 사실 스펀 지역이기 때문에 천등을 날리는 게 안전한 거예요. 핑시, 스펀 지역은 사면이 모두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라 하늘로 올라간 천등은 모두 핑시 지역 내에 떨어지게 됩니다. 핑시 지역은 1년 중 약 200일가량이 비가 내리는 날씨 때문에 언제나 75% 이상의 습도를 유지하고 있어요. 스펀에서 날리는 천등은 대부분 기름종이가 완전히 연소된 후에 산이나 길가에 떨어지지만 완전히 연소되지 않은 천등이 산으로 떨어지더라도 높은 습도 때문에 화재의 위험은 거의 없습니다. 



Q : 천등이 산과 길에 떨어지면 환경오염 문제가 야기되지 않을까요?


A: 스펀 지역에서 날리는 천등은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핑시 정부는 천등 회수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서 핑시 주민들이 산에 떨어진 천등을 수거해 천등 상점에 개당 대만달러 6-7원(한화 약 250원)에 판매가 가능합니다. 천등 상점은 주민들이 수거해 온 천등의 뼈대를 재활용해서 천등을 만들고 주민들은 천등을 수거해 수입을 올리기 때문에 환경보호도 되고 상인과 주민들이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창조경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스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 중 많은 사람들이 천등을 수거하는 일을 통해  수입을 얻고 있습니다. 







스펀은 타이페이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이면 도착하는 위치에 있어 대만여행 중에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여행지입니다. 특히 기차를 타고 즐기는 핑시선 여행을 추천해드려요. 예스진지투어를 이용해서 스펀을 잠깐 방문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핑시선 기차를 타고 산속을 달리면서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감상하고 여유롭게 핑시선이 연결된 기차역을 방문해 대만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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