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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 snail Oct 02. 2023

'행동하다'의 가치

'doing'을 doing 한다.

가족들을 위한 맛있는 요리를 하고,

양가 어른들과 음식을 나누고

24시간 함께 있는 가족을 위해

과감히 글쓰기와 독서를 내려놓았다.


솔직히 말하면 그들을 핑계로 84일 글쓰기의 어려움에서 일탈을 맛보고 싶었다.


일요일까 자체 휴가 마지노선을 정해놓은 상황에서, 해가 지기 시작하자 은근한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예전에 직장일을 하던 때 겪던 일요일 오후 우울증과 증상이 비슷했다.

더 이상 시간이 흐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두통을 동반한 염려로 나타났다.


분명 좋아하는 쓰기와 읽기 앞에 나타나는 몸의 신호에 적잖이 당황했다.

불쾌한 기분으로 일요일 오후를 보내고 싶지 않아 타이레놀 한 알을  떠올다 곧 스트레칭으로 버텨보기로 한다.

허브오일을 바르고 온몸을 비틀어 목과 등 근육을 풀어본다.

간간히 괜찮아진 듯, 여전한 듯 새벽녘 잠결에까지 감지되던 두통으로 고생을 다.

나는 끝내 약 한 알의 유혹을 참아낸다.


언젠가 박진영의 짤이 담긴 영상을 스치듯 본 적이 있다.

"좋아하는 무대 위에 서는 하루를 위해 하기 싫은 364일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류의 동기 부여 영상은 충만한 감동을 몰고 온다.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나도 꼭 그와 같이 행동하리라 확신한다.


박진영처럼 행동해야 될 상황은 도처에 널려 있다.

머리는 기억하지만 몸은 머리를 이긴다. 보통의 나는 그랬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키보드를 잡고 늘어진다.

일기 같은 글일망정, 그 어떤 합당한 핑곗거리들도 넘어서보려 한다.


책을 펴기가 힘들다는 딸아이는 독서실로 향하고, 엄마인 나는 끝내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려놓는다.


나의 행동으로 만들어진 음식들이 누군가에게 먹는 즐거움과 나누는 즐거움을 창출해 내는 신기한 연휴를 보냈다.


마찬가지로 쓰지 않으면 남지 않을 시간 속 생각들도 쓰는 행위를 거쳐야만 기록으로 남는다.


나는 지금

"doing"의 힘을 doing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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