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머리에 넣으려 할수록 읽기 어려워진다.
책을 읽을 때, 두꺼운 책일수록 부담스럽다.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책을 끝까지 읽고 싶은 욕망 때문인지 분량이 많을수록 부담으로 다가온다.
책의 난도가 높다면, 이해가 안 될 때도 있다.
하지만 난 이해하려 애쓰며 읽었었고, 그래서 더욱 오래 걸렸다.
나는 책의 모든 내용을 이해하려 하면서 읽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어떤 책은 같은 페이지에 오래 머물기도 한다. 이해가 되지 않아서 그 페이지에 멈춰 있는 것이다.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앞부분을 이해하려다 몇 페이지나 되돌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책은 시험 문제가 아니다.
모든 문장을 머리에 넣지 않아도 된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그냥 넘어가도 상관없다.
완독이 쉬워지는 순간은, 이 책에서 하나만 가져가도 된다고 생각할 때다.
한 문장, 하나의 관점, 혹은 막연한 여운 하나라도 충분하다.
이런 마음가짐이면 완독이 쉬워지고, 책을 완독 하면 심리적인 만족감이 매우 커진다.
이는 선순환 효과를 불러와서 책을 반복적으로 읽게 만든다.
책 읽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이 사라지면, 이해가 안 됐던 책을 다시 집어 들기도 쉬워진다.
그리고 관련 분야의 다른 책도 읽기 쉬워지니 이해가 안 된 내용이 자연스레 머리에 들어오게 된다.
책의 모든 내용이 남을 순 없다.
읽다 보면 자연스레 걸러진다. 기억하려 애써도 망각은 필연적으로 찾아온다.
물론 기억하려 애쓴다면 책의 내용이 조금이라도 더 머리에 들어오겠지만,
차라리 책의 내용을 남에게 설명하려 애쓰는 것이 훨씬 오래 남는다.
모든 내용을 붙잡지 않겠다고 마음먹으면 독서는 가벼워진다.
독서가 가벼워지면 책과 더욱 친해질 수 있다.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 있다면, 책의 내용을 배우려고 애쓰지 말고 마음을 내려놓고 읽어봤으면 좋겠다.
완독 경험이 자꾸 쌓이면 1년에 책을 50권, 100권, 150권으로 늘어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렇게 책과 친해지다 보면, 어느새 책 읽는 게 너무 재밌어지기 시작한다.
대충 시작할수록 멋지게 마무리되는 법이다.
책 한 권에서 많은 것을 남기려 하지 않고, 하나만 남기려는 마음을 가지고 읽어보길 바란다.
역설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때 더욱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