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의 중요성

책을 읽고 나서 내 안에 남기는 법

by 실레

책을 읽고 나면 분명 다 읽었는데 남는 게 없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독서록을 쓰는 것이다.

잘 쓰는 독서록은 요약이 아니라, 생각을 남기는 기록이다.


독서록은 '줄거리 요약'이 아니다.

나는 독서록을 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책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독서록은 책을 설명하는 글이 아니라 '책을 읽은 나'를 설명하는 글에 가깝다.

줄거리는 최소한이면 충분하다.

중요한 건 이 책이 내 생각을 어떻게 건드렸는 지다.


내가 독서록을 쓸 때 자주 쓰는 구조를 소개해보려 한다.

물론 이 구조를 엄격하게 지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서록을 비슷한 구조로 쓴다.

1. 책 정보 - 제목, 저자, 읽은 계기(보통 짧게 쓴다. 추천을 받아서, 도서관에서 발견해서 등)

2. 인상 깊은 내용 한 가지 - 책 전체를 다 다루지 않고 인상 깊은 내용은 하나만 고르려 노력한다. 마음에 남은 문장,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주장, 불편했지만 생각하게 만든 부분 등으로 나눈다. 중요한 것은 '하나만' 고르려 노력해야 내 마음속에 덜 와닿은 다른 부분을 덜어낼 수 있다. 또 '왜 인상 깊었는지'를 꼭 함께 적는다.

3. 인상 깊은 내용에 대한 내 생각 - 가장 핵심이다. 내가 왜 공감했는지, 내가 왜 불편했는지, 내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등을 적는다. 중요한 것은 글을 꾸미려 하지 말고 '솔직하게' 적는 것이다.

4.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변화 - 아주 사소한 변화여도 적는 것이 좋다. 관점이 조금 달라졌다던가, 읽고 싶은 다른 책이 생겼다던가,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등의 변화를 적는다. 내가 변화가 없다고 느낀다면 "왜 변화가 없었는지"를 써도 된다.

5. 한 줄 정리 -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본다. 이는 나만의 방식이면 된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이 아니어도 된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정리하면 된다. '침묵의 봄'을 읽고, 환경문제에 대한 문장을 남기지 않더라도 '화학에 대한 흥미가 생기게 만든 책'으로 정리해도 된다는 뜻이다. 책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여 '남에게 소개하려면' 책 내용이 깃들어있어야 좋겠지만, 독서록은 '일기'와 비슷한 기록이기 때문에 그저 '내가 이 책을 어떻게 느꼈는지'에 초점을 맞춰 정리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남에게 소개하기 위해서 한 줄로 정리하면 어떤 문장이 좋을까?'를 고민하여 정리해도 상관없다. 정답은 없기 때문이다.


독서록을 꾸준히 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있다.

절대 길게 쓰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완성도를 처음부터 신경 쓰지 말고, '나만 이해하면 되는 글'로 시작해야 한다.

독서록은 쓰게 되면 책과 더욱 가까워지고,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에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너무 정성 들여 길게 쓰면 지치게 되는 법이다.

그러므로 최대한 '간결하게' 써야 한다. 책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보고, 질문 몇 개를 써보고, 책을 읽은 계기 혹은 책을 읽고 난 후의 변화 등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여 적다 보면 책이 내 안에 스며드는 법이다.


독서록은 '책'을 기억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생각하는 나'를 남기기 위한 글이다.

한 권의 책이 하나의 생각으로 정리되는 순간, '책을 읽은 경험'은 오롯이 내 것이 된다.

오늘 책을 한 권 읽었다면 '한 문장'으로 시작해도 충분하다.

물론 책을 읽는 중간에 독서록을 써도 좋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말 그대로 추천일 뿐 정답 같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책을 읽은 후 기록은 강력하게 추천한다.

독서록을 적다 보면, 책을 읽은 후의 성취감이 배가 되고, 책과 더욱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이전 07화독서 루틴, 어떻게 세우는 것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