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꾸준히 못 하는 이유는, 의지부족 때문이 아니다.
의지가 약해서 책을 못 읽는다는 말은
정말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사실 책을 읽고 싶다는 의지가 있음에도 책을 못 읽는 사람이 많다.
독서를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반복되는 행동을 결심으로 하지 않는다.
환경과 조건이 반복을 이끈다.
결심으로 루틴을 만드는 사람들이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다.
습관화를 시키려면 무조건 환경과 조건을 설계해야 한다.
결심으로 루틴화에 성공했다는 사람들은, 본인은 인지하지 못해도 무의식 중에 환경과 조건을 맞춘 것이다.
독서를 습관으로 만들려면 우선 언제, 무엇을, 어떻게 읽을지부터 정하는 것이 좋다.
독서루틴을 시간표로 만들지 말라.
매일 밤 10시에 30분 독서.
매일 1시간 책 읽기.
이런 식으로 목표를 세우면 오래가지 못한다.
독서루틴은 조건 기반으로 설계해야 한다.
그래서 독서루틴은 병렬 독서를 하는 사람에게 매우 유리하다.
내가 추천하는 방식은 병렬 독서를 전제로 한다.
우선 '조건 - 읽을 책 종류'를 설계해야 한다.
침대에 누워서 - 문학
점심시간에 식사 후 - 짧은 에세이 혹은 잡지
출근 시간 10~ 15분 전에 도착한 뒤 - 짧게 2~4 페이지씩 끊어 읽을 수 있는 구조의 철학, 자기 계발서
도서관, 카페에 시간 내서 갔을 때 - 인문, 경제
위와 같이 내가 책을 읽을 수 있는 특정 조건들을 찾아보고,
그 조건이 책 읽기에 적합한 환경인지 따져보고,
시간이 얼마 정도 주어지는지 계산해 보고,
각 조건에 따라 몰입 가능한 정도를 구분한다.
주변에 소음이 많거나, 너무 짧은 시간이 주어지는 경우 등은 몰입이 힘든 조건이다.
몰입이 힘들 때는, 시집이나 짧게 나눠진 에세이 등을 읽어야 한다.
책을 펼쳐보면 목차에 적힌 장에 따라 읽는 호흡이 나눠져 있을 것이다.
아주 긴 호흡으로 쓰인 책이 있고, 1페이지 단위로 짧게 나눠진 책이 있을 것이다.
몰입이 힘든 구간에는 절대로 긴 호흡을 요구하는 책을 읽어서는 안 된다.
책을 읽다가 중간에 흐름이 깨지거나, 시간이 모자라서 책을 덮어야 할 경우 문단 중간에서 멈추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다시 펼쳐서 읽을 때, 기억이 잘 나지 않으면 되돌아가서 읽게 된다.
이때 읽었던 부분을 다시 읽는 것은, 책을 한 번 완독 후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반복과는 다르다.
시간을 낭비하는 셈이다.
책 한 권을 읽어나가는 도중에는,
내가 의도적으로 감명 깊은 문구를 다시 보는 것은 괜찮으나
머릿속에 맥락이 자리잡지 못해서 읽었던 부분으로 되돌아가는 건 좋지 않다.
몰입이 힘든 시간에 긴 호흡의 책을 읽으면 어쩔 수 없이 '좋지 않은 반복'이 발생하고,
비효율과 낭비가 커지게 된다.
그러니 시집, 에세이 등을 추천하며,
인문, 철학, 과학, 역사 등의 책을 보려면 아주 짧은 호흡으로 쓰인 책을 추천한다.
독서 목적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이해하기 위한 독서, 생각을 확장하는 독서, 머무는 독서 등 분야별로 독서의 목적이 다르다.
우선 내가 자주 읽는 책의 분야들을 정리하고,
책의 분야별로 목적을 정리한 뒤,
같은 분야일지라도 책의 호흡과 난이도로 구분을 한다.
그래서 반드시 몰입 가능한 시간에 읽어야 할 책과,
시간이 짧거나 주변 환경이 어지럽고 소음이 있어도 읽을만한 책으로 나눈다.
그리고 주력 책과 보조 책으로 나누는 것도 좋다. 내가 들고 다니며 읽을 주력 책과,
집 안 화장실 혹은 침대 맡에 두고 항상 같은 조건에서 읽을 책을 나눈다면,
주력 책이 꽤 난도가 있는 책이어서 주력책을 보는 진도가 느리더라도
부담감이 덜어지게 된다.
모든 책을 '주력 책'으로 취급하지 않길 바란다.
꾸준히 읽어나갈 책 1권과 흥미를 유지하는 책 여러 권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이 전략은 앞서 언급한 전략들과 별개의 개념이라 따로 쓸 수도 있고 위의 전략에 혼용해서 쓸 수도 있는 전략이다.
내 생활 패턴을 되새겨보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조건을 살펴보고
해당 조건에 독서를 하도록 설계를 한다면 꾸준한 독서가 가능할 것이다.
내 생활 패턴은 독서를 하지 않더라도 유지하고 있던 패턴이기 때문에
하루, 일주일, 한 달 등 사이클은 다르겠지만 내가 독서할 수 있는 조건이라 여기는 해당 시간은 반드시 찾아온다.
어차피 생활주기에 포함된 활동들 사이에 빈 공간들에 독서루틴을 집어넣는다면 지속적으로 독서를 할 수 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잠들기 전, 1~2페이지 단위로 장이 구분된 짧은 호흡의 에세이를 한 장 읽는 건 가능한 일이다.
출근길 대중교통 안에서 가볍고 크기가 작은 책을 읽거나,
회사 점심시간에 책을 읽거나,
출근을 조금 일찍 해서 업무에 관한 책을 10분씩 읽거나,
집에서든 밖에서든 커피타임 때 책을 읽거나 할 수 있다.
생활 사이클 내에 손이 잠깐 빌 때,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는 않은 지 되돌아보자.
대화나 스마트폰 SNS, 영상 등을 통해 유익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해도, 절대로 책은 대체할 수 없다.
그러니 습관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느낌으로, 하루 10분 루틴부터 정하며 일주일 혹은 보름 간격으로 독서루틴을 하나씩 적립해 보자.
단, 독서를 향한 아무리 열정이 강해도 너무 타이트하게 계획하지는 않길 바란다.
일상에 독서 타임을 너무 빼곡하게 채워 넣는 것보다는,
일정 시간을 자기 계발에 투자한 뒤 여유롭게 휴식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오히려 성장에 더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