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스카나 리뷰. "딱 남들만큼만 특별하다."

by 실레

제 네이버 블로그 "실레의 글창고"에 있는 글을 가져왔습니다.

( 링크 : https://blog.naver.com/kuksc8513/224222679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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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유명한 셰프 테오 달이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유산을 정리하기 위해 이탈리아 토스카나를 찾아가서 겪는 이야기.


사실 영화의 줄거리는 크게 임팩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테오 달(주인공)이라는 셰프가 식당을 확장하기 위해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그의 고집스러운 성격 때문에(혹은 아버지가 유산을 남기셨단 소식을 듣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투자자에게 실언을 하며 투자가 무산이 된다.


그는 어릴 적 자신과 엄마를 버린 아버지를 증오하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의 유산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현실적인 조언 등으로 아버지의 유산을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토스카나로 향한다.


토스카나에 있는 땅과 성이 아버지가 남긴 유산이다. 테오 달은 그곳에서 나고 자란 '소피아'라는 인물과 대화하며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점차 자신의 생각을 고쳐나간다는 내용이다.


소피아와의 러브라인이 있다. 그러나 소피아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기로 날짜까지 잡혀 있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며 딱히 둘을 응원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소피아는 남편과 끝을 내고 다시 테오 달과 재회하며(사귀는 것은 아니지만 둘은 마음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끝이 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미장센이 매우 아름답다. 전체적인 것을 보여주는 장면도 좋았고, 음식을 담은 화면도 정말 좋았다.


테오 달이 자신의 아버지 동상이 미워서 삽으로 깨부쉈다가, 나중에 아버지도 자신을 사랑했었음을 진심으로 깨닫고 아버지 동상을 옆에 앉히고 먼 산을 바라보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아버지에게 요리를 배웠으며 달걀 요리를 익히는 데만 1년이 걸렸다. 테오는 그런 아버지가 싫었다고 말하지만 아버지와의 추억인 것은 분명하다. 소피아는 테오의 아버지 동상 속에 씨앗이 있어 동상이 닳고 나면 그 씨들이 뿌려져 자랄 것이라는 말을 했었다. 테오가 그 말을 떠올리며 깨진 동상을 살피다 그곳에 달걀 껍데기가 있는 것을 보고,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했음을 깨닫는 장면이 나온다. 테오는 토스카나에 가서 자신이 늘 원망했던 아버지와 화해하면서 성장한 것이다.


딱 남들만큼만 특별하다.

아버지의 동상에는 "딱 남들만큼 특별하다"는 말이 새겨져 있다. 테오는 처음에 남들만큼 특별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동상을 세우냐며 빈정댔지만, 영화 결말부에 저 문장이 클로즈업되며 이 이야기도 딱 남들만큼 특별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려준다. 나는 저 문장이 가슴 깊이 와닿았다. 우리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지만, 우리 모두가 저마다의 사연이 있기 때문에 딱 남들만큼 특별한 것이다. 저 문장은 그저 평범하다는 말이지만 저렇게 말함으로써 영감을 줄 수 있는 표현이 된 것이다.



여운이 긴 영화다. 인물들 간의 갈등도 깊어서 지루하지 않게 몰입하며 볼 수 있었고, 화면 구성과 음악 등이 잘 어우러져 보기 좋았다. 테오가 주방을 치우고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장면이 있는데, 주방을 치우는 장면이 딱히 큰 의미는 없을지라도 집중하게 되는 등 영화는 잔잔한 매력이 넘친다. 치즈를 맛보는 곳에도 "이곳은 치즈 공장이다"를 알 수 있는 미장센이 펼쳐지고, 이동 장면마다 매우 먼 곳에서 내려보는 시선으로 담긴 장면은 탁 트인 느낌을 선사해 준다. 이렇듯 영상미도 훌륭하고, 내용도 좋고, 배우들 연기도 좋았으며 메시지도 좋은 영화,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이 좋았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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