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무르' 리뷰. 절절한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

by 실레

제 네이버 블로그 '실레의 글창고'에 있는 글을 퍼 온 글입니다. (링크 : https://blog.naver.com/kuksc8513/22422895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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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개요

감독 : 미하엘 하네케


장르 : 드라마, 로맨스


OTT : 넷플릭스, 왓챠


2012년 / 러닝타임 - 127분


주연 배우 : 엠마누엘 리바, 장-루이 트린티냥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노부부. 어느 날 아내가 뇌졸중이 찾아오고 그로 인해 점점 죽어가는 아내와 그 아내 옆을 지키는 남편의 이야기.


인상 깊은 장면들


스포일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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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남자 주인공)와 안느(여자 주인공)가 연주회를 관람하는 장면이다. 안느는 은퇴한 피아노 교사로, 그의 제자의 연주회를 보러 간 것이다. 근데 이 둘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흰색 동그라미로 표시한 부분에 조르주와 안느가 앉아있는데, 이 장면은 중요한 장면이 아닌 단지 연주회를 감상하는 장면이지만 이를 통해 그들은 어떤 일에 중심에 위치해있지 않은 그저 '평범한' 노부부이며 연주회를 같이 볼 만큼 사이가 좋고, 그 정도의 교양을 갖춘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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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참 길어.

안느는 뇌졸중 때문에 경동맥 수술을 받다가 오른쪽 몸이 마비되고, 그로 인해 조르주가 간호를 해준다. 안느가 입원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조르주가 간호를 하며 남은 시간을 같이 보내려 한다. 어느 날 안느가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앨범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고, 앨범을 보던 안느는 인생은 참 길다고 말한다. 그런 안느를 뚫어져라 보던 조르주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제 정말 죽음을 앞두고 있는 안느의 상황을 실감하며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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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 휠체어를 타고 이리저리 공간을 누비다가 조르주를 보고 돌진하는 시늉을 내며 장난치는 안느와 그에 웃는 조르주. 이 장면 속 안느와 조르주의 모습은 나이에 관계없이 정말 사랑스러운 커플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별 것 아닌 장면으로 그들이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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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 가장 슬픈 장면이었다. 안느는 죽고 싶다는 뉘앙스의 말을 조르주에게 했었다. 어느 날을 자고 일어나니 소변을 지려서 조르주가 괜찮다며 아무렇지 않게 도와준다. 하지만 안느는 굉장히 수치스럽고 짜증이 난 듯한 태도로 휠체어도 난폭하게 운전하며 화장실로 향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안느는 점점 총명함을 잃는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안느는 말을 더듬거나, 갑자기 엄마를 찾거나, 아프다는 말을 반복한다. 어느 날 안느가 아프다는 말을 반복해서 말하자 놀란 조르주는 안느에게 가서 진정시키려 안느의 손을 잡고 달래며 자신의 옛날이야기를 해준다. 옛날이야기를 끝마칠 때쯤 안느도 가라앉고, 조르주는 베개로 안느를 질식시켜 죽인다.


이때의 조르주의 감정은 어땠을까?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확실한 건 조르주가 간호가 지치고 힘들어서 홧김에 죽인 것은 아니다. 아마 무너져가는 안느를 바라보는 것이 더 힘들었을 것이다. 조르주는 진심으로 안느를 사랑하는 인물이다. 그는 아마 매우 슬프고 비참했을 것이다. 그는 담담히 안느의 제자가 선물로 준 꽃의 줄기를 가위로 잘라 안느가 죽은 자리 옆을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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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지막 장면에는 멀쩡히 걷는 안느가 조르주에게 '외투 챙겨 입고 나가자'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안느가 준비를 다 했고 조르주가 뒤따라 외투를 입고 나가는 장면은 안느의 죽음을 조르주가 뒤따라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뒤엔 안느와 조르주의 딸이 텅 빈 집을 배회하다 거실에 앉는 장면이 나온다. 그들이 죽고 난 뒤의 장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영화 첫 시작 부분에 이웃 주민의 악취 신고로 경찰이 그 집에 찾아가 주변에 꽃이 놓여있는 안느의 시신을 발견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안느는 평온한 죽음을 맞이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들은 죽는 그 순간까지 서로를 사랑하다 죽었다.


이보다 더 절절한 로맨스 영화를 나는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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