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 네이버 블로그 '실레의 글창고'에 있는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링크 : https://blog.naver.com/kuksc8513/224231313568)
감독 : 아리 애스터
장르 : 호러, 미스터리
OTT : 쿠팡플레이, 왓챠, 넷플릭스
2019년 / 러닝타임 - 147분
주연 배우 : 플로렌스 퓨, 잭 레이너
가족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무너진 여자 주인공 '대니'가 그녀의 남자친구와 그의 친구들이 떠나는 스웨덴의 하지제(미드소마)에 동행한다. 그 마을은 멀쩡해 보였지만 알고 보니 기괴하고 잔혹한 공동체였고 그곳에서 겪는 이야기.
일반적인 공포 영화와 달리 아주 밝은 대낮에 진행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스웨덴의 하지에는 낮이 17시간 이상 길다. 일부 북부 지역에는 밤이 없이 해 질 녘과 해 뜰 녘 정도의 어두움이 최대인 '백야' 현상이 나타나 24시간 해가 떠있다고 봐도 된다.
충격적인 장면은 셀 수 없이 많다.
그중에 기억나는 이야기 중 하나는 '사랑 룬'에 관한 그림과 크리스티안에게 구애하는 여성이다.
옛 그림에는 여성이 남성에게 사랑에 빠져 자신의 음모를 음식에 몰래 넣고, 소변을 컵에 받아 남성에게 몰래 먹이니 남성이 최면에 걸린 여성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을 나타내는 외설적이고 자극적인 그림들이 만화처럼 펼쳐져 있다.
일행들은 그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는데 크리스티안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마을 여성이 있었다.
마을 축제 기간 중 점심 식사 시간에 크리스티안의 음식에 음모로 추정되는 털이 있었고, 크리스티안의 음료 색깔만 다른 음료보다 짙은 음료인 장면이 나온다.
그 후에 대니가 마을 축제에서 춤을 추며 '메이 퀸'이 되는 순간에도 그것을 구경하는 크리스티안에게 그 여자가 이상한 음료를 건넨다. 그 음료를 먹어서인지 크리스티안은 불려 간 곳에서 그 여성과의 성관계를 수락하게 되고, 다른 여성들이 나체로 지켜보는 공간에서 관계를 맺는다. 크리스티안은 매우 어지러워하며 이상한 약에 취한 것처럼 묘사된다. 그 장면을 지켜보는 다른 여성들은 관계를 맺는 여성의 신음소리를 화음을 넣어주듯 따라서 내게 된다.
그 서사가 매우 기괴하고 보기 불편하다. 내가 본 많은 작품들 중 가장 기괴하고 찝찝한 이야기라고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노부부가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그 장면을 마을 사람들이 지켜보는 장면도 충격적이다. 그 장면은 이 하지제를 진행하는 공동체가 '사실은 매우 비정상적이다'라는 것을 영화상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전환점이 되는 장면이다. 그 뒤로 계속 기괴한 일이 벌어지고 위에서 언급한 이야기도 벌어진다.
영화는 '점프 스케어'류의 호러 영화랑은 전혀 다르다. 놀라게 하는 장면은 전혀 없고 기괴하고 기묘한 이야기로 영화를 관람하는 이들을 괴롭힌다. 보면 '보는 사람이 정신병에 걸릴 것 같다.'는 평이 많다.
흔히 알던 것과 다른 류의 공포인 것이다. 서사는 매우 탄탄하다. 영화 초반부터 깔리는 복선들과 이를 회수하는 방식이 영화가 끝난 뒤에 여운이 더 길어지게 만든다. 영화 초반에 펠레가 대니에게 '초대에 응해줘서 진심으로 기쁘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 당시에는 비극을 겪은 대니를 위로하는 말처럼 느껴지지만, 영화가 끝난 뒤에는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그리고 영화의 중심 주인공인 대니는 영화의 후반부에는 그 공동체에 스며드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크리스티안'과 마을 사람 중 제물로 바쳐질 인물을 선택할 때 대니는 크리스티안을 선택하게 되는데, 영화에 나온 대니의 시점에서 보면 충분히 공감된다. 하지만 진정한 공포는 '크리스티안'의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크리스티안은 그저 권태에 빠진 인물일 뿐, 악한 인물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여자친구를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은 대니 입장에서 소외감과 서운함을 느끼게 할 수 있지만, 이는 정상적인 범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크리스티안이 하지제에 가서 겪는 일과 마지막에 크리스티안에게 배신당하며 움직이지도, 그에 대해 반박하지도 못한 채 비명도 못 지르고 불에 타는 입장을 생각해 보면 얼마나 공포스러울지 알 수도 없다. 심지어 성관계조차 '욕망'에 의해 맺은 관계가 아니라 무언가에 취해서 겪은 일이며, 그래서 크리스티안은 관계가 끝나고 그 기묘한 상황에 공포감을 느낀다. 그리고 마크가 잔인하게 죽은 모습을 발견했을 때의 공포도 엄청 컸을 것이다.
주인공은 '대니'이지만 가장 공포를 심하게 느꼈을 인물은 '크리스티안'인 것이다.
공포 영화 중 웰메이드는 찾기 힘들다. 보통 '영상'에 신경을 많이 쓰거나 점프 스케어 종류의 공포영화이거나, 결말이 흐지부지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드소마는 정말 '웰메이드 호러 영화'다.
최근에 본 공포영화 중 '장화, 홍련'과 '미드소마'. 이 두 편은 진짜 다른 영화들과 견주어도 명작이라 생각될 정도의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