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오발탄'

by 실레


이 글은 제 네이버 블로그 '실레의 글창고'에서 퍼온 글입니다. (링크 : https://blog.naver.com/kuksc8513/224241300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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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 개요

감독 : 유현목

장르 : 드라마

유튜브 '한국영상자료원' 채널에서 무료로 감상 가능

1961년 / 러닝타임 - 107분

주연 배우 : 김진규, 최무룡

교과서에 나오는 이범선의 소설 '오발탄'이 원작이다. 계리사 사무소 서기인 철호와 그의 가족들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드라마다. 당대 한국의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리얼리즘으로 호평을 받는 영화다. 지금 봐도 묵직한 메시지가 느껴질 정도의 명작이다.







줄거리(스포일러 포함)

해방촌의 한 판잣집에 사는 철호는 그 집안의 가장이다.


전쟁을 겪고 미쳐 수시로 '가자!'라고 외치는 어머니와 만삭이지만 가난해서 영양실조에 걸린 아내, 제대 후 취업하지 못하고 방황하며 돌아다니는 동생 영호, 양공주(미군 위안부)로 일하는 여동생 명숙, 학교에 가라는 말을 안 듣고 신문을 팔러 다니는 막내 동생, 새 신발 신고 싶다며 조르는 어린 딸아이까지 함께 사는 집안이다.



철호는 계리사 사무소 서기로 일하지만 챙겨야 할 식구가 많아서 이가 썩고 있지만 치과에 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딸아이의 신발도 사줄 형편이 못된다.



영호의 친구 경식은, 상이군인으로 제대한 인물이다. 목발을 짚고 다니는데 철호의 여동생 명숙과 사랑하는 사이다. 그러나 목발을 짚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명숙을 멀리한다. 이후 경식은 술집에서 나와 걷다가 양공주를 하던 명숙과 부딪히는 장면이 나온다. 명숙은 도망가고 경식은 그 자리에서 목발을 내던지고 서럽게 운다.


사랑하는 마음보다 무거운 현실의 벽을 잘 나타내는 슬픈 장면이다.



영호는 전쟁 중 병원에서 만났던 간호장교 설희와 재회하는데 이후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 애정을 나눈다. 그때 설희를 짝사랑하는 이웃집 청년의 질투 어린 시선을 받는다. 이후 영호가 다시 설희의 집에 찾아갔을 때 이웃집 청년과 함께 추락하여 사망했다는 사실을 마주한다. 이웃집 청년이 질투심에 집으로 찾아와 화를 내며 실랑이를 하다가 둘 다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영호는 설희의 집에 들어가 설희가 자신에게 남긴 연애편지를 읽고 설희가 갖고 있던 권총을 챙겨 나온다. 그리고 은행을 털 결심을 한다.



영호는 영화제의를 했던 미리에게 찾아가(영호는 자신이 상이군인 역할로 나오는 것에 열을 내며 제의를 거절했었다.) 사랑을 고백하고 은행을 털러 간다. 영호는 은행에서 돈다발을 챙겨 도망가고, 영호를 따라간 미리는 경찰과 함께 영호를 추격한다.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며 영호는 도망친다.


영호가 도망치던 중에 어린아이를 등에 업은 채로 나무에 목을 매고 죽은 여인을 마주치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사회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영호는 결국 도망치다가 미리와 경찰에게 따라 잡혀 돈다발을 내던지고 다시 도망가려 하는데 공장 사다리에 멈춰서 하늘에 총을 쏘고 흐느낀다. 경찰도 그런 영호를 안쓰럽게 바라보다가 체포한다.


철호는 영호 면회를 가는데 이때 영호는 철호에게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사과한다.



철호는 동생 명숙으로부터 아내가 출산하다 위독해져 대학병원에 갔다는 얘기를 듣는다. 철호는 멍한 채로 나가려 하는데 명숙이 철호에게 돈을 쥐어주고 병원 위치를 알려준다.


철호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내는 이미 죽어있었다.



철호는 치과에 들러서 사랑니를 뽑는다. 그리고 사랑니를 하나 더 뽑아달라고 말하지만 의사는 출혈이 심할 수 있어 뽑을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철호는 다른 치과에 가서 뽑아버린다.



철호는 식당에서 설렁탕을 사 먹은 후 출혈 때문에 몽롱한 정신으로 입가에 피를 흘리며 택시를 탄다.


택시 기사에게 해방촌(집), 대학병원(아내 - 이미 죽은 뒤 -), 중부경찰서(영호) 등 목적지를 바꿔서 말한다.



중부경찰서에 도착하고 기사가 철호에게 내리라고 하자 철호는 어디든 '가자'고 한다. 기사는 딱한 아저씨라며 어쩌다 오발탄 같은 손님이 걸렸냐고 투덜거린다. 철호는 그 말에 공감하며 자신은 조물주의 오발탄 같은 존재일지 모른다고 처지를 한탄한다. 그리고 영화는 끝난다.






오발탄... 아들 구실, 남편 구실, 애비 구실, 형 구실, 오빠 구실, 또 서기 구실.
해야 할 구실이 너무 많군.
그래 난 니 말대로 아마도 조물주의 오발탄인지도 모르겠다. 정말 갈 곳을 알 수 없다.
그런데 지금 난, 어딘지 가긴 가야 할 텐데...

이 영화는 유튜브 채널 '머니 그라피('토스'회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비주류 초대석 영상에 김간지, 허키 시바세키, 김민경이 호스트로 나온 '한국 영화 월드컵' 영상에서 허키 시바세키님이 '오발탄은 한국 영화 역사상 손꼽히는 명작이라고 꼭 보셔야 한다'라고 이야기해서 찾아보게 되었다. 보고 나니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전쟁에 미친 어머니는 자꾸 '가자, 가자'라고 말씀하신다. 어머니는 자꾸 가자하는데 자식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 명숙은 자신이 사랑했던 경숙과도 이어지지 못하고 돈을 위해 양공주 일을 하는 신세여서 오빠에게 '미치는 방법을 알려달라'라고 하고, 영호는 상이군인이 되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고만 치고 다닌다. 막내동생은 어린 나이에 학교에 가서 공부는 하지 못하고 신문을 팔러 다닌다. 철호는 월급날 치과에 들르면 될 것을 그 돈조차 아끼려 치통을 달고 산다. 전쟁으로 인해 일그러진 가족이다. 어머니의 가자는 말씀에도 불구하고 제자리만 맴도는 자식들이다.


영화 '어쩔 수가 없다'에서 이병헌이 치통을 달고 살았던 것은 이 영화의 철호를 오마주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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