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들갑 독일문학 프롤로그>
나의 오랜 친구 A가 저 멀리서부터 호들갑의 아우라를 내뿜으며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 나에게 책을 추천하려고 달려오는 게 분명하다. 왜냐하면 입가엔 미소가 가득하고, 눈은 ‘요놈 잘 만났다’는 듯이 반짝이고 있기 때문이다. 친구 A는 몇 년 전에 우연히 독일문학에 빠지더니, 하루가 멀다고 서점과 도서관을 들락거리며 독일문학을 닥치는 대로 탐독했다. 평소에도 드라마니 음악이니 몰입할 대상이 생기면 곧장 영업하느라 바쁜 친구였는데, 독일문학에 꽂힌 이후로는 읽는 데만 몰두하여 어찌 된 일인가 하였다. 시간이 걸렸을 뿐 역시나 천성은 어디 가지 않는다. 게다가 얼마 전에 동네에 세계문학을 주로 다루는 서점을 발견했다며 들떠있던 친구 A는 평소보다 더 많은 독일문학을 독파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독일어권 문학작품을 소개하느라 정신이 없다. 과장을 조금 보태어 말해본다면, 고전 독일 작가의 영혼이 들어온 게 아닐까 싶었다. 미처 말하지 못한 작품이 가지는 위대함과 의미를 친구 A의 입을 통해 쏟아내려고 말이다. 평소에 독일문학이란 관념적이고 어려워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호들갑스럽게 문학수다를 풀어내는 친구 A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독일문학이 이토록 흥미로운 것이었나 싶었다. 친구 A가 소개해준 책을 사러 어느샌가 친구가 다닌다던 서점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친구 A는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어서 일방적인 영업 끝엔 언제나 취향의 차이를 인정하는 듯한 여지를 남기곤 했는데... 과연 오늘은 친구 A가 어떤 책을 소개하러 달려오고 있는지 내심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