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소리일기 ep.45
예전엔 매번 전력질주로 뛰면서 별이의 왕성한 힘을 발산시켜 기운을 빼는 게 산책의 목적이었습니다. 리드줄이 느슨해질 틈도 없이 팽팽한 산책을 하는 게 당연했고, 여기저기 사방팔방으로 다니며 동네를 누비며 '여기도 별이 왔다 갑니다' '저기도 별이 왔다 갑니다' 하고 흔적을 남기는 파워풀한 산책의 매일이었습니다. 그때 저도 별이 못지않게 같이 달리며 "저기까지 달리기 하자~ 별아 뛰어!!" 하며 전력질주도 하고 몇 시간씩 별이를 맞추며 동네를 누볐는데... 이제는 별이도 저도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 금방 지쳐버리곤 합니다. 그땐 어떻게 그렇게 열정적인 산책을 했나 싶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별이 어렸을 땐... 저도 어렸더라구요. 하하하.
전력 질주하듯 지나버린 10년이라는 시간. 이제는 별이도 저도 함께 나이가 들어 같이 헉헉 대며 산책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삼일 정도는 몇 시간씩 했던 산책이었는데 이제는 매일 조금씩 한 시간 이내로 줄었고, 달릴 이유가 없으면 굳이 달리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네요.
반려견의 10년은 더 빠르디 빨라서 예전처럼 파워풀 우당탕탕 현란한 산책을 더 이상 하기 힘든 별이가 안타깝고 그때의 별이가 그립긴 하지만 느려진 만큼 오롯이 즐기며 여유롭게 만끽하는 산책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매일 같은 속도로 같은 거리를 같이 느끼는 것도 너무 행복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