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산책의 함정

별소리일기 ep.48

by 슈나비

봄은 참 산책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울긋불긋한 예쁜 꽃들과 연녹색으로 물든 나무들 사이로 부는 봄바람을 맞으며 선선한 날씨에 하는 산책은 더할 나위 없는 힐링이 되죠. 그러나 그 행복에 취한 봄 산책을 현실로 내모는 최대의 함정 또한 봄에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바로 '꽃가루'입니다. 대단히 심한 알러지 체질도 아니지만 이 맘 때면 코가 말썽입니다. 숨 쉴 때마다 들어오는 꽃가루에 코가 간질간질 거려 재채기를 참을 수가 없습니다. 누나의 큰 재채기 소리에 잠시 갸우뚱하다가도 개의치 않고 신나게 산책을 이어가는 별이. '에취! 에취! 에에에에취!' 재채기를 반복하면서도 산책을 거를 수는 없습니다. 매일 산책만을 기다리며 반짝거리는 까만 두 눈을 어찌 외면할까요... 그래서 복근이 아프도록 재채기를 하면서도 산책을 나갑니다.

땅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는 별이 입 주변도 꽃가루로 덕지덕지입니다. 입에 잔뜩 꽃가루 분칠하고 신난다고 다가오는 별이를 보고 연신 재채기를 하는 누나. 멀리서 보면 웃길 수밖에 없는 희극 같은 한 장면이지만 저는 웃을 수 없는 비극의 재채기입니다. 하하하. 이 꽃가루... 언제 끝날까요? 하늘은 언제 비를 내려주실까요?


저는 그저 이 봄을 별이와 만끽하고 싶을 뿐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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