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분리불안

별소리일기 ep.55

by 슈나비

'돈가스 사줄게~' 하고 속이고 병원에 데려가서 원망받았다는 이야기. 남의 이야기 같지 않습니다. 반려견 계의 마성의 단어 '별아~산책? 산책 갈까?'에 아무것도 모르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별이를 속여 병원에 데리고 가면 원망도 그런 원망이 따로 없습니다. 속았다며 눈도 안 마주치고 이리저리 나갈 궁리만 하다 결국 저에게 안겨 울며 겨자 먹기로 진료실에 들어갑니다. 진료실 안, 불안해하는 별이를 괜찮을 리 없는 '괜찮아~'라는 말로 흥분한 별이를 달래며 든든한 보호자인 마냥 듬직하려 노력합니다. 요즘은 방문할 때마다 꼭 필요한 검사들이 있어 검사를 받으러 가야 하는 별이와 떨어져야 하는 상황들이 생깁니다.

그때부턴 상황이 역전됩니다. 의사 선생님에게 안겨 들어가는 별이를 보며 만감이 교차하며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갑니다. 겁 많고, 사회성 적은 말 못 하는 동물이 과연 사람이 자기를 위해 고쳐주고자 노력하는 행위에 대해 이해를 하려나? 침, 주사, 기계들이 자기의 몸에 접촉하는 이유를 이해하려나? 모르기 때문에 너무 무섭겠지? 매번 와도 적응이 안 되겠지? 그렇게 고생해서 검사하는데... 더 나빠지지 않아야 할 텐데? 검사 결과는? 간수치가 저번보다 줄었으려나? 혹은? 더 커지지 않았나?................

멀리서 보면 아마 제가 더 불안해 보일 겁니다. 이리저리, 안절부절. 유독 병원에서 별이를 기다리는 시간은 다른 기다림보다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 없습니다. 오랜 검사가 끝나고 의외로 덤덤한(덤덤한 건지 기운이 빠진 건지 모를) 별이가 내 시야에 들어오고 별이의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게 품에 안으면 그때부턴 조금 마음이 놓입니다. 동물병원에 가면 별이보다 제가 더 분리 불안해 휩싸이는 것 같습니다. 이 분리불안이 해결되려면 제 애착 별이가 더 이상 아프지 않게 잘 돌보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별아! 누나 금쪽이는 너랑 분리되면 불안하니까 이젠 분리되지 않게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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