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다 문득 미안해진 순간

별소리일기 ep.59

by 슈나비



얼마 전, 산책을 하다 문득 미안한 기분이 든 적이 있다.

별이가 땅에 코를 박고 킁킁거리며 흠씬 냄새를 맡고 다니면

별이 코 주변으로 부산히 움직이는 존재들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개미들'이다.


먹이를 저장하기 위해 그저 묵묵히 열심히 움직이는 그들 사이로

거대한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개미들 몸 크기에 몇 백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생명체가

코를 킁킁거리며 다가와 훼방을 놓는다 생각하니

얼마나 무서운 일일지...

정성스레 들고 가던 먹이도 내려놓은 채 헐레벌떡 도망가는

개미들을 보니 문득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얘들아 미안하다. 악의는 없어.

그냥 냄새 맡는 걸 좋아하는 냄새 바보라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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