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천국인가...?
지금의 직업을 갖기 전까지 나는 프리랜서였다. 작은 공연이나 디자인을 하며 간간히 먹고살고 있었는지라 일이 없을 때의 가난한 내 통장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는 필수불가결이었다.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슈퍼 파워 메가톤 급 개바보인 나에게 가장 인상이 깊은 아르바이트는 애견카페였다.
내가 일한 애견카페는 반려견 7마리에 고양이 1마리가 사장 부부와 함께 살고 있는 동네 애견카페로 동네 반려인과 반려견들이 와서 같이 어울려 놀면서 커피 한 잔 하고 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으로 웬만한 일들을 다 할 수 있었던 터라 알바생은 나 하나뿐이었지만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특히 만족할 수밖에 없는 근무환경. 매일 귀여운 생명체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놀아달라 만져달라 쫄쫄 따라오는 행복. 별이한테서만 느꼈던 행복을 여기 오면 몇 배가 되니 매일 출근하는 게 즐거울 수밖에...
그러나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7마리의 상주 견들과 고양이를 포함해서 다양한 손님 반려견들까지 많은 날은 20마리 가까이 되는 날도 있었던 적이 있는데 그런 날은 거의 앉아 쪼그려 뛰기와 오리걸음을 하루 종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앉아서 똥 치우고, 앉아서 오줌 닦고, 앉아서 줍고, 앉아서 만져주고... 좀 한숨 돌리나 싶으면 사고를 치니 일어설 틈 없이 하루 종일 구부정... 구부정...이었다. 다견가정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느꼈다고 할까? 개성이 각각 다른 친구들이 각각 다르게 움직이니 몸 하나로 부족할 수밖에...
의도치 않았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힙업이 되어 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엉덩이 근육이 화가 안 난 날이 없을 정도로 움직였으니까... 뭐 일부러 돈 주고 운동하면서 힙업 시키기도 하는데 돈 안 주고 PT 받았다 생각하면 이득이라 볼 수 있지. 아무튼 찬란했던 젊은 날에 크나큰 이벤트와 여러 배움이 있었던 애견카페에서의 이야기를 앞으로 써볼까 한다.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