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지와 도착지 그 사이 어딘가에서
한반도 남쪽에서 한 평생을 살던 내가 지구 반대편으로 떠나기로 결심할 때에는 다시 돌아온다는 전제가 있었다. 나의 세계를 확장시키고 성장의 기회를 그곳에서 찾겠노라 다짐했지만 혹여 찾지 못하더라도 도전에 의의를 두며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떠나온 날로부터 4년이 흐른 지금, 더 이상 '내 집'이 어디인지 내가 돌아갈 곳이 어디인지 뚜렷하지가 않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어느새 방랑자 신세가 되어버린 오늘의 나,
지금 머무는 곳을 집이라 생각하며 외로움을 달래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