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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눅히 Feb 11. 2022

비전공 개발자 일기

0. 나도 몰랐던 나의 미래

아직도 누군가 나에게 무슨 일 하세요?라고 물었을 때 아, 저 개발자예요^^라고 하는 게 어색하기만 하다. 곧 2년차 Frontend developer로 근무하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보다 익숙해진 업무이긴 하지만 때때로 이렇게 일하고 있는 내 모습이 신기하다.

그리고 새삼 깨닫게 된 것 한 가지. 한 치 앞길을 모르는 게 인생이라더니 딱, 맞는 말이다.


한국에선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퇴사했고 끝내 닿은 발길이 독일이다. 독일에서 간호사 등록이 지체되면서 예상치 못한 많은 시간이 주어졌기에 처음엔 재미로, 반신반의하면서 시간이 있으니 배워나 보자 하고 배웠던 코딩이 내 업이 되었다. 

이렇게 줄이고 요약하니 너무 쉽게 이 길로 들어선 것 같은데 또 막상 들여다보면 그것도 아니다.

엄청난 스트레스와 불안과 분노가 서린 시간들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건가 하며 매일 비행기표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뺐다 하는 찰나에 기회가 왔다. 그리고 놓치지 않았다. 놓치지 않 을 거 에 요!!


평생 간호사나 간호 관련된 일을 할 줄 알았던 내가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어디서 내 나이 서른에 큰 변화가 올 거라더니 운명이란 게 정말 있는 걸까?

사실 운명 같은 건 믿지 않는다. 내가 믿고 행동하는 대로 되는 게 내 인생일 테니까.

그래서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 내 삶의 전환점이 된 시간들이 잊혀지기 전에, 그리고 무수한 나의 날들이 희미하게 흩어지기 전에.




Photo by Emile Perro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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