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이렇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며칠 전 일입니다.
강원도 고성에서 두통이 있다며 화장실 가다가 갑자기 쓰러진 의식 없는 60대 환자의 이송문의가 왔습니다. 강릉 까지 가기엔 시간이 지체될 것 같아 우리가 수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애초에 우리 병원에서 최종처치가 불가능한 환자기에 '저희가 받겠습니다, 다만 재이송 할 가능성이 너무 높습니다. 시간을 지체하면 환자에게 좋지 못할 것 같습니다.'라고 하니 흔쾌히 검사 및 응급처치 후 상급병원으로 이송 가는 데에 도움 주시겠다고 합니다.
검사해보니 머리 CT에 뇌출혈 양이 너무 많습니다. 기도 유지를 위해 인공호흡기 넣고 응급 수술 가능한 강릉 아산병원으로 전원 갔습니다. 사설 구급차를 불러야 했다면 최소 상급병원 도착하는 데에 2시간은 넘게 최종 처치 안 되는 응급실에 누워 계셨을 겁니다.
필요한 약물들을 주입하고 강릉 아산병원에 전원 수용 문의 확인 후 5분 만에 환자 초기 이송 해주셨던 강원도 고성 119 선생님들이 다행히 빠르게 이송 해 주셨습니다. 119 선생님들은 되려 '환자를 받아줘서 감사합니다' 라고 합니다. 이곳이 강원 영동지방의 터미널 역할을 하는 응급실이기에, 다른 경환은 안받아도 초응급 중환은 조건없이 일단 수용하고 있습니다.
24시간 근무하는 부서들이 다들 몸도 마음도 힘듭니다. 환자 위해서 고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흔쾌히 환자 수용해주시고 또 최종 치료 해 주실 강릉아산병원 응급의학과/신경외과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예후가 좋진 않지만 수술 잘 받고 치유 되시길 기도합니다.
"119를 통한 이송 시스템'은 이럴 때, 이렇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작은병원, 큰 병원, 119 까지 서로의 합(合)이 맞도록 시스템을 설계 하는 것이 진짜 '지방의료를 살리는 길' 입니다.
무턱대고 병원만 짓고, 의사 N수늘려서 해결 될 일이었으면 율곡의 십만 양병설 처럼, 의사 십만명 백만명을 더 뽑아야죠.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 주시면 우리나라 응급의료가 조금은 더 나아질 것 같다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