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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한솔 Nov 10. 2023

Emergency? Express?

다른데 가면 오래 기다리는데, 여기 응급실은  빨리해 주잖아요..^^

매일 겪는 딜레마가, 흔한 일상이 되지 않기 위해 짧은 생각을 글로 적어봅니다. 


한 달여 전 이야기입니다.


밤 10시에 7살 어린아이를 데리고 한 엄마가 응급실을 찾아왔습니다.


"어디가 불편해서 오신 건가요?"


"아이가 어제 낮에 학교에서 친구랑 놀다가 손가락 다치고 나서 계속 아파해서 왔어요."


"어제 낮에 다쳤고 대낮에  문 열려있는 정형외과 의원은 왜 안 가셨다가 지금 이 시간에 응급실로 오신 거예요?"


한동안 말이 없던 엄마는 십여초를 망설이다가 이야기 합니다.


"아휴 정형외과 의원 가면 한 시간 넘게 기다리는데, 여기 응급실은  빨리해 주잖아요..^^"


본인도 민망하긴 했나 봅니다.


깊은 한숨을 마음으로 내쉬며 손가락을 만져보니 너무도 말짱했습니다. 단순 염좌외에는 의심할만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부러져 보이지도 않았고 변형도 없었습니다. 후에 시행한 손가락 엑스레이에서도 전혀 골절 의심되는 소견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


응급실을 경증/비응급으로 내원하는 환자에게 국민건강보험 혹은 민간 보험의 일부 제한은 필수적입니다. 

이것이 응급의료 체계를 개선하는 첫 번째임을 알면서도, 위정자들은 아무도 이 시스템을 손보지 않습니다. 


'본인들 표 떨어질까 봐.'


제가 지금 일하고 있는 병원은 한적한 곳에 있기에 병실이 없어서, 응급실 내에 환자를 눕힐 자리가 없어서 환자를 못받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밀려드는 환자로 매일 북새통인 대학병원급 규모의 큰 응급실은 매번 이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가장 중증의 응급 환자들을 수용해야 하는 권역센터 급 규모의 응급실을 365의원처럼 방문하는 환자들 때문에, 진짜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은 '응급실 자리가 없어서' 떠도는 경우가 허다 합니다. 


정작 응급환자와 보호자들은 이러한 시스템을 비난하지 않고 그저 응급실에서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의료진을 욕하고 비난합니다.


무엇이 옳은 것일까요. 


그저 본인 불편한 문제를 빨리 해결해 주는 곳이 응급실인가요? 


응급실이 Emergency가 아닌, 본인만의 Express는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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