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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즈 Mar 22. 2022

나의 방식은

[의뢰인 (The Client)]

  영화는 조엘 슈마허 감독이 존 그리샴의 소설 The Client를 영화로 재현했다. 마크[Mark, (Brad Renfro)]는 어리광을 부릴 나이이지만, 이 소년에게는 사치이다. 마크의 가족은 트레일러 주택에 살며, 엄마는 일상생활을 유지해내려고 고군분투하면서 마크와 동생 리키를 잘 돌보려고 노력한다.


  어느 날, 마크와 리키는 멤피스의 트레일러 근처 숲속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다가 사건에 연루된다. 숲에 진입한 어느 차량의 운전자가 차의 시동을 걸고 자살을 시도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운전자는 마피아를 의뢰인으로 둔 변호사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마크와 리키는 이 과정에 연루되며 리키는 충격을 받는다. 마크가 경찰에 신고하지만 경찰은 미성년자인 마크를 위협적으로 대하며 정보를 얻어내려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그대로 경찰에 알리는 것이 좋지 않을 거라는 것을 직감한 마크는 가까스로 변호사를 고용하게 된다. 문앞에 변호사라고 쓰여진 사무실을 헤매다가 찾아낸 변호사는 바로 레지[Regina "Reggie," 수잔 서렌든(Susan Sarandon)]이다.


  마크의 이야기를 들은 레지는 마크를 변호하기로 한다. 마크가 만나는 어른들은 소위 정의를 실현하는 집단으로 대변되지만, 그들은 야망을 숨긴채 마크가 소년이라는 상황을 교묘히 이용하려고 한다. FBI는 마크를 불법으로 취조하려고 하면서, 변호사 비용 및 공무방해죄를 언급하며 마크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정하려고 한다. 하지만, 마크는 이를 두고 승부를 던지는 재치를 보여준다. 이때 레지가 이들을 상대하며 조목조목 그들이 지키지 않은 내용을 점검한다.

   

  마크가 직면하는 상황은 그가 더욱 궁지에 몰려있음을 보여준다. 마피아측 인물이 마크에게 접근해 비밀누설가능에 대해 협박을 시도한다. 마크는 레지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로 결정한다. 마크와 레지가 그들만의 방식으로 실마리를 풀어내며 마크가 그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성취하는 승리는 오해와 갈등을 이겨내며 쌓아가는 인간에 대한 믿음과 기대, 정의구현에 대한 공통된 의기투합이 있기에 가능하다.

    

  레지는 아픈 과거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고통을 잊으려 한때 알콜중독자였던 레지의 아픔은 그녀를 더욱 굳건하게 일으키며 세상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게 하고, 마크가 직면한 상황에 대해 불러일으키는 공감능력은 올곳게 한길로만 달려와 삶의 다양한 측면을 생각하지 못하는 부류가 보여주는 단순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어린 의뢰인인 마크가 바라본 세상은 희망을 생각하게 하기보다 전략적 선택을 생각하게 하는 지표를 설정하는 일상의 무게를 체득하게 한다. 타인의 기준으로 온전한 가정에서 제대로 교육받는 환경에서 자라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레지가 오기 전, 부여받지 못하는 장면들은 교육의 가치 실종과 어른들이 만든 부조리한 세상의 현실을 냉소적으로 바라보게 하는데 정당하게 동조하게 한다.

  

  하지만, 마크가 누구에게도 주눅들지 않고 생존에 대해 보여주는 의젓한 용기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믿음의 고결한 가치 그 자체이며 사람들이 어설프게 세워놓은 삶의 기준으로 평가될 수 없다. 사회의 성장과 안전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 정당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설정해놓은 상황을 평가해보는 날카로운 시선속에서 세상의 부조리한 현실에 맞서야 하는 자신의 방식을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동시에, 모든 사람들이 겪게되는 문제상황속에 내재해있는 시간의 가치를 생각해볼 때, 삶이 보여주는 다양한 색채속에서 적어도 자신이 선택하는 삶의 방식은 어떻게 진행되어오고 있는지, 방향성의 진정성까지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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