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은 언제 분비될까?
언젠가 초콜릿을 먹게 된 사람이,
“아, 도파민이 분비되니까 좀 살 것 같네”
라는 말을 해 한바탕 웃음을 자아낸 적이 있었다.
과연 이 사람의 뇌에선 초콜릿을 먹으면서 도파민이 분비됐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도파민은
초콜릿을 먹기 전 이미 분비되었다.
도파민은 행동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행동을 유도하는 물질이다.
그러므로, 도파민이 분비되는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도파민이 분비되었기 때문에 행위 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도파민은 우리의 행위에서 쾌락을 느끼게 하는 물질이 아닌,
우리의 행위를 결정하는 물질인 것이다.
도파민이 분비되었기 때문에 행위를 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행위를 하면서 느껴지는 행복감은 무엇 때문일까?
그건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세로토닌은 멜라토닌의 재료가 되는 호르몬으로,
흔히, 스킨쉽을 할 때 분비된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 세로토닌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개와 고양이가 주인과 교감-스킨쉽 등을-할 때도 세로토닌이 분비되는지 측정한 실험이다.
개에게서는 많은 양의 세로토닌이 분비됐으며, 더 놀라운 것은 고양이에게서도 세로토닌이 분비됐다는 것이다.
고양이도 주인과 교감하며, 행복감을 느꼇다는 것이다. -물론 강아지가 더 많은 행복감을 느꼈기 때문에, 강아지가 더 충성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더 좋아하지만.-
도파민이 먼저 분비된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를 시사할까?
우리는 행위를 상상(예견)해보는 능력이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활동은 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쳐, 행복한 상상을 할 때 도파민이 미리 분비되어 행위를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사과나무에 사과가 있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에게 도파민이 분비되었다고 치자.
이 사람은 도파민의 작용으로 사과를 먹게 되며, 이는 생존으로 이어진다.
이번에는 반대로 사과를 보면서도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았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이 사람은 도파민이 분비되는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존에 불리하다.
왜냐하면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아, 사과를 먹는 행위-생존에 유리한 행위-를 할 의지, 동기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우리의 행위를 결정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이 도파민이 아닐까?
생존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생존하는 데 지장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진 현대사회에서는,
이 도파민이 생존을 위한 물질보다, 기업의 광고, 마케팅을 위한 물질로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에게는 도파민의 본질을 이해하고,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