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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타임즈 Feb 12. 2019

벌, 나비 등 곤충도 멸종하고 있다

포유류 비교해 8배 빠른 속도로 감소

벌, 나방, 나비, 개미, 쇠똥구리와 같은 곤충들은 자연 생태계에서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동물이다.

     
그런데 인류에 의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농업이 발전하고 살충제를 사용하면서 곤충의 수를 급격히 감소시키고 있다는 것.
     
12일 ‘BBC’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은 최근 과학저널 ‘생물보존(Biological Conservation)’ 지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Worldwide decline of the entomofauna: A review of its drivers’이다.

최근 영국 등에서 발표된 73건의 곤충 관련 중요한 논문들을 포괄적으로 분석한 결과 지구 곳곳에서 다수의 곤충이 멸종하고 있으며, 그 수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생태계에 재앙이 우려되고 있다. ⓒ Wikipedia 


지구 곳곳에서 멸종 이어지고 있어  

   
논문은 그동안 영국 등에서 발표된 73건의 곤충 관련 중요한 논문들을 포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논문 저자인 호주 시드니 대학의 프란체스코 산체스-바요(Francisco Sánchez-Bayo) 교수는 “세계적으로 곤충의 생물 다양성이 위협받고 있으며, 이 상황이 그대로 이어질 경우 수십 년 안에 살아있는 곤충 10마리 중 4마리가 사라질 것”을 경고하고 있다.
     
교수는 “지금과 같은 곤충의 멸종 속도는 포유류의 멸종 속도와 비교해 8배 빠른 속도”라고 말했다.
     
논문에 따르면 잠자리목(Odonata), 강도래목(Plecoptera), 날도래목(Trichoptera), 하루살이목(Ephemeroptera)에 있어서는 이미 많은 수의 종(種) 들이 사라진 상태다.
     
또 나비‧나방과 같은 인시목(Lepidoptera), 벌‧개미와 같은 막시목(Hymenoptera), 쇠똥구리와 같은 딱정벌레목(Coleoptera) 곤충들은 최근 세계적으로 급격한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심각한 것은 급격히 수가 줄어들고 있는 이들 곤충들 중에 특정 생태계에 서식하는 특수 종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생태계 전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잡식성(generalist species)이라는 점이다.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잡식성 곤충의 멸종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Pixabay


이런 상황에서 일부 생태계에 급작스러운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멸종하고 있는 일부 수생곤충의 자리를 독성과 공해에 강한 곤충들이 대신 차지하면서 수생 생태계에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2017년 네덜란드 라드바우드 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1989년 이후 27년 간 독일에서는 날아다니는 곤충 75%가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독일 60여개 지역의 곤충을 탐사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들 지역에서 날개달린 곤충이 급격히 감소한데 대해 그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생태계 재난을 예고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지난해 영국 이스트앵글리아 대학 연구팀도 유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전역에서 곤충 분포를 파악한 결과 4곳 중 한 곳에서 급격한 곤충 감소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것. 연구팀은 한 해 동안 6%의 개체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곤충의 재앙은 지구 생물 전체의 재앙” 
   
날아다니는 곤충 수가 이처럼 급격히 줄어들 경우 수많은 새들이 먹이를 구하지 못하게 된다. 독일,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조류들이 곤충 수 감소로 큰 재앙에 직면해 있는 중이다.
     
더 심각한 것은 사라진 곤충의 자리를 집파리(houseflies), 바퀴벌레(cockroaches)와 같은 오염에 익숙한 곤충들이 대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자연생태계는 물론 인류의 삶의 형태 역시 크게 바꾸어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 세균 등을 옮기는 곤충이 급증하면서 과거 페스트와 같은 질병이 창궐해 대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

생태계에 유익한 곤충의 빈자리를 집파리, 바퀴벌레와 같은 오염에 익숙한 곤충들이 대신하고 있어 질병 창궐에 대한 우려가 발생된다. ⓒ Pixabay


산체스-바요 교수는 4억1900만~3억5900만 년 전 데본기(Devonian period)에 곤충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고생대를 여섯 시기로 나누었을 때 네 번째에 해당하는 시기로 지금까지 이어지는 수많은 생물이 출현한 시기다.

     
이후 곤충은 약 300만 종, 전 동물 수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면서 지구 생태계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동물로 부상했다. 현대적 의미의 곤충 외에 거미·진드기·노래기·지네·쥐며느리 등까지 곤충에 포함할 경우 그 수는 더 늘어난다.
     
교수는 “지난 4억 년 간 곤충은 다른 동물의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먹이가 되고, 끊임없이 양산되는 썩은 쓰레기 등을 분해해 식물에게 필요한 양분으로 변화시키며, 식물의 꽃을 피워 열매를 맺게 하는 등 생태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인류의 농업화, 공업화, 도시화 작업이 가속화하면서 고생대 이후 유례가 없었던 위기 국면에 처하고 있다.
     
논문은 이런 현상이 삼림의 농업화‧도시화, 이로 인한 공기와 수질 오염, 기후변화로 이어지는 필연적인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는 곤충 멸종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열대와 온대 지역에서 기온이 내려가면서 특히 산악과 같은 특수 지역에서는 소수로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던 곤충들이 대량 멸종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기후변화는 곤충 멸종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Pixabay


논문은 지금과 같이 삼림 개간으로 인해 농업용지가 늘어나고 살충제‧농약 등의 대량 살포가 이어지면서 기존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질서가 급격히 파괴되고 있으며, 곤충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이라도 서둘러 곤충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그것이 불가능할 경우 현재 유지되고 있는 생태계 보존을 위한 조치를 서둘러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논문은 특히 최근 발전하고 있는 과학을 활용해 기존의 곤충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며, UN 등 관계 당국에 농업 및 도시 환경정책에 첨단 과학을 활용해 줄 것을 권고했다.
     
논문을 접한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 마크 라이트(Mark Wright) 과학담당 책임자는 “최근 가중되고 있는 곤충 멸종사태가 지구 생명체의 근간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기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며, “인류의 미래가 걸려 있는 곤충 멸종사태에 세계가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촉구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기사원문: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b2%8c-%eb%82%98%eb%b9%84-%eb%93%b1-%ea%b3%a4%ec%b6%a9%eb%8f%84-%eb%a9%b8%ec%a2%85%ed%95%98%ea%b3%a0-%ec%9e%88%eb%8b%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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