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와 보잉 공동 추진…시험 비행 성공
항공산업을 주도해 온 보잉(Boeing)과 공유수송기기의 선두주자인 우버(Uber)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유 비행택시 사업’의 실현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비행택시의 기본 모델이 될 ‘수직 이착륙 자율비행 드론’이 최근 시험비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시험비행에 성공한 비행택시 초기 모델 ‘PAV’ ⓒ Boeing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뉴아틀라스(Newatlas)는 보잉과 우버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하늘을 나는 택시(flying taxi)’의 프로토타입 모델이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보도하면서, 공유 자동차에 이어 공유 비행기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아래)
성공적으로 시험비행을 마친 비행택시 기본 모델
보잉과 우버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플라잉택시 사업의 모델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면서도 자율비행이 가능한 대형 드론이다. 정식 명칭은 ‘PAV(passenger air vehicle)’로서 드론이라 하지만, 얼핏보면 작은 항공기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보잉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PAV가 착륙하기 전 공중에 떠올라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번 시범 비행은 1분 간 짧게 진행된 관계로 공중에 떠 있는 장면만 공개되었다. 따라서 전진이나 후진 시 비행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플라잉택시 사업은 우버가 오는 2023년에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는 드론 공유 서비스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의 가전 박람회인 ‘CES 2019’에도 관련 모델을 출품하여 눈길을 끌었다.
비행택시 사업은 우버가 2023년에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는 드론 공유 서비스다 ⓒ Boeing
현재 보잉은 우버의 요청에 따라 PAV를 승객 수송 용도와 화물 배송 용도 등 총 2가지 종류로 구분하여 제작하고 있다. 승객 수송 용도로는 2인승과 4인승을 개발하고 있고, 화물 배송 용도로는 최대 227kg의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드론 크기는 9.1×8.5m이며 동력으로는 전기를 사용하는데, 한 번 충전하면 최대 80km 정도까지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우버의 관계자는 “비행 거리는 그리 길지 않지만, 택시라는 특성 상 비교적 단거리 수송에 투입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보잉과 우버가 공동으로 발표한 플라잉택시 사업의 로드맵을 살펴보면 오는 2020년까지 시범 운항에 성공한 다음, 2023년까지 상용 서비스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보잉의 데니스 뮬렌버그(Dennis Muilenburg) CEO는 “PAV 개발은 컨셉을 잡는 것부터 시작하여 프로토타입 제품을 개발하기까지 약 1년 정도가 걸렸다”고 밝히면서 “그만큼 PAV의 첫 번째 시험 비행은 우버가 제공할 미래 신규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CES 2016에서 소개된 세계 최초의 탑승형 드론 'Ehang 184' ⓒ Wikipedia
비행택시의 정거장 역할을 하게 될 빌딩 옥상
승용차 공유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단순히 차량만을 소유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로나 주차시설 같은 인프라가 필요한 것처럼, 비행택시 공유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드론을 택시처럼 이용하려면 안전성은 기본이고, 저렴한 비용과 편리한 접근성이 전제 조건으로 따라야만 한다.
우버는 이러한 전제 조건에 주목하고 있다. 차량 공유처럼 드론을 여러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이‧착륙을 모두 도심지에서 할 수 있도록 만들어 택시처럼 활용하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
그런 점에서 볼 때 도심지에 있는 빌딩들의 옥상은 드론이 이‧착륙 하는데 있어 최적의 공간이다. 활주로가 필요한 항공기가 아니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드론을 비행택시의 모델로 잡은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우버 관계자는 “도심지에 있는 빌딩 중에서 넓은 면적의 옥상을 갖고 있는 빌딩은 비행택시들이 뜨고 내릴 수 있는 일종의 미니 공항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가칭 ‘스카이포트(Skyport)’로 부르는 빌딩 옥상은 비행택시의 정류장인 동시에,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정거장으로 변신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우버는 스카이포트의 초기 형태라 할 수 있는 미니공항 컨셉을 최근 동영상으로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빌딩 옥상에 마련된 착륙장에는 시간당 수십대의 비행 택시가 동시에 이‧착륙 할 수 있다.
빌딩 옥상이 비행택시의 정거장 역할을 하게될 전망이다 ⓒ UBER
비행택시의 이‧착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각 착륙장에는 자동 회전 시스템을 도입하고, 새로운 로고를 적용하여 하늘 높은 곳에서도 우버가 조성한 미니공항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와 관련하여 우버 관계자는 “사업 초기 스카이포트는 건물의 옥상이나 여유 공간이 있는 주차장 등을 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후 사업이 활성화되어 비행택시 전용 공항이 건설되면 현재의 지하철역이 기차역, 고속버스터미널과 연계되는 것처럼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보잉이 제작한 PAV가 첫 시범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항공업계에는 때이른 비행택시 개발붐이 일어나고 있다. 유럽의 에어버스는 이미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1인용 무인항공기인 ‘바하나’의 시범 비행 성공을 꼽을 수 있다.
또한 헬리콥터 제작사인 텍스트론도 자회사를 통해 CES 2019에서 비행택시 모델을 선보였고, IT산업의 공룡인 인텔도 우버에 맞설 다양한 비행택시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따라서 불과 2~3년 후면 비행택시가 실제로 하늘을 날아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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