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네트워킹 기기의 절반 차지 예상
세계 최대 인터넷 민간기구인 인터넷 소사이어티(Internet Society)는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소비자들이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조사했다. 조사는 아태 지역 내 22개 시장 전반에 걸쳐 약 1000여 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IoT 기기는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최소 1대 이상의 기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절반 이상의 응답자들은 최소 3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주로 보유하고 있는 IoT 기기는 스마트TV, 스마트냉장고, 웨어러블 기기, 가상현실 헤드셋, 피트니스형 모니터 등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향후 1년 내에 IoT 기기를 추가로 구입할 계획을 지니고 있는 소비자들도 약 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T 기업 시스코 사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2022년까지 전 세계의 네트워킹 기기는 약 285억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중 절반 이상이 기계와 기계를 연결하는 IoT일 것으로 전망했다. ⓒ Public Domain
우리나라의 IoT 가입자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의하면, 지난 10월말 IoT 가입자는 808만4576명으로 지난해 10월에 비해 164만358명이 증가했다. 이 같은 IoT 가입자 증가폭은 같은 기간 휴대전화 가입자의 증가폭의 1.6배에 달하는 수치다.
세계적 IT 기업 시스코 사에 의하면 IoT 시장은 앞으로 더욱 급증할 전망이다. 시스코 사가 최근에 발간한 ‘비주얼 네트워킹 인덱스’라는 보고서에 의하면, 2022년까지 전 세계의 네트워킹 기기는 약 285억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중 절반 이상이 기계와 기계를 연결하는 IoT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61억 개였던 IoT 기기가 2022년에는 146억 개로 증가한다는 얘기다. 또한 앞으로 증가하는 IoT 기기의 대다수는 가정에서 사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북미 소비자 2022년에 평균 9대 보유
분야별로는 자동차 관련 IoT 시장이 연평균 약 28%의 성장률을 보이고 스마트시티 관련 IoT 시장은 약 26%, 건강 및 의료 관련 IoT 시장은 22%의 성장률을 보여 이 세 분야가 전 세계 IoT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북미 지역의 소비자들은 2022년까지 평균 약 9대의 IoT 기기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중 약 48%는 영상 지원 기능을 갖출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발생될 IP 트래픽의 약 82%는 영상 시청에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똑똑한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동차 관련 IoT 시장이 연평균 약 2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IoT 기술이 적용된 자동차의 전시 모습 ⓒ LG전자
시장조사 분석기관인 그랜뷰리서치는 노인 인구 및 만성질환의 증가로 인해 의료 IoT 분야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IoT 기술을 채택한 전 세계 의료기관은 지난해의 경우 60%였지만, 내년에는 87%로 늘어나는 등 2025년까지 연 평균 20.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IT 조사기관인 포레스터가 발간한 2019년 사물인터넷 연례보고서에 의하면, 내년에는 스마트홈 관련 서비스보다는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의 험(Hum) 같은 서비스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험(Hum)은 최신차든 중고차든 상관없이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실시간 상태 확인, 도난 추적, 유지관리 모니터링, 예상 수리비용 계산 등을 월 20달러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존에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홈 관련 IoT 서비스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범위가 너무 좁을 뿐더러 쉽게 작동하지 않아 마법 같은 경험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IoT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IT 보안업체인 비욘드트러스트(BeyondTrust)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는 IoT 디바이스가 해커들의 주요 공격 목표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IoT에 적용되는 보안 표준이 아직 느슨하며, 또한 그마저 지키지 않는 서비스 제공회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같은 취약점을 노린 공격이 확대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IoT 활성화되려면 취약한 보안문제 해결해야
아직 IoT 기기를 구입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점도 바로 보안 문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넷 소사이어티의 앞선 조사 자료에 의하면, 아태 지역에서 현재 IoT 기기를 활용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한 이들 중 약 60%는 데이터 보안 문제가 염려돼 어떠한 기기도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약 2/3는 데이터 보안이 IoT 장치를 구매할 때 가장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대답했다. 구체적으로 응답자들 중 81%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73%는 해커가 IoT 기기를 악용해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우려감을 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IoT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보안이다. ⓒ Pixabay
한편, IT 조사기관 포레스터는 해커들이 내년에 집중 공격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상으로 스마트시티를 꼽았다. 기존 스마트시티의 경우 네트워크에 연결된 디바이스, 센서, 커뮤니케이션 인프라 등에 대한 안전성과 시민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취약점에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3월에는 미국의 남동부의 애틀랜타 시가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1700만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 사건의 경우 담당 공무원이 수차례에 걸쳐 시스템이 공격에 취약하다는 경고를 받았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포레스터는 내년에 스마트시티의 취약한 IoT 관련 기기들을 대상으로 한 랜섬웨어 공격이 보다 활성화돼 해당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성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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