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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타임즈 Feb 26. 2019

불면증의 원인, 유전자 때문이었다?

956개 유전자 202개 뇌 부위에 영향

밤에 잠을 자다가 너무 일찍 깨어나거나 너무 자주 깨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불면증이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수면 부족 상태가 지속되게 되면 낮 시간에 졸음과 피로감, 의욕 상실 등의 결과를 초래해 삶에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불면증의 원인이 스트레스나 비정상적인 수면 습관, 더 나아가 우울증, 심혈관질환, 기타 생리장애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확실한 치료법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그동안 유전자분석을 통해 불면증의 원인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실체가 밝혀지고 있다. 변종 유전자들이 확인됨에 따라 새로운 치료법, 의약품 개발이 예고되고 있다. ⓒ woolcock.org.au 


변종 유전자가 특정 세포에 악영향

   
28일 ‘사이언스’, ‘데일리 메일’, ‘메디컬 엑스프레스’ 등 주요 언론들은 펜실베이니아 대학, 암스테르담 자유대학 등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이 DNA 분석을 통해 불면증을 유발하는 뇌 영역과 뇌세포 유형 등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133만 10명의 개인 뇌세포로부터 불면증을 유발하는 변종 DNA를 확인한 후 이 DNA가 포함된 유전자 956개를 골라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유전자들이 뇌의 어떤 영역에 있는 세포 유형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 과정을 광범위하게 조사해 이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 유전자 중의 일부가 신경세포(neurons)를 구성하고 있는 축삭돌기(axons) 기능에 불면증과 관련된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는 것. 축삭돌기는 신경세포 안에 있는 긴 통로로 신경세포의 각 부위 사이의 정보소통을 담당하고 있다.


축삭돌기(Axon)는 신경세포 안에 있는 긴 통로로 신경세포의 각 부위 사이의 정보소통을 담당하고 있다. ⓒ Wikipedia


또 다른 유전자들은 뇌의 전두엽(frontal cortex)과 하부 피질핵(subcortical nuclei)을 구성하고 있는 특정 세포 유형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들 부위들은 이전에 시도된 뇌 영상 분석에서 불면증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의심받고 있었으며 이번 연구를 통해 DNA와 이들 부위들 간에 관계가 확인되고, 불면증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암스테르담 자유대학의 유전학자 다니엘 포스투마(Danielle Posthuma)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불면증 역시 다른 신경 질환과 마찬가지로 유전자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공동 참여한 같은 대학의 구스 스미트(Guus Smit)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불면증뿐만 아니라 뇌 속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질병 메커니즘을 추적할 수 있게 됐다.”라며 연구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연구 결과는 26일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Genome-wide analysis of insomnia in 1,331,010 individuals identifies new risk loci and functional pathways’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불면증 역시 다른 신경 질환과 마찬가지로 유전자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Pixabay


연구 결과로 새로운 치료법 가능해져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불면증에 대해 충분한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유전성 신경 질환”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과학자들이 그동안 신경생물학적으로 그 원인을 규명해왔지만 한계에 부딪혀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133만 10명의 DNA를 대상으로 불면증을 유발하는 부위를 찾아냈으며, 어떤 부위에 있는 세포 유형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불면증이 발생하는지 그 원인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양적형질조절기술(eQTL, expression quantitative trait loci), 염색질 지도 제작(chromatin mapping) 등의 방식을 통해 불면증을 유발하는 956개 변종 유전자가 관여하는 202개 위치를 찾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중에는 신경세포(neurons)의 축삭돌기, 중층과 하부피질 조직(cortical and subcortical tissues), 그리고 특정한 세포유형들이 포함돼 있었다.
     
종합적으로, 정신의학적인 특성과 수면 시간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나 그동안 주장돼온 수면과 관련된 다른 특성들과는 충분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논문은 향후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해 불면증과 관련된 치료법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한 불면증과 관련된 치료법의 개발이 기대된다. ⓒ Pixabay


한편 26일 ‘네이처 제네틱스’에는 불면증과 관련 앞에서 소개한 연구와 다른 방식으로 진행한 유전자분석 연구 결과가 실렸다.

     
미국 하버드의과대학 메사추세추병원은 45만 3379개 유전자를 대상으로 어떤 DNA 변종이 특정 형질과 연관되어 있는 분석하는 GWAS(전장유전체 연관분석)을 실시했다. 그리고 236개 변종 DNA를 지닌 57개 염색체를 발견했다.
     
그중 하나인 ‘MEIS1’는 불면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면서 또한 우울증, 관상동맥 질병( coronary artery disease), 심장질환, 그리고 간간이 불면증과 연관관계가 있다고 미약하게 추정돼온 염색체다.
     
그동안 불면증 치료를 위해 많은 제약사들은 이들 변종 유전자가 활동하고 있는 단백질 분자를 찾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새로운 의약품 개발과 치료법 개발이 가능해졌다.”라고 말했다.
     
재클린 레인(Jacqueline M. Lane) 박사 등이 주도한 하버드 의과대학 메사추세추병원의 연구 논문 제목은 ‘Biological and clinical insights from genetics of insomnia symptoms’이다.
     
통계에 따르면 열 명 중의 한 명이, 세계적으로는 약 7억 7000만 명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20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한 달간 불면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3.4%나 됐다.
     
이번 연구 결과들로 인해 일상적으로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압박해온 불면증의 실체가 밝혀지기 시작했으며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수면을 방해하는 근본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기사원문: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b6%88%eb%a9%b4%ec%a6%9d%ec%9d%98-%ec%9b%90%ec%9d%b8-%ec%9c%a0%ec%a0%84%ec%9e%90-%eb%95%8c%eb%ac%b8%ec%9d%b4%ec%97%88%eb%8b%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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