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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타임즈 Dec 26. 2018

‘외계 비행체’ 논쟁, 2019년에도 지속

천문학계 '오무아무아' 정체 결론 못 내려

지난 2017년 10월 태양계 바깥에서 온 성간(interstella) 천체인 ‘오무아무아(Oumuamua)’가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당시 거문고 자리의 일등별인 직녀별 쪽에서 시속 9만2000m의 속도로 날아와 태양계를 방문한 이 천체는, 이후 페가소스 별자리 쪽으로 날아가다가 하와이에 있는 우주망원경 ‘판스타1’에 의해 발견됐다.

천문학계에서는 태양계를 찾아온 첫 외계 천체의 이름을 ‘오무아무아’라고 명명했다. 이는 먼 곳에서 온 메신저라는 뜻이다.

그리고 과학계에서는 이 외계 천체의 정체를 놓고 큰 논란이 벌어졌다. 2018년 들어서는 논란이 더욱 가열돼 천문학자 중 이 논란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지구에서 관측한 ‘오무아무아’의 가상도 ⓒ M. Kornmesser/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 NASA

                                                                                                            

‘오무아무아’가 외계 비행체일 가능성? 

최근 이 논란에 더욱 불을 지핀 것은 하버드 대학교의 천문학자인 아비 로브(Avi Loeb) 교수다. 지난 11월 로브 교수는 논문을 통해 ‘오무아무아’가 지구 밖 생명체에 의해 제작된 성간 비행체(interstellar craft)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로브 교수가 근거로 든 것은 태양계를 순회한 ‘오무아무아’의 비행 속도다.

태양계를 찾아온 ‘오무아무아’는 다른 혜성이나 소행성들처럼 속도가 줄어들지 않고 태양 주위를 맴돌았다. 로브 교수는 “이 속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매우 가볍고 얇은 두께의 돛, ‘솔라 세일(Solar Sail)’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고도의 문명을 지닌 외계 문명이 ‘솔라 세일’을 설치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많은 천문학자들이 크게 당혹해 했다.

이런 혼란 상황에서 최근 천문학계 주류 과학자들이 이 논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본격적인 UFO(미확인비행물체) 논쟁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오무아무아의 정체를 두고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 Pixabay

                                                                                                          

지금까지 ‘오무아무아’의 특징을 발견하는데 선구자적인 역할을 수행해온 인물은 하와이대학 천문학자 캐런 미치(Karen Meech) 교수다.

그는 “‘오무아무아’의 종횡비는 7대1로, 마치 시가(cigar)처럼 생겼다”고 설명했다. 로브 교수가 ‘오무아무아’를 비행접시처럼 생겼다고 한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미치 교수의 주장이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오무아무아’의 정체에 대한 해석이었다.

많은 천문학자들이 ‘오무아무아’를 혜성으로 보고 있었다.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를 비롯한 공동연구진은 ‘오무아무아’가 역학상 혜성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를 3월 27일 ‘로열 천문학회’에 발표한 바 있다.

천문학 연구 방법론 놓고 논란 가열 

반면 미치 교수는 ‘오무아무아’에게서 혜성의 꼬리(comet’s tail)가 없는데다 크기 역시 300m 정도에 불과해 혜성으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무아무아’를 소행성으로 보기 힘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의 숀 레이몬드(Shaun Raymond) 교수는 “소행성이 발달하는 지역은 별 주위의 작고 둥근 지역이다. 별에 더 강한 중력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소행성으로 분출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오무아무아’가 소행성으로 분출된 것이라면 어떻게 행성 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논쟁이 가열되면서 힘을 얻은 사람들도 있다. 그동안 정부 지원 축소로 풀이 죽어있던 SETI(Search for Extra Terrestrial Intelligence) 프로그램 관계자들이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천문학자 제이슨 라이트(Jason Wright) 교수는 대학원에서 외계 지적생명체를 찾기 위한 SETI(Search for Extra Terrestrial Intelligence) 과정을 개설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11월 로브 교수의 논문이 발표되자 대학원에 관련 학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그리고 “그동안 꿈꾸어왔던 연구가 마침내 이루어지고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많은 천문학자들이 이런 소동을 걱정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는 ‘오무아무아’의 첫 발견자인 천문학자 로버트 웨릭 박사도 포함된다.

하버드 대학교의 천문학자인 아비 로브(Avi Loeb) 교수는 오무아무아와 솔라 세일의 연관성을 제시했다. ⓒ 위키백과 / Andrzej Mirecki


그는 지난 11월 12일 캐나다 C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무아무아’가 ‘솔라세일’을 갖고 있다는 주장은 한마디로 억측”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그는 “일반적으로 태양계 천체는 태양의 중력으로 묶여질 수 있는 최대속도가 있다”며, “‘오무아무아’의 경우 이보다 더 빠르게 움직여 외계에서 온 천체로 의심할 수는 있지만,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어떤 근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천문학자는 로브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매우 무책임하다”는 논평과 함께 “관심을 가질 필요조차 없다”고 폄하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많은 천문학자들이 ‘오무아무아’와 관련된 연구가 시중에 널리 유포돼 있는 이른바 UFO 논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로브 교수 등은 오히려 “외계 생명체에 대한 지나친 의심이 천문학자들의 외계 생명체에 대한 연구를 제한해 왔다”며, “‘오무아무아’를 통해 그동안 이어져온 천문학계의 편견(prejudice)을 축소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브 교수는 자신이 하버드 대학의 종신교수(tenure)이기 때문에 이런 연구가 가능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정된 직위와 사회적 명성이 없었다면, 이런 연구가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외계 비행체에 대한 연구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물리학자들이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탐구하거나, 우주과학자들이 암흑물질을 연구하듯이 자신의 연구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것.

‘오무아무아’로 인해 촉발된 천문학계의 외계 비행체 논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2019년으로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강봉 객원기자



기사원문: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99%b8%ea%b3%84-%eb%b9%84%ed%96%89%ec%b2%b4-%eb%85%bc%ec%9f%81-2019%eb%85%84%ec%97%90%eb%8f%84-%ec%a7%80%ec%86%8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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