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 이론(Assembly Theory)은, 우리 자신과 같은 복잡한 구조물을 이해하려면 그러한 개체가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전체 역사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외계 생명체는 (만약 존재한다면) 너무 낯설어서 알아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외계 생명체가 지구와 동일한 화학—DNA나 단백질 같은 익숙한 구성 요소를 사용하는 화학—을 사용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보고도 생명이 그것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 문제는 실제적입니다. 지난 [2023년] 4월, 유럽우주국의 주스(Juice) 우주선이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목성과 그 위성을 향해 발사되었습니다. 그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는 얼음 껍질 아래에 깊고 염분이 많은 바다가 있으며 태양계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아주 유망한 장소 중 하나입니다. 내년에는 NASA의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 우주선도 유로파를 목표로 발사될 예정입니다. 두 우주선 모두 복잡한 유기 분자를 검출할 수 있는 장비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유기 분자가 있다면 얼음 아래 생명이 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27년에 NASA는 드론과 같은 헬리콥터인 Dragonfly를 발사하여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표면을 비행할 계획입니다. 타이탄은 탄소가 풍부하고 액체 탄화수소 호수가 있어 생명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아는 것과는 전혀 다른 세계입니다.
현재와 미래의 이러한 우주탐사는 1970년대 바이킹 착륙선으로 화성의 생물학적 흔적을 찾으려 했던 과학자들이 마주쳤던 것과 동일한 난관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생명체의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제 곧 바뀔지도 모릅니다. 2021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의 리 크로닌(Lee Cronin)과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의 사라 워커(Sara Walker)가 이끄는 연구팀은 생명체가 만든 분자를 식별할 수 있는 매우 일반적인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이 방법은 익숙하지 않은 화학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방법은 외계 생명체도 지구 생명체만큼 화학적으로 복잡한 분자를 생성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이 전략을 뒷받침하는, 조립 이론(Assembly Theory)이라고 부르는 아이디어의 목표는 더 원대합니다. 최근에 발표한여러논문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 이론은 당신과 나처럼 있을 법하지 않은 물체가 왜 존재하는지를 설명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설명을 물리학의 일반적인 방식, 즉 시간을 초월한 물리 법칙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물이 존재하기까지의 역사와 기억이 사물에 스며드는 과정에서 찾습니다. 심지어 수천 년 동안 과학자와 철학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던 질문, 즉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합니다.
이 담대한 프로젝트를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실험실에서 이것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지가 아직 명확히 제안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조립 이론이 생명체와 무생물을 구분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복잡성을 바라본다는 소박한 약속조차 지킬 수 있을지 의심합니다.
하지만 다른 과학자들은 조립 이론이 아직 초기 단계이며, 복잡성이 어떻게 발생하고 진화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화론자인 산타페 연구소의 대표 데이비드 크라카우어(David Krakauer)는 “참여하기가 재미있다(It’s fun to engage with)”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복잡계 이론이 사물의 복잡한 상태에 촛점을 맞출뿐 그 사물이 어떻게 그 상태에 이르렀는지를 무시하는 것과 달리, 조립 이론은 사물의 우발적인 역사를 발견하는 방법을 제공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애리조나 주립대의 물리학자 폴 데이비스(Paul Davies)는 “복잡성에 대한 사고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말하며 이에 동의합니다.
사물의 질서
조립 이론은, 서로 다른 원자들을 결합하는 방법이 천문학적으로 많은데 왜 어떤 분자는 자연에 존재하고 다른 분자는 존재하지 않는지를 크로닌이 질문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물리학 법칙에 따라 어떤 물체가 가능한지와 그 물체를 구성하는 조각으로부터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경로가 존재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조합 공간(combinatorial space)이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복잡한 분자가 그냥 생겨날 수 없다는 직관을 설명하려고 조립 이론을 생각해 냈습니다.”라고 크로닌은 말합니다.
한편 워커는 복잡한 분자를 만드는 것과 관련이 있는 생명의 기원에 대한 문제와 씨름하고 있었습니다. 생명체를 이루는 분자는 너무 복잡해서 우연히 조립되었을 리 없습니다. 워커는 다윈의 자연 선택이 작용하기 전부터 무언가가 그 과정을 이끌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크로닌과 워커는 2012년 NASA의 우주생물학 워크숍에 참석한 후 힘을 합쳤습니다. “사라와 저는 정보 이론과 생명, 자기 복제 기계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경로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습니다.”라고 크로닌은 회상합니다. “그러던 중 우리 둘 다 생물학 이전에 어떤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두 사람은 말합니다, 사물이 역사적으로 나타나는 과정이 우발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조립 이론으로 그것을 일관되고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예를 들어 다세포 생명체, 그 다음에 인간, 그 다음에 문명과 과학이 나타난 후에야 로켓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어떤 순서가 존재하고 그것을 따라서 물체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워커는 “우리는 재귀적으로 구조화된 우주에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구조는 과거의 기억을 바탕으로 지어집니다. 정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적됩니다.”
직관적으로는 당연해 보이지만 사물의 순서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은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공룡이 새보다 먼저 등장해야 했나요? 모차르트가 존 콜트레인보다 앞서야 했나요? 어떤 분자가 DNA와 단백질보다 먼저 나타나야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복잡성을 정량하기
조립 이론은, 여러 개의 단순한 물체가 결합해서 복잡한 물체가 만들어진다는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이는 가정을 합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물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고려해서 물체의 복잡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구성 요소로부터 물체가 만들어지려면 최소 몇 단계가 필요한지를 계산할 수 있고, 조립 지수(assembly index, AI)라고 부르는 그 자연수로 그 물체의 복잡성을 정량합니다.
그리고 복잡한 물체가 과학적으로 흥미롭기 위해서는 그 물체가 아주 많이 존재해야 합니다. 무작위 조립 과정에서도 매우 복잡한 물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미노산을 사슬로 연결하여 단백질 비슷한 분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무작위 분자는 보통 효소와 같은 흥미로운 기능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무작위 방식으로 똑같은 분자가 두 개 생길 가능성은 0에 가깝습니다.
그에 비해, 생물에서 기능이 있는 효소는 안정적으로 반복해서 만들어집니다. 그 이유는 무작위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유전적 지시에 따라 조립되기 때문입니다. 매우 복잡한 분자를 하나 찾아도 그 분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매우 복잡한 분자를 여러 개 발견한다면 어떤 조율된 과정—아마도 생명—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크로닌과 워커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검출할 수 있을 정도로 어떤 분자가 많이 존재한다면, 그 분자의 조립 지수(조립 지수)를 보고 생명처럼 조직적인 과정에서 나온 것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방식의 매력은 분자 자체의 세부적인 화학이나, 분자를 만든 생명체의 화학에 대해 아무것도 가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코넬 대학의 행성 과학자이자 토성의 얼음 위성 엔셀라두스에서 생명체를 찾는 탐사 계획의 책임 연구자인 조나단 루닌(Jonathan Lunine)은 이 점이 지구의 생화학을 따르지 않는 생명체를 찾을 때 특히 유용하다고 말합니다.
“생명체 탐사 계획에는, 지구의 생화학이 아닌 경우에도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최소한 하나 탑재되어야 합니다.”라고 루닌은 말합니다.
그리고 그는 행성 표면의 화학을 연구하는 데 이미 사용된 적이 있는 기술로 조립 이론에서 요구하는 측정을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립 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얻는 측정 장치를 생명체 탐사 계획에 탑재하는 것은 분명히 가능합니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생명 활동의 척도
특정 분자의 조립 지수를 결정하기 위한 빠르고 쉬운 실험 방법이 필요합니다. 크로닌, 워커와 그의 동료들은 화학 구조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여 다양한 분자 구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최소 단계 수를 계산하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작은 분자의 경우 조립 지수는 분자량에 거의 비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더 큰 분자(예를 들어 작은 펩타이드보다 더 큰 분자)의 경우 이 관계가 무너집니다.
이러한 경우 연구진은 질량 분석법으로 조립 지수를 추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질량분석법은 NASA의 큐리오시티 차량이 화성 표면의 화합물을 식별하고 NASA의 카시니 탐사선이 엔셀라두스에서 분출하는 분자를 조사하는 데 이미 사용했던 기술입니다.
질량 분석은 일반적으로 큰 분자를 조각으로 분해합니다. 크로닌, 워커와 동료들은 이 과정에서 조립 지수가 높은 큰 분자가 조립 지수가 낮은 큰 분자(예: 단순하고 반복적인 고분자)보다 조각들로 쪼개지는 양상이 더 복잡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방식으로 연구진은 분자의 질량 스펙트럼의 복잡성으로부터 조립 지수를 안정적으로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진이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생명체가 만든 분자의 복잡한 혼합물—대장균 박테리아 배양액, 탁솔(항암 효과가 있는 주목 나무의 대사산물) 같은 천연물, 맥주, 효모 세포—이 일반적으로 광물이나 단순한 유기물보다 평균 조립 지수가 훨씬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아르베그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처럼 생명체에서 유래한 일부 물체에서 비생명체에서 유래한 것처럼 낮은 조립 지수가 검출되기도 하는 등 이 분석은 위음성(false negative)에 취약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실험에서 위양성(falst positive)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비생물 시스템은 생물을 흉내낼 만큼 충분히 높은 조립 지수를 만들 수 없습니다. 따라서 연구진은 외계의 샘플에서 조립 지수가 높은 분자가 측정된다면, 우리가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 어떤 존재가 그것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질량 분석법을 적용하려면 우주생물학 탐사에서 실제로 샘플을 채취해야 합니다. 착륙선에서는 가능하고 유로파 클리퍼처럼 행성이나 위성의 표면에서 방출되는 분자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일부 궤도선에서도 가능합니다. 크로닌과 동료들은 이제 두 가지 다른 기술로 분자 조립 지수를 측정해도 일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두 가지 기술 중 하나인 적외선 분광법은 먼 곳에 있는 행성이나 위성의 화학 성분을 원격으로 조사하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같은 장비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분자 검출 방법이 암석에서 파충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말끔하게 늘어놓을 수 있는 잣대를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컴퓨터 과학자이자 생명공학자인 헥터 제닐(Hector Zenil)은 글래스고 연구팀이 테스트한 모든 샘플 중 가장 높은 조립 지수를 보인 물질, 즉 이 측정법으로 가장 “생물학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물질은 박테리아가 아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바로 맥주였습니다.
결정론의 족쇄를 벗기다
조립 이론에 따르면 사람처럼 복잡한 물체는 고립된 상태에서 나타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복잡한 물체는 다른 물체와 함께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합니다. 우주에 단 한 명의 사람이 솟아날 수는 없습니다. 우주에 사람이 존재하려면 다수가 있어야 합니다.
사람처럼 실재하는 어떤 존재를 일반적으로 설명할 때 (그리고 여러분과 저처럼 특정한 경우를 설명할 때) 전통적인 물리학은 별로 쓸모가 없습니다. 전통적인 물리학은 자연 법칙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특정한 결과는 특정한 초기 조건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가정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우주의 첫 순간에 어떻게든 암호화되어 있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하나밖에 없는 당신은 말할 것도 없고)가 나타나려면 극단적으로 미세하게 조정된 초기 조건이 필요합니다.
조립 이론으로 이렇게 과도한 결정론의 그림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이 이론의 지지자들은 말합니다. 조립 이론에서 초기 조건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와 같은 특정 물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정보는 첫 순간에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우주의 진화 과정에서 축적된 것입니다. 불가능할 정도로 미세하게 조정된 빅뱅으로부터 모든 것이 나타났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라 워커는 “정보는 초기 조건이 아니라 경로에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보는 현실을 설명하는 열쇠가 보편적인 자연 법칙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물체가 조립되거나 다른 물체로 변형되는 방식에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과학자가 크로닌과 워커말고도 또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이론 물리학자 키아라 말레토(Chiara Marletto)는 물리학자 데이비드 도이치(David Deutsch)와 함께 비슷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생성자 이론(constructor theory)이라고 부르는 이들의 접근 방식은 어떤 유형의 변형이 가능하고 불가능한지를 고려합니다. 말레토는 생성자 이론이 조립 이론과 “정신적으로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생성자 이론은 특정한 변환을 일으키는 작업들의 관점에서 우주를 설명합니다.”라고 크로닌은 말합니다. “물리 법칙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어디까지인지를 한정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조립 이론은 거기에 시간과 역사를 더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조립 이론은 어떤 물체들이 생겨나고 다른 물체들이 생겨나지 않는 않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겹겹이 쌓인 네 개의 서로 다른 “우주들”를 식별합니다.
조립 우주(Assembly Universe)에서는 기본 조립 단위의 모든 순열(permutation)이 허용됩니다. 조립 가능(Assembly Possible) 우주에서는 물리 법칙이 결합을 제한하므로 일부 물체들만 실현 가능합니다. 그 다음 조립 우발*(Assembly Contingent) 우주는 물리적으로 허용되는 물체들의 방대한 배열 중에서 가능한 경로를 따라 실제로 조립할 수 있는 물체들을 솎아냅니다. 네 번째 조립 관찰(Assembly Observed) 우주에는, 우리가 실제로 보는 특정 물체들을 생성한 조립 과정들만 포함됩니다. (*옮긴이: 계획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일어났다는 뜻에서 ‘contingent’를 ‘우발(偶發)’로 번역했습니다.)
조립 이론은 이 모든 우주들의 구조를 탐색할 때, 서로 연결된 점들의 네트워크, 즉 그래프에 대한 수학 연구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사용합니다. 워커는 이것이 “물체 우선 이론(objects-first theory)”이고 이론이 다루는 것은, “실제로 만들어진 물체이지, 그 구성 요소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들 개념적 우주들에서 조립 과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다윈주의 진화의 문제를 생각해 봅시다. 전통적인 관점은, 복제하는 분자가 우연히 생겨난 후 진화가 “그냥 일어났다”고 말합니다. 진화가능한 분자가 생겨난 후 진화가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라면 동어반복처럼 들립니다. 이와 다르게, 조립 이론과 생성자 이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물리학에 뿌리를 두고 진화를 정량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고 말레토는 말합니다.
조립 이론에 따르면, 다윈주의 진화가 시작되기 전에, 조립 가능(Assembly Possible) 우주에서 무엇인가가 조립 지수가 높은 물체들을 다수 선택해야 합니다. 크로닌은 화학만으로도 그것이 가능하다고, 상대적으로 복잡한 분자들 중에서 작은 하위 집합을 화학이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빠른 화학 반응의 생성물이 더 많이 생기기 때문에, 보통의 화학 반응도 가능한 모든 순열 중에서 어떤 물체를 "선택"합니다.
따라서 온도나 촉매로 작용하는 광물 표면과 같은 생명 탄생 이전 환경의 특정 조건은 조립 가능(Assembly Possible) 우주의 분자들 중에서 생명을 일으킬 분자 전구체들을 골라내기 시작했을 수 있습니다. 조립 이론에 따르면 이러한 생명 탄생 이전의 선택은 오늘날의 생물학적 분자에 “기억”될 것입니다: 이들 분자에는 자신의 역사가 들어있습니다. 다윈주의 선택이 작용을 시작하면 스스로를 더 잘 복제할 수 있는 물체들이 선택됩니다. 그 과정에서 물체에는 스스로의 역사가 더 강하게 아로새겨집니다. 단백질과 DNA의 분자 구조로부터 유기체의 진화 관계를 추론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따라서 조립 이론은 “물리학적 선택과 생물학적 선택을 아울러 설명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고 크로닌, 워커와 동료들은 논문에 썼습니다. “어떤 물체가 ‘더 많이 조립’될수록 그 물체가 존재하기까지 더 많은 선택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화학으로부터 생명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설명하는 이론을 개발 중이다.” 그리고 “우리는 엄격하고 경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고 크로닌은 말했습니다.
모든 것을 재는 하나의 잣대?
크라카우어가 보기에, 조립 이론과 생성자 이론은 모두 복잡한 물체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생각하는 참신한 관점을 제시합니다. “이 이론들은 망원경에 가깝습니다, 화학 실험실이 아니라.”라고 그는 말합니다. “이 이론을 통해 우리는 보게 됩니다,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전혀 단점이 아니고 매우 강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조심스럽습니다, “모든 과학이 그렇듯이 증거는 푸딩 속에 있습니다.”
한편 제닐이 보기에는, 콜모고로프 복잡도처럼 복잡성을 재는 지표가 이미 여럿 있기 때문에 조립 이론은 단지 바퀴를 재발명한 것에 불과합니다. 말레토는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복잡성을 측정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각각 복잡성의 다른 면을 포착합니다." 또한 이러한 측정의 대부분은 실제로 일어나는 프로세스와 관련이 없다고 그녀는 말합니다. 예를 들어 콜모고로프 복잡도는 물리학 법칙이 허용하는 모든 것을 적용할 수 있는 장치를 가정합니다. 이는 조립 가능(Assembly Possible) 우주에서 쓸 수 있지만, 조립 관찰(Assembly Observed) 우주에서는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레토는 말합니다. 대조적으로 조립 이론은 “복잡성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조작적으로 정의된 물리적 성질에 주목하기 때문에 더 유망한 접근법”이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이전의 복잡성 측정에는 복잡한 물체의 역사에 대한 감각이 빠져 있어서, 기능성 단백질 효소와 무작위 폴리펩타이드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크로닌은 말합니다.
크로닌과 워커는 조립 이론이 궁극적으로 시간의 본질과 열역학 제2법칙의 기원과 같은 물리학의 매우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는 아직 멀었습니다. “조립 이론 프로그램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합니다.”라고 말레토는 말합니다. 그녀는 이 이론이 실험실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보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외계 행성에서 일어나는 생명체와 유사한 과정을 찾는 과정에서, 실험실 바깥의 자연에서 발견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