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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Oct 04. 2018

원자에서 쿼크까지

지금부터 물질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By . Clipartkorea



원자에서 쿼크까지


물질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의문을 가져온 주제입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 몸을 보호하는 옷, 책상 위에 있는 책 등의 모든 물체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또 물질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눈으로 보기에 책은 종이로 되어 있고, 종이는 나무로 만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나무를 계속해서 잘게 자르면 무엇이 남을까요? 지금부터 물질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엠페도클레스의 4원소설


물질의 구성 입자에 대한 논의는 고대 그리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지금으로 말하는 자연과학 연구도 함께 했습니다. 철학자 엠페도클레스(기원전 490년~기원전 430년)는 세상의 모든 물질은 물, 불, 공기, 흙이라는 4개의 기본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물질은 4개 원소의 비율에 따라 형태를 바꾸는 것이고 새로 만들어지거나 없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이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이었던 플라톤(기원전 427년~기원전 347년) 역시 이 4개의 원소들이 모든 물질을 이룬다고 말했으며, 제 5의 원소로 에테르라는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년~기원전 322년)도 4원소설을 인정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4원소 외에 물질은 4가지 성질 즉, 습함, 건조함, 차가움, 뜨거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습함과 건조함, 차가움과 뜨거움은 서로 상극인데, 물질은 상극이 아닌 두 가지씩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은 습함과 차가움을, 불은 건조함과 뜨거움을, 공기는 습함과 뜨거움을, 흙은 건조함과 차가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원소에 대한 생각은 중세 연금술사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원소들이 가지고 있는 4가지 성질을 적절하게 바꾸면 새로운 물질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연금술이기 때문입니다. 중세 초기 아랍에서 시작된 연금술은 납으로 금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여러 가지 유용한 원소를 발견하기도 하고 만들면서 화학의 발전에 기여하게 되었습니다.


4원소설을 주장한 엠페도클레스(위키백과) ⓒ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


4원소설을 주장한 엠페도클레스와 소크라테스와 거의 동시에 살았던 데모크리토스(기원전 460년경~기원전 370년경)는 최초로 원자의 개념을 도입한 원자론을 주장했습니다. 모든 물질이 많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인데요, 원자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라는 것입니다. 원자를 영어로 atom이라고 하는데 a는 ‘~할 수 없다’, tom은 ‘자르다, 분할하다’라는 뜻입니다. 즉, 물질을 계속해서 쪼개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입자가 바로 원자라는 것이지요. 원자의 한자어 原子는 ‘물체의 근본이 되는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데모크리토스는 자신의 원자론에서 세계는 이런 원자와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원자가 결합하거나 분리하여 자연의 모든 변화가 일어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 원자론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17세기 과학혁명까지 무려 2000년 이상 동안 말입니다.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입자를 원자(atom)라고 이름을 붙인 데모크리토스(위키백과)ⓒ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돌턴의 원자설


17~18세기를 지나오면서 과학자들은 물질을 이루는 원소에 대해 연구하면서 4원소설은 물질 그 자체가 아니라 물질이 가지고 있는 성질을 추상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즉, 물질을 이루는 원소는 따로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화학자 라부아지에(1743년~1794년)에 의해서 산소, 질소, 수소 등 여러 가지 기체 원소들이 명명되었고, 그들의 성질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발견된 원소들이 1869년 멘델레예프(1834년~1907년)에 의해 주기율표로 정리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고대 그리스부터 알려져 왔던 4원소설을 넘어 원소의 개념을 명확히 한 과학자가 영국의 돌턴(1766년~1844년)입니다. 돌턴은 1803년 질량 보존의 법칙과 일정 성분비의 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모든 물질은 더 이상 쪼개지지 않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원자설을 제창했습니다. 원자설의 내용은 4가지입니다. 첫째, 같은 원소의 원자는 크기, 질량, 성질이 같다. 둘째, 원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다. 셋째, 원자는 다른 원자로 바뀔 수 없으며 없어지거나 생겨날 수 없다. 넷째, 화학반응은 원자와 원자의 결합 방법만 바뀌는 것으로 원자가 다른 원자로 바뀌지 않으므로 질량이 보존된다. 물론 현재 이 원자설이 모두 맞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알려져 있지만 당시에 원자에 대한 개념을 정리한 것으로 근대 원자론의 시작으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소의 개념을 명확히 한 영국의 돌턴(위키백과)ⓒ No restrictions (Wikimedia commons)






헷갈리는 원자와 원소의 개념


원소의 주기율표를 보면 보통 118개의 원소가 나와 있습니다. 멘델레예프가 처음으로 주기율표를 만들 당시에는 63개밖에 없었지만 그동안 거의 2배 가까이 개수가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원소와 원자의 개념에 대해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간단합니다. 여기 사과 2개, 배 1개, 감 3개가 있습니다. 과일의 종류는 사과, 배, 감으로 모두 3종이 있습니다. 그런데 과일의 개수는 모두 6개입니다. 이렇게 과일의 종류를 이르는 것처럼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를 원소라고 합니다. 또 과일의 개수가 6개인 것처럼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를 원자라고 합니다.



실제 물질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물은 수소원자 2개와 산소원자 1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H2O로 표기하고 물분자라고 합니다. 따라서 물을 구성하는 원소는 수소와 산소 2종류이며, 물분자 1개를 구성하는 원자는 수소원자 2개, 산소원자 1개로 모두 3개의 원자로 되어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분자란 원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물질의 성질을 나타내는 가장 작은 입자입니다. 수소원자 2개와 산소원자 1개가 적절하게 결합되어 분자를 이루어야 비로소 우리가 마실 수 있는 물이라는 성질을 가진 물질이 되는 것입니다. 원자 하나하나는 물질로서의 성질을 가질 수 없습니다. 즉, 물을 이루는 산소원자나 이산화 탄소를 이루는 산소원자는 똑같은 원자입니다. 산소원자가 수소원자와 결합하면 물이라는 물질이 될 수 있고, 탄소원자와 결합하면 이산화 탄소라는 물질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원자도 쪼개진다?!


19세기가 끝나갈 무렵인 1897년 영국의 물리학자 조지프 톰슨(1856년~1940년)은 음극선과 음극선관을 가지고 실험하던 중 전자(electron)를 발견하였습니다. 전자는 음(-)의 전하를 띤 기본 입자인데 원자 내부에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음극선을 이루는 입자가 바로 전자였으며, 전자의 발견은 원자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입자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1919년에는 톰슨의 제자인 네덜란드 태생 영국의 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퍼드(1871년~1937년)가 양성자(proton)를 발견하게 됩니다. 양성자는 양(+)의 전하는 가진 기본 입자로 원자 내에 존재하는 것이었습니다. 러더퍼드는 금속의 얇은 막에 알파입자를 충돌시키면서 부딪쳐 튀어 나오는 알파입자를 관측하면서 원자 내부에 양성자로 구성된 원자핵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래서 1920년대 물리학자들은 원자핵이 양성자와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델은 1932년 중성자가 발견되면서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러더퍼드의 제자였던 영국의 물리학자 제임스 채드윅(1891년~1974년)은 방사선 실험을 하면서 전하를 띠지 않으며 질량은 양성자와 거의 비슷한 입자를 발견하고 이를 중성자(neutron)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로써 물질은 원자로 되어 있고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되어 있다는 원자 구조가 모두 밝혀진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톰슨-러더퍼드-채드윅으로 이어지는 스승과 제자들이 원자의 구조를 밝히는 데 커다란 업적을 쌓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톰슨의 원자모형. 그는 원자 내부에 음전하를 띤 전자가 건포도처럼 박혀 있다고 생각했다.(위키백과)ⓒ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러더퍼드의 원자모형. 그는 중심에 양성자가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돌고 있다고 생각했다.(위키백과)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채드윅이 중성자를 발견하면서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위키백과) by Svdmolen /Jeanot CC BY-SA 3.0(Wikimedia co








  

양성자, 중성자, 전자도 쪼개진다?!


오늘날 원자의 모습은 중심에 원자핵이 있고, 그 주위에 전자가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전자, 양성자, 중성자도 더 작은 기본 입자로 쪼갤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1964년 미국의 물리학자 머리 겔만(1929년~)은 전자, 양성자, 중성자가 쿼크라고 하는 더 기본적인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쿼크는 모두 6개입니다. 업 쿼크, 다운 쿼크, 참 쿼크, 스트레인지 쿼크, 톱 쿼크, 보텀 쿼크가 그것입니다. 굳이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위 쿼크, 아래 쿼크, 맵시 쿼크, 기묘 쿼크, 꼭대기 쿼크, 바닥 쿼크라고 하지요.  



또한 이 모든 쿼크는 빨강, 파랑, 초록으로 나타낼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색깔을 가진 쿼크들이 모여 전자, 양성자, 중성자와 같은 입자들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쿼크(quark)라는 말은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에서 갈매기의 소리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제 물질은 원자,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원자를 구성하는 입자들은 다시 더 기본 입자인 쿼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확립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쿼크가 끝일까요? 원자의 개념이 나온 지 200여 년, 또다시 200여 년이 흐르면 쿼크가 또 어떤 더 기본 입자로 쪼개질지 모릅니다. 입자의 세계를 정확히 알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양성자가 업 쿼크 2개, 다운 쿼크 1개로 이루어져 있는 모습을 나타낸 모형.(위키백과)









참고 자료

『인류가 원하는 또 하나의 태양 핵융합』, 이억주, 동아사이언스


위키백과, 4원소설

위키백과, 톰슨/러더퍼드/채드윅

위키백과, 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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