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화성인이 지구에 착륙합니다.
인류는 왜 화성으로 가려고 하는가?
어느 날 화성인이 지구에 착륙합니다. 평화를 원한다던 화성인들은 환영 나온 지구인들을 무참히 죽여 버립니다.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사과 연설을 하겠다던 화성인들은 정치인들도 마구 죽입니다. 이제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화성인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합니다. 그런데 금세라도 지구인들을 멸종시킬 것 같은 화성인들이 갑자기 하나둘씩 죽어가기 시작합니다. 그것도 머리가 터져 죽어갑니다. 원인은 팝송의 특이한 선율과 파동이었습니다. 지구인들은 이 팝송을 전 세계 방송국을 통해 틀자 화성인들의 지구 침공은 막을 내립니다.
이것은 1997년에 개봉했던 <화성 침공>이라는 영화의 간략한 줄거리입니다. <화성 침공>이 화성인이 언제라도 지구를 침략할 것 같은 지구인의 불안한 상상력을 담은 것이라면, 2015년에 개봉한 <마션>은 유인 화성 탐사대 중 한 지구인이 과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화성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고 마침내 지구로 귀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즉, 화성에서 지구인이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이밖에도 화성에 관한 소설이나 영화는 아주 많습니다. 왜 인류는 화성에 관심이 많은 걸까요?
제 2의 지구(?)
태양계에는 8개의 행성이 있습니다. 태양에 가까운 순서대로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지요. 수성인, 목성인, 토성인은 낯설게 느껴지지만 금성인과 화성인은 덜 낯설어 보입니다. 특히 화성인 영화와 소설을 통해 정말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행성 중에서 가장 크게 보이는 것이 금성이고 그 다음이 화성입니다. 화성은 표면에 산화철 성분이 많아 붉은색으로 보이기 때문에 로마 신화에서 전쟁의 신인 마르스(그리스 신화에서는 아레스)에서 이름을 붙여 영어로 마스(Mars)라고 합니다. 동양에서는 붉게 보이기 때문에 불화(火)를 써서 화성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조반니 스키아파렐리(1835~1910)는 망원경으로 화성을 관측하면서 화성의 표면에서 물이 흘렀던 흔적 같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어로 수로를 뜻하는 카날리(canali)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말이 프랑스로 전해지면서 운하(canal)를 뜻하는 말로 번역되었고, 미국의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1855~1916)이 화성을 관측하면서 ‘운하’라는 말인 canal를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는 화성에 화성인이 있고 그들이 운하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퍼지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외계인’하면 ‘화성인’을 떠올리게 되었고, 수많은 소설이나 영화에 화성인이 등장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화성 침공>도 영국의 저명한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즈의 <우주 전쟁>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화된 것입니다. 그만큼 화성은 지구와 가깝기도 하고 화성인에 대한 상상력까지 동원되어 제 2의 지구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화성을 탐사하자!
태양계 행성 중 가장 탐사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 것이 화성입니다. 금성에 대한 탐사도 많이 있었지만, 화성만큼은 아닙니다. 금성은 지구 안쪽의 궤도에서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온도가 너무 높아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여건과 거리가 멉니다. 태양에서 더 가까운 수성은 말할 것도 없지요. 또한 목성과 토성은 너무 멀어 탐사선을 보내기도 쉬는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인류가 탐사하기에 가장 만만한(?) 행성은 화성입니다. 화성 탐사는 1960년 옛소련(지금의 러시아)의 마스닉 1호부터 시작되었으나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 후 러시아는 2012년까지 수십 번의 화성 탐사 시도가 있었으나 거의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1974년 마르스 5호가 화성의 궤도에 진입했지만 9일 만에 통신 두절된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유럽 또한 화성 탐사를 시도했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러시아와 유럽연합이 공동으로 개발하여 2003년 6월에 발사한 마스 익스프레스가 지금도 화성의 궤도에서 탐사하고 있을 뿐이다. 수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화성 착륙에 실패하는 것을 두고 사람들은 ‘화성인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화성 탐사는 1965년 매리너 프로젝트로 시작되었습니다. 화성 탐사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됩니다. 하나는 화성 표면에 직접 탐사 장비를 착륙시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화성의 궤도를 인공위성처럼 돌며 탐사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NASA는 2003년에 쌍둥이 탐사 로봇인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를 화성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원래 이 탐사 로봇의 활동 계획은 3개월이었습니다. 그런데 스피릿은 6년 2개월 동안 버텼고, 모래구멍에 빠져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2011년 공식적으로 ‘임무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오퍼튜니티는 2018년까지도 살아서(?) 활동을 했습니다. 태양전지가 이 탐사 로봇의 동력원인데 아직도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한 모래폭풍에 태양전지판이 묻히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오히려 모래폭풍이 태양전지판을 깨끗하게 치워주고 있어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18년 6월 이후 통신이 두절된 상태이고, 화성 정찰 위성이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오퍼튜니티를 촬영하여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미국의 또 하나의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는 2011년에 발사되었습니다. 큐리오시티는 다른 탐사 로봇과 마찬가지로 화성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밝히는 것이 주 임무입니다. 화성 표면의 토양 등을 분석해 과거 물이 흘렀던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2018년 5월 5일, 또 다른 화성 탐사선이 발사되었습니다. 여기에는 화성 탐사 로봇 ‘인사이트’가 실려 있었습니다. 206일간의 비행 끝에 11월 26일(현지 시간), 인사이트가 화성 표면에 착륙했습니다. 큐리오시티 이후 다시 화성 착륙선이 성공적으로 착륙한 것이지요. 큐리오시티가 화성 표면 탐사가 주요 임무라면 인사이트는 화성의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화성의 형성과 수십억 년의 변화를 조사하는 것입니다.
인류는 왜 화성으로 향하는가?
화성은 태양계의 네 번째 행성이며 마지막 지구형 행성입니다. 지구형 행성은 수성, 금성, 지구처럼 암석이나 금속 등 고체 상태의 물질이 주성분을 이루고 있지만,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의 목성형 행성은 수소와 헬륨 등 기체가 주성분을 이루고 있습니다. 화성의 크기는 지구의 4분의 1정도, 부피는 10분의 1 정도입니다. 화성의 중력은 약 0.38G로 몸무게 100kg의 사람이 화성에 가면 38kg 정도 됩니다. 중력이 약하기 때문에 대기를 구성하는 물질을 강하게 잡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대기압이 지구의 약 100분의 1 정도입니다. 공전 주기는 약 687일로 지구로 치면 약 2년, 자전주기는 약 24시간 37분으로 지구와 거의 비슷합니다.
화성의 표면은 95%가 이산화탄소이며 아르곤과 질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화성 표면의 최저 온도는 영하 140℃, 최고 온도는 영상 30℃, 평균 온도는 영하 63℃입니다. 최고 온도 영상 30℃라면 사람이 충분히 살 수 있는 온도입니다. 물론 평균 온도를 보면 지구와는 너무나 다른 혹독한 환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중요한 물질은 물입니다. 그래서 화성 탐사선들은 가장 먼저 물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확인된 화성에 존재하는 물은 염도와 산도가 너무 높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또한 자기권이 없어 대기가 희박하여 운석이나 소행성의 충돌 위험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화성은 생명체가 살 가능성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욱 정밀한 탐사가 이루어지고 과학 기술이 발달한다면 제 2의 지구가 될 만한 행성은 화성밖에 없습니다. 영화 <마션>이 그럴듯해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참고 자료
NASA
위키백과, 화성/ 지구형 행성/ 목성형 행성
나무위키, 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