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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Sep 06. 2019

공룡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전하는 글

- 웹툰 ‘자연사박물관에 살고 있는 공룡 친구들’을 마무리 하며- 


-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전시교육팀장 백두성 –


LG상남도서관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지사동과 협력하여 LG사이언스랜드 과학만화 “자연사 박물관에 살고 있는 공룡 친구들”을 새로이 오픈하였습니다. 이 글은 이번 과학만화 감수를 진행해주신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백두성 팀장님의 감수 에필로그입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전경(출처: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저는 공룡들이 살고 있는 자연사박물관에서 일하고 있어요. 서울 시내에서는 유일하게 대형 공룡화석을 볼 수 있는 곳,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이지요.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2003년에 개관한 박물관인데요, 서대문구라는 지방정부에서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고요, 국가기관에서 최초로 만든 종합자연사박물관이랍니다. 연간 관람객이 35만 명이 넘게 방문하는 곳으로 수도권의 대표적인 자연사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죠.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을 방문하는 주요 관람객은 초등학생입니다. 전시 콘셉트를 초등 과학 교과서의 자연사 주제를 엮어서 기획한 곳이라서 초등교과과정에 맞춰 학습할 수 있는 박물관입니다. 박물관에는 공룡이 살고 있기도 하지만 공룡 이외의 화석과 광물과 암석, 다양한 동물과 식물, 그리고 곤충이 전시된 곳입니다.


이 박물관에서 제가 하는 일은 학예사입니다. 큐레이터라고도 불리죠. 저는 지질 분야를 맡고 있어요.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광물과 암석, 그리고 공룡을 포함한 화석을 다루고 있죠. 이런 표본들을 직접 채집하거나 구매 또는 기증을 통해서 확보하고, 전시와 교육에 활용하기도 합니다. 자료수집을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지역과 몽골의 고비사막이나 호주의 샤크만, 그리고 오로라가 춤추는 알래스카 같은 지역을 탐사하기도 하지요.


지구와 사람과 동물 - 멸종동물편(출처: jisadong.com)


제가 LG사이언스랜드 과학만화에 참여하게 된 것은 ‘지사동 - 지구와 사람과 동물’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사동에서는 멸종위기의 동물들에 대해 시사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웹툰 작업을 해왔어요. 멸종위기 생물의 보존은 자연사박물관에서 다루는 중요한 주제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지사동의 웹툰을 즐겨 보았을 뿐만 아니라 지사동에서 하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또 지사동에서는 박물관에서 개최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해왔었죠.


LG사이언스랜드 과학만화 “ 자연사박물관에 살고 있는 공룡 친구들”

 http://lg-sl.net/product/scienceenjoy/cartoonboard/cartoonBoardList.mvc


지사동과 제가 공통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주제가 공룡이었습니다. 그래서 둘이 힘을 합쳐 공룡에 관한 웹툰을 만들어보자고 한 것이죠. 지사동은 멸종한 과거 생물중 에서도 공룡에 관심이 있었지만, 전공자만큼 지식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고, 고생물학을 전공한 저는 공룡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그림에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공룡에 대한 웹툰을 그리기로 하고 어떤 공룡을 고를까 고민을 함께했는데, 결론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공룡을 소개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어요. 물론 제가 일하는 박물관에 있는 공룡들이라서 더 소개하기 유리한 점도 있지만 제 욕심에는 이 웹툰을 보는 독자들이 진짜 공룡을 보러 오시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이기도 합니다. 


책이나 영화 또는 웹툰을 통해서 공룡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도 있지만 이제 자연사박물관이 있으니 직접 볼 수 있게 되었잖아요? 그래서 웹툰의 맨 마지막에 실제로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공룡 사진을 함께 넣은 것입니다. 제목을 ‘자연사 박물관에 살고 있는 공룡 친구들’이라고 짓게 된 것도 웹툰을 보고 관심이 생기시면 박물관에 와서 실물을 보시라는 의미에서 붙인 것이죠.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 살고 있는 공룡, 아크로칸토사우루스(출처: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공룡 친구들’이라는 제목에는 두 가지 뜻이 있어요. 물론 공룡이 여러분의 친구라는 의미도 있고요, 또 하나는 공룡과 그 친구인 익룡과 수장룡 같은 중생대에 살았던 파충류나 물고기, 그리고 매머드 같은 멸종한 동물들도 소개한다는 의미입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 공룡 말고도 고생대부터 신생대까지 살았던 화석 생물 중에서 여러분이 호기심을 가질만한 것들을 함께 소개한 것인데요, 이렇게 시대별로 대표적인 화석생물들을 두루 알아두어야 공룡이 지구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탄생하고 멸종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웹툰 기획과 제작 과정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작품이 공룡 한 마리 한 마리의 특징에 초점이 맞춰져서 기획되었다는 것인데요, 공룡의 정의, 공룡의 분류, 공룡의 멸종 같은 공룡에 대해 알아야 할 전반적인 내용을 추가로 넣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다음 시리즈가 기획된다면 이런 내용이 보충되면 독자들이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에 살고 있는 공룡 친구들 - 스테고사우루스편(출처: LG사이언스랜드)


마지막으로 이 웹툰을 보시는 분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숫자에 연연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이 공룡은 키가 몇 미터네, 몸무게가 몇 톤이네 하며 숫자를 외우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룡을 포함한 화석을 연구하는 고생물학이라는 분야는 살은 썩어 없어지고 껍질이나 뼈만 남은 생물을, 그것도 일부분만 발견된 생물을 다루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동물이 성체일 수도 있지만 새끼일 수도 있고, 암컷일 수도 수컷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티라노사우루스는 몇 미터다 라는 표현은 사실 정확한 표현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니 공룡을 숫자로 이해하지 마시고 그 생태에 주목해주세요. 이 공룡은 어디에 살았고 어떤 환경이었고 누구와 경쟁을 하거나 어떤 먹이를 먹었는지를 이해하면 왜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지, 왜 이렇게 살아갔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공룡 이야기가 먼 외국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도 기억해주세요. 우리나라에서도 공룡 뼈와 공룡 알, 이빨과 발톱이 발견된 것은 물론 세계에서 제일 많은 개수의 발자국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룡 연구자는 아주 적은 형편이지요. 그러니 이 웹툰을 보시는 독자 중 진로를 선택할 때 공룡연구자를 선택하신다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연구가 별로 되지 않은 분야를 개척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공룡연구자가 많아진다면 틀림없이 우리나라에서도 더 많은 공룡화석이 발견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웹툰이 우리나라의 공룡연구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문헌
서대문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https://namu.sd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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