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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Oct 01. 2019

불화수소가 무엇이기에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가?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반도체라는 단어를 참 많이 듣습니다. 매일매일 반도체에 관한 기사와 뉴스가 쏟아집니다. 아마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반도체 산업 강국이며 주력 사업이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최근에는 반도체 산업과 관련하여 불화수소 확보에 관한 기사도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그럼 반도체의 만드는 과정과 그  과정 안에서 불화수소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아시나요? 반도체 제조 과정과 그 안에서의  불화수소의 쓰임새를 알기 쉽게 소개합니다.





점점 작아지는 반도체칩 – 인쇄하듯 찍어내는 회로


집적 회로

현재 우리가 반도체칩이라 부르는 반도체 집적회로에는 수천 개에서 수백만 개 이상의 전자 부품들(다이오드, 트랜지스터, 저항, 코일, 축전기)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이런 전자제품들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전기가 통하는 회로로 연결을 해주어야 하죠. 이 과정에서 반도체칩을 커다란 크기로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더 작고 더 얇고 더 가벼운 것을 원합니다. 따라서 직접 도선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정밀한 회로를 인쇄하듯 반도체판(웨이퍼) 위에 찍어내는 방식으로 회로를 새기게 되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전자기기는 점점 더 작고 얇으며 가벼워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반도체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그럼 이번에는 반도체칩 제조 과정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반도체칩을 생성하는 전반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반도체에 새길 회로를 설계한 뒤 이 회로의 패턴을 담은 마스크를 만듭니다. 그리고 반도체판이 되어줄 잘 깎아둔 웨이퍼(실리콘 판) 위에 마스크를 투영하여 회로 패턴을 그려 넣고, 각종 화학공정을 진행하여 그려진 회로를 깨끗하고 정확하게 새깁니다. 이후 만들어진 칩을 조립하면 반도체칩이 만들어지죠. 간단해 보이지만 그 크기가 매우 작고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하기에 각 과정에서 어떤 방법을 사용하고 어떤 물질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반도체칩의 성능이 달라집니다. 


반도체 제조 공정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과정 중에서 위험하고도 중요한 식각 과정(Etching)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식각 과정은 회로 패턴 중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공정으로 반도체 주요 공정 중 15% 정도를 차지합니다. 이 과정에서 웨이퍼 표면에 화학적 및 물리적 잔류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제품의 성능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즉, 불량률이 높아지죠. 또한, 시대가 발전할수록 점차 회로가 좁고 세밀해지면서 더 정밀하고 섬세한 식각 과정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식각 과정은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이기에 세정이라고도 불리는데, 식각 방법은 크게 습식 식각과 건식 식각 두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현재는 비용이 저렴하고 과정이 간단하다는 장점 때문에 습식 식각이 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 습식 식각을 진행할 때는 산화반응을 하는 과산화수소와 세정력이 높은 인산(H3PO4), 불산(=불화수소산 : 불화수소 수용액, HF) 등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불산은 화학적 위험성과 산업적 필요성이 충돌하면서 지속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식각 과정을 간단하게 도식화한 애니메이션 by Mrneutrino  CC BY-SA 3.0 (Wikimedia)






반도체 식각 과정에 쓰이는 불화수소의 위험성


불화수소산의 원자 구조 @Public Domain (Wikimedia)

반도체 식각 과정에 쓰이는 산은 강할수록 높은 세정률을 보이기 때문에 불화수소산도 매우 농도가 높은 용액으로 사용합니다. 플루오린화수소라고도 불리는 불화수소는 끓는점이 19.5℃로 상온에서 기체로 존재하기 때문에 기체 상태로 안정하게 보관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상태적인 불안 요소 외에 불화수소는 유리를 녹일 정도로 강력하기 때문에 특수 용기에만 보관하여야 합니다.






불화수소산의 취급 주의 표식 – 인화성 주의, 피부접촉 금지, 독극물 주의 @Public Domain (Wikimedia)


이 불화수소는 누출 시에 극히 위험한데, 불이 나기 쉬우며, 자극적이고 반응성도 매우 높아 인체에도 해로운 극독성 물질이기 때문이죠. 또한, 수소결합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물에도 잘 녹아 피해가 확산되기 쉬우며, 인체에 깊이 침투합니다. 따라서, 굳이 누출되지 않더라도 작업자는 반도체 식각 과정에서 불산, 황산 등의 산이나 염기에 접촉하여 화상을 입는 위험성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불산에 의한 화상은 침투성이 높아 증상이 천천히 퍼지면서 전신 독성이 나타날 수 있기에 더욱 안전에 유의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번이나 누출사고가 있었지요. 여러 번의 누출사고가 있었지만, 특히 2012년 구미에서 발생한 누출사고는 소중한 인명까지 앗아갔습니다.






불화수소 대체방안?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는 반도체 식각 과정에서는 쓰이는 식각 능력을 높여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높은 농도의 불화수소를 수입해서 쓰고 있습니다. 산업 경쟁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큰 요인이지요.
  
하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습식 식각 과정에서 쓰이는 불화수소가 위험하기도 하지만, 반도체 공정이 섬세해질수록 미세한 부분까지 세정액이 닿기 힘들어진다는 기술적 단점도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 때문에라도 대책을 찾아야 하겠죠? 예를 들어 건식 식각 공정은 습식 식각 공정보다 설비 비용이 많이 들고, 공정이 까다롭지만, 세정 능력이 더 우수하고 초미세 공정에도 쓸 수 있어 더 미래지향적입니다. 그렇지만 건식 식각 방법 또한 인접막의 파손 위험성 등 단점은 존재합니다. 아직 안정적이지 못한 기술이라는 거죠.
   
따라서 제작 방법에 따른 여러 가지 장단점을 고려하고 위험성, 오염성, 효과성 및 효율성을 고려하여 각 제품에 맞게 식각 방법을 개발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산업 안전과 산업 성장을 동시에 얻지 못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모두에게 돌아올 테니까요.









[참고 자료]
반도체 8대 공정. https://www.samsungsemiconstory.com/
반도체 특강_반도체를 세탁하다. 세정공정. SKhynixBlog. https://blog.skhynix.com/2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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