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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Jul 27. 2016

복(伏)날 - 가을 기운이 여름 기운에 눌려 엎드린 날


무더운 여름. 제일 먼저 떠오르는 절기는 아무래도 초복, 중복, 말복의 삼복(三伏)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일 더운 시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절기이기도 하고, 보양식을 챙겨 먹는 습관도 있기에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엎드린다는 뜻을 가진 복(伏)이라는 한자는 사람(人)이 개(犬)처럼 엎드려 있는 형상으로, 복날은 가을철 기운이 대지로 내려오다가 아직 여름철의 더운 기운이 강렬하기 때문에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한다는 의미입니다. 첫번째 복날인 초복(初伏)은 24절기 중에서 태양과 제일 가까운 하지(夏至)의 세번째 경일(庚日: 가을 기운을 가진 날)입니다. 여름의 절정인 하지가 지나면 자연스레 가을 기운이 생겨나게 되는데, 여름 기운이 너무 강해 가을 기운이 눌리고, 더위는 더욱 기세등등하게 됩니다. 여름 기운에 가을 기운이 세번 굴복하기에 삼복(三伏)이 있다고 합니다.



복날은 예로부터 있어왔던 절기인 만큼, 복날과 관련된 풍습 역시 다양하게 존재하는데요, 오늘은 흔히 알고 있는 보양식을 먹는 풍습이 아닌 조금 독특한 복날의 풍습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삼복은 흉일(凶日)?

삼복은 가을 기운이 여름 기운에 눌리는 날이라고 했는데요, 음양오행에 따르면 가을은 쇠(金)에 속하고, 여름은 불(火)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쇠가 불에 눌리는 것이 흉하다고 하여 삼복을 흉일(凶日)이라고 믿고, 이 시기에는 씨앗 뿌리기, 여행, 혼인 등을 금했다고 합니다.




복제(伏祭)

일년 중 가장 더운 복날의 날씨가 벼를 잘 자라게 합니다. 그래서 초복에는 음식을 마련하여 논에 가지고 가서 농사가 잘 되도록 비는데, 이를 복제(伏祭)라고 합니다. 




삼복비

삼복에 비가 내리면 이를 삼복비라고 합니다. 삼복비로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하는데요, 전라남도에서는 삼복비를 농사비라고 하여 길한 징조로 여겼고, 부산에서도 비가 오면 풍년이 들 것이라 믿는다고 합니다. 또한 대추나무는 삼복 즈음에 열매를 맺는데, 이 때 비가 내리면 열매를 맺지 않는다고 하여 “복날 비가 오면 보은 처녀가 운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보은은 대추 농사를 많이 짓는 지역으로, 삼복비가 내리면 대추가 흉년이 들어 가계가 어려워 시집가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나타내는 속담이라고 합니다.




물맞기

무더운 삼복더위를 잊기 위해 시원한 물가를 찾는 경우도 많은데요, 서울에서는 삼청동 성조 우물물을 먹으며 계곡물에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했다고 합니다. 이날 여자들은 약수에 머리를 감으면 풍이 없어지고 부스럼이 낫는다고 하여, 약수에 머리를 감았는데 이를 ‘물맞는다’고 한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http://terms.naver.com/list.nhn?cid=51792&categoryId=51792

한국민속대백과사전. http://terms.naver.com/list.nhn?cid=50221&categoryId=5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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