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음모론, 하트 마크, 기네스신기록 등
2006년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에서 제외되었을 때, 가장 큰 반발을 보인 나라는 미국이었습니다.
명왕성은 1930년 2월 18일 미국인 클라이드 톰보(Clyde Tombaugh)가 최초 발견하여 9번째 태양계 행성으로 등재되었는데, 미국 입장에서는 미국인이 발견한 유일한 태양계 행성이다 보니 명왕성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이 컸습니다. 애정이 큰 만큼 명왕성의 태양계 행성 퇴출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겠지요.
명왕성의 태양계 행성 퇴출은 2006년 8월 24일 체코 프라하에서 결정되었습니다. 국제천문연맹(IAU)이 총회를 열어 행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정하고 명왕성을 태양계 행성에서 제외하였던 것입니다. 명왕성이 궤도 상의 주변 천체들에 작용하는 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사유로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에서 퇴출되자 NASA를 중심으로 한 미국 천문학계는 강하게 반발하였습니다. 투표를 통해서 결정이 된 것에 대해서 "상대성 이론도 다수결로 결정할 수 있냐"는 등 결정 절차에 대한 반발도 컸지만 유럽중심의 국제천문연맹(IAU)이 미국이 발견한 행성을 쫒아냈다고 하며 음모론까지 거론하였습니다.
아직도 미국 학계에서는 명왕성을 태양계 행성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가 주장되고 있는데 과학적 근거도 들고 있지만 미국인의 명왕성에 대한 특별한 애착의 반영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명왕성 탐사를 위해 무인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New Horizons)를 발사할 때 NASA는 탐사선 내에 클라이드 톰보의 유골 일부도 넣어 발사하여 명왕성 최초 발견자의 업적을 기렸습니다. 만일 뉴호라이즌스호가 다른 나라에 의해 발사되었다면 없었을 일이죠.
명왕성을 찍은 많은 이미지 중 단연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명왕성 지표의 거대한 하트 사진입니다.
비공식적으로 스푸트니크 평원으로 불려온 이 거대 하트는 뉴호라이즌스호의 탐사를 통해 너비가 천 킬로미터가 넘는 질소 빙하라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정도 규모는 태양계 전체에서 가장 큰 빙하라고 합니다.
2006년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에서 퇴출되어 태양계 행성의 수는 9개에서 8개로 줄었는데요, 최근에 지구 질량보다 10배 큰 행성이 명왕성 너머에 존재한다는 주장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마이크 브라운(Michael E. Brown) 교수의 주장으로 육안으로 확인은 안 되지만 거대행성이 명왕성 너머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해왕성 바깥에 작은 천체들이 모여있는 카이퍼 벨트(Kuiper belt)를 관찰하던 중에 6개 천체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발견하였다고 합니다. 엄청난 힘에 의해서만 천체들을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기에 카이퍼 벨트 영역에 '거대행성'이 있어야만 논리가 맞는다는 것입니다. 그 거대행성의 크기는 지구의 4~10배에 달하고 1~2만년 주기로 태양을 공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주장을 한 브라운 교수가 태양계 9번째 행성이던 명왕성을 태양계 행성에서 퇴출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브라운 교수가 명왕성과 유사 크기의 새로운 천체를 발견한 것이 명왕성 지위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만일 새로이 주장하고 있는 거대행성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브라운 교수는 기존 태양계 9번째 행성을 퇴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9번째 새로운 행성을 찾아낸 인물이 되겠지요.
2016년 7월에 새로운 기네스 세계기록이 등재되었습니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멀리 이동한 우표로 무인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에 부착된 우표가 지정된 것입니다.
이 우표는 1991년에 발행된 25센트짜리 우표로 명왕성 이미지와 함께 '명왕성은 아직 탐험되지 않았다 (Pluto Not Yet Explored)'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습니다.
2006년 1월 뉴호라이즌스호 발사 전에 NASA가 이 우표를 탐사선에 붙였는데, 그 덕에 이 우표는 뉴호라이즌스호와 함께 우주를 탐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016년 7월 14일에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에 근접하여 조사를 진행하였으니 우표도 명왕성까지 먼 거리를 함께 여행한 것이지요.
지금도 뉴호라이즌스호가 카이퍼 벨트를 향해 움직이고 있기에 그 25센트짜리 우표는 매초 세계 기록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2006년에 발사된 뉴호라이즌스호가 2015년 7월 14일 명왕성을 근접 통과하면서 명왕성을 생생한 이미지로 찍어 보내왔습니다. 3,462일간 시속 5만 킬로로 지속적으로 날아 명왕성 궤도에서 찍은 최고해상도 이미지들은 그 전까지 막연하였던 명왕성에 대한 사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해주었습니다.
참고로 이미지 전송속도는 무려 56억 7000만㎞나 멀리 떨어져 있어서 LTE 전송속도 보다 10만 배나 느리다고 하네요.
명왕성은 평균 온도는 영하 230도로 무시무시하게 춥지만 뉴호라이즌스호가 전달해준 정보로 3300미터 높이의 얼음 산맥과 더불어 산, 평야 등 다양한 지질형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물과 생명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에 대해서 새로이 알려준 것은 명왕성의 대기가 파란색이라는 것입니다.
명왕성에 근접하여 촬영한 사진을 보면 (아래) 명왕성 대기가 만드는 원이 파란 빛의 반지처럼 보입니다.
우주를 알고자 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이 아름다운 파란 천체를 못 보았겠지요?
http://www.nasa.gov/audience/forstudents/k-4/stories/nasa-knows/what-is-pluto-k4.html
http://www.nasa.gov/feature/new-horizons-pluto-stamp-earns-guinness-world-record
http://www.nasa.gov/mission_pages/newhorizons/main/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