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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Mar 17. 2021

당신이 잘못 알고 있는 물리 법칙 : 관성의 법칙

물리학은 힘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물체의 운동에 관해 언급한 이후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거의 2천 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물체의 운동을 이해하기 위해선 힘이 무엇인지 알아야 했기 때문이지요. 오늘날에는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동안 계속해서 힘에 대해 배웁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힘과 물체 운동에 대해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나요?






이해하기 쉽다고 옳은 것은 아니다!


갈릴레이가 등장할 때까지 사람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론을 믿었어요. 오랜 세월 동안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믿었던 것은 단순히 그의 권위 때문만은 아닙니다. 물론 중세의 교회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적 개념을 받아들이고 있었으니 그의 생각에 반기를 들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설명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웠다는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실험

돌멩이와 깃털을 떨어트려 보세요. 당연히 돌멩이가 먼저 떨어집니다. 이 현상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무거운 물체가 우주의 중심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더 강하기 때문에 빨리 떨어진다고 했어요.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체의 운동을 자연 운동과 강제 운동으로 구분했는데, 물체가 낙하하는 것처럼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려는 성질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이 자연 운동이라 했지요. 화살이 날아가는 이유는 외부에서 화살이 날아가도록 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이 현상은 강제 운동이라고 말했어요. 물체의 운동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은 현상과도 잘 일치했을 뿐 아니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워 갈릴레이와 뉴턴이 등장할 때까지 사람들이 굳게 믿었던 것이랍니다. 








정말 무거운 물체가 먼저 떨어질까? 


사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똑같은 종이 두 장을 준비하세요. 한 장은 둥글게 뭉쳐서 떨어트리고 한 장은 그대로 떨어트려 보세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대로라면 구기거나 펴거나 같은 물체는 같이 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실험해 보면 뭉친 종이가 먼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따라서 낙하 속도가 달라지는 것은 무게 때문이 아니라 공기 저항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반박한 갈릴레이 갈릴레오의 초상화 @Public Domain (Wikimedia)

갈릴레이는 사고실험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똑같은 모양의 벽돌 두 장을 떨어트리면 같이 떨어지겠지요? 이번에는 두 벽돌을 아주 가는 실로 서로 연결해서 떨어트려도 같이 떨어질 것입니다. 즉 벽돌 1장이나 2장이나 같이 떨어진다면 물체의 무게가 2배 무거워도 같이 떨어진다는 것이겠지요. 물체의 무게와 상관없이 물체는 같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이렇게 갈릴레이는 사고실험을 통해 그동안 옳다고 여겼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론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힘이 줄어들면 속력이 감소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강제 운동도 알고 보면 틀린 이론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이 계속 있어야 물체가 일정한 속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여겼어요. 마차가 계속 움직이려면 말이 계속 끌어야 하고, 공이 굴러가다 멈추는 것은 계속 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직선도로에서 자동차가 일정한 속력으로 계속 달리려면 가속페달을 일정하게 밟고 있어야 하는 것을 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옳은 것처럼 보입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힘이 줄어들어서 속력이 감소한다는 것이지요. 맞아요. 일정한 속력으로 달리던 차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속력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그 이유로 흔히들 엔진에 의해 바퀴에 힘이 작용하지 않았으니 속력이 줄어든다고 여길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틀렸습니다.


일정하게 달리는 자동차에는 추진력과 마찰력의 크기가 같아 결과적으로 힘은 작용하고 있지 않다.


속력이 줄어드는 것은 공기의 저항, 그리고 바퀴와 지면 사이의 마찰력 때문이지 엔진에 의한 힘이 줄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일정한 속력으로 달리는 자동차에는 힘이 작용하고 있을까요? 아마도 엔진이 작동하고 있으니 일정하게 추진력이 작용하고 있다고 여기겠지만, 틀렸습니다. 일정하게 달리는 자동차에는 힘이 작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엔진에 의한 추진력과 마찰력은 존재합니다. 단지 두 힘의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라서 합력이 “0”이 되므로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힘이 작용한다고 표현하고 싶다면 추진력과 마찰력을 함께 표시해주면 됩니다. “0”이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50+(-50)”이라고 표시하는 것은 여러분 마음이니까요. 






원심력은 없다?


비 오는 날 도로 밖으로 자동차가 미끄러지는 상황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흔히 사고의 원인으로 코너를 돌던 차가 원심력에 의해 미끄러졌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아무리 봐도 차를 도로 바깥쪽으로 미는 힘은 존재하지 않아요. 어떤 운전자도 도로 바깥으로 힘을 가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차가 도로 밖으로 밀려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 아니라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물체에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물체는 자신의 운동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 합니다. 이것을 관성이라고 합니다. 코너에서 자신의 운동상태를 유지하며 직선으로 운동하면 코너 밖으로 벗어나게 됩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면과 바퀴의 마찰이 커져 지면이 바퀴를 밀어주기 때문에 코너를 돌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지면과 바퀴 사이의 마찰계수가 줄어들어 지면이 바퀴를 충분히 밀어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동차는 원래 자신이 운동하던 방향대로 움직이게 되고 도로 밖으로 밀려나게 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코너를 돌 때 밖으로 쏠리는 힘을 느끼는 것은 어떻게 된 것일까요? 그건 의자와 안전벨트가 안쪽으로 미는 힘을 사람이 느끼는 것일 뿐 실제로 존재하는 힘이 아닙니다. 그래서 원심력을 가상적인 힘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생활 속에는 다양한 물체의 운동 원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직관적으로 당연하다고 느꼈던 것이지만 사실 잘못 알고 있었던 것도 많지요. 우리 주변의 물리 현상을 둘러싼 또 다른 오해와 진실은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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