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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Jan 04. 2018

푸코의 진자 - 역시 지구가 도는 거였어!

지금부터 꼭 150년 전인 1868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장 베르나르 레옹 푸코가 사망했습니다. 49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망한 그는 파리 몽마르트르 묘지에 묻혔습니다.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라는 소설이 발표되면서 사람들은 푸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푸코는 지구가 자전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실험으로 증명했습니다. 지구가 자전을 한다는 것은 알지만, 실제로 그것을 증명하기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왜냐 하면 우리를 포함해 지구의 모든 것이 함께 자전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푸코는 어떻게 이것을 증명했을까요?  



하늘이 돌까, 지구가 돌까?


우리는 매일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해뿐만 아닙니다. 별이나 행성 그리고 달도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집니다. 지구는 정지해 있고 모든 천체가 도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도 하나도 이상해 보이지 않습니다.

별이 밤하늘을 도는 모습


그런데 사람들은 생각을 달리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에 있는 모든 천체가 지구를 중심으로 하루에 한 바퀴씩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은 지구가 스스로 한 바퀴씩 도는 건 아닐까? 천체들이 정지해 있고 지구만 하루에 한 바퀴 돌아도 보이는 것은 똑같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하늘이 돌지 않고 지구가 스스로 도는 즉, 자전한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장 베르나르 레옹 푸코만이 그 정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세상을 바꿀 실험 장치를 만들다!


1851년 1월 6일. 프랑스 판테온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판테온은 정치가 미라보, 계몽사상가 볼테르, 사상가이자 소설가 루소, 작가 졸라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위인들이 안장되어 있는 국립묘지이며 신성한 곳입니다.


판테온 전경. 프랑스의 위인들이 안장되어 있는 국립묘지 / Velual CC-BY-3.0(Wikipedia)


푸코가 프랑스 판테온에서 진자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 Ⓒ Public Domain


여기서 푸코는 일생일대 가장 중요한 공개 실험을 합니다. 지구의 자전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이었습니다. 판테온에서 가장 높은 돔에 길이 67m되는 철사를 묶고, 지름 30cm, 무게 28kg의 구리공을 매달았습니다. 시계추와 같은 진자를 설치한 것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푸코는 진자의 구리공을 당겼다가 놓았습니다. 거대한 진자는 진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계속 반복했습니다. 보통 우리가 작은 진자를 진동시키거나 그네를 밀었다 놓으면 공기의 저항 때문에 얼마 있다 멈추고 맙니다. 그러나 푸코의 진자는 길이와 무게가 엄청나게 커서 공기 저항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지구가 자전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다!


진자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진자의 진동면이 조금씩 시계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진동면이란 진자가 진동할 때 그려지는 가상의 면을 말합니다. 푸코의 진자에는 진동면을 움직이는 힘이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만약 바닥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진자의 진동면이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푸코의 진자는 진동면이 약 32시간 43분 만에 한 바퀴씩 회전했습니다. 이것은 매 시간마다 11도씩 회전한 것입니다. 지구는 실제 약 24에 한 바퀴씩 자전을 하는데 진자의 진동면은 왜 더 걸렸을까요? 그것은 지구의 위도에 따라 자전의 효과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위도가 90도인 극에서는 24시간에 한 바퀴 회전하며 위도가 낮아질수록 시간이 더 걸립니다. 그러다가 위도가 0도인 적도에서는 진동면이 회전하지 않습니다. 적도에서는 자전이 효과가 없기 때문에 진자는 아무런 변함없이 진동만 합니다.

푸코의 진자에서 진동면이 움직이는 모습 / by Nbrouard CC-BY-SA-3.0(Wikipedia)


진동면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면 결국 바닥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닥이란 지구를 말하는 것입니다. 즉, 지구가 서서히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던 것입니다. 지구가 자전한다는 것이 최초로 증명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지동설이 나오면서 지구가 자전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것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던 역사적인 실험이었던 것입니다.


판테온에 있는 푸코의 진자. 이 진자는 1995년에 만든 복제품입니다. / Ⓒ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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