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4. 거북이 아이

과학자엄마의 육아 실패기

by 과학자엄마


기다림을 배우다


“이제 엄마, 아빠는 할 줄 알지?”


두 돌이 지나자 주변에서 엄마아빠 부르며

말을 하는 아이들이 하나 둘 늘어갔다.


하린이는 그냥

“아아 “ ”으으 “

아니면 울음으로 의사소통을 했다.


그 무렵,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다.

“하린이가 이름을 불러도 잘 안 쳐다봐요,

이런 말 드리기 조심스럽지만

검사 한번 받아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하린이가 말이 느리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어린이집에서 권유할 정도라면

엄마로서 용기를 내야 했다.


집 근처 발달 센터를 찾았다.

관찰 평가, 놀이 평가, 보호자 문진 등

검사를 마쳤다


“어머니, 자폐 성향은 없는 거 같긴 한데

언어 지연은 맞긴 해서 언어 치료 권유 드려요.

치료비용이 적지 않고,

언어 치료받았는데도 말을 못 할 수도 있긴 해요.”


그동안 연구 한다고

퇴근 후에 힘들다는 핑계로

하린에게 건넨 말이 얼마나 적었는지

또 후회가 밀려왔다.

32개월까지 일단 기다리면서

최선을 다해보자 결심했다.


그날 이후

퇴근하면 모든 걸 제치고 아이랑 놀아주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여행도 자주 떠났다.


그렇게 3개월 후,

공룡 테마파크로 놀러 간 날이었다.


움직이는 거대한 공룡을 본 순간

아빠 품에 안겨 처음으로 말했다.


“무스워”


그러면서 아빠 품으로 더 파고들었다.

작은 몸이 움찔거리며 매달리던 그 순간,

나는 아이의 떨림과 목소리를 함께 들었다.


그날 이후로

하린이는 마음속에 쌓아둔 이야기를

재잘재잘 풀어내기 시작했다.


육아도

과학처럼 가능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기다림의 시간은 다르지만

기다림 뒤에 느끼는 희열은 같았다.




당신은 어떤 기다림을 겪고 있나요?
혹시 아직 오지 않은 순간이 있다면,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그 순간을 상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