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5.까막눈 초등학생과 이직한 엄마

과학자엄마의 육아 실패기

by 과학자엄마
나는 이직에 성공했고,
너는 이름조차 쓰지 못한 채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7살이 되도록 한글을 잘 몰랐다.

“한글이야 금방 하겠지. 그게 뭐 그리 어려운 거라고.”

나는 가볍게 생각했다.


유치원 생활도 잘하고 있었고,

밝고 건강하게 크고 있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믿었다.


그렇게 하린이는 한글을 모른 채

학교에 들어갔다.


하지만 금방 깨우칠 거라는 생각은

내 완벽한 착각이었다.

입학 후 두 달이 지나도록

여전히 글자를 읽지 못했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너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하지만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너 앞에서

나는 자꾸만 목소리를 높이게 되었다.

나무라는 날들도 있었다.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고 나서야

너는 조금씩 한글을 알게 되었다.


나는 커리어의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었지만,

너는 여전히 다른 아이들보다 느렸다.


그 느림을 사랑했지만,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사랑과 이해는 다른말이다.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