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엄마의 육아 실패기
이제는 기적을 믿는다
재검사 날.
한숨도 못 자고 새벽같이 병원으로 향했다.
제발, 이번에는 기적이.
아이에게 수면 유도제 먹어야 한다고 했다.
여전히 작은 아이가 한번 더 검사대에 누웠다.
“아직 안 닫혔어요.
구멍 모양도 비스듬하고 크기도 여전히 크네요.
초등학교 가기 전에는 수술을 해야 할 것 같긴 해요.
1년 후에 다시 오세요.”
그날도 마음은 무너졌다.
그래도 ‘초등 전’이라는 말에
유예 기간을 길게 받은 기분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기에
내 연구 성과는 가장 많이 나왔다.
실험은 해석이 가능했고,
결과는 몇 편의 논문들로 남았다.
그렇지만 육아는 그 반대였다.
1 년 후에 나는 병원에 가지 않았다.
'초등 전’이라는 말에 기대어,
잘 자고 잘 먹고 쑥쑥 자라는 아이를 보며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인 COVID-19.
선천성 기저 질환이 있으면
등원 서류가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다시 병원을 찾았다.
밤새 잠이 오지 않았다.
'미리 검사받을걸.' 후회가 밀려왔다.
이번엔 아이가 제법 커서 걸어서
병원으로 들어갔다.
초음파뿐 아니라 심전도, 엑스레이 검사까지
기특하게 잘 받아낸 딸이 대견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다.
검사가 끝나고 결과를 듣기 위해 진료실에 들어갔다.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네요. 자연 폐쇄 되었어요
다시는 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주치의 앞에서 아이처럼 울었다.
내가 사는 세상은
언제나 원인에 따른 결과만 있는 세상이었다.
그러나 그날,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결과가 내 앞에 있었다.
나는 이제는 기적을 믿는다.
너를 통해 세상을 다시 배우고 있다.
그날부터 나는, 세상의 기적을 믿게 되었다.
당신에게도 세상의 기적을
믿게 된 경험이 있나요?
혹시 아직 없다면
당신이 누군가에게
기적이었을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