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육아에 가설은 없다.

과학자 엄마의 육아 실패기

by 과학자엄마
알록달록한 너의 꿈


하린이가 태어난 지 꼭 1년 되는 날,

우리는 가족과 친척, 가까운 지인들이

모인 가운데 돌잔치를 열었다.


형형색색 풍선과 촛불이 반짝이는 테이블 위에,

책, 골프공, 마이크, 청진기, 판사봉이 나란히 놓였다.


돌잡이는 아이의 미래 예언이듯

혼자서 아이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책을 잡으면 나를 닮아 공부를 좋아할 테고,

골프공을 잡으면 아빠를 닮아 운동을 잘하겠지.

아니면 돈을 잡아서 부자가 되면 좋겠다.

혹시나 청진기 잡으면 어쩌지.. 의사는 힘들 텐데..'


아직 정해지지 않은 아이의 선택을

내가 먼저 정했다.

잔치 분위기는 즐거웠고,

어른들이 돌잡이 상에 용돈도 올려주시며

한껏 기대를 높였다.


하린이의 작은 손에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드디어 돌잡이가 시작되었다.

하린이는 돌잡이 물건들을 살펴보더니,

망설임 없이

알록달록한 “마이크”를 움켜쥐었다.


순간, 어른들 사이에서

웃음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
'마이크라니! 우리 집에 노래 잘하는 사람도 없는데?'

나도 잠시 당황했지만, 곧 웃음이 나왔다.


내 머릿속 가설은 모두 빗나갔고,

아이의 선택은 예측할 수 없었다.

아마 그 순간부터였을 것이다.


내 아이는 나를 닮지도,

아빠를 닮지도 않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는 존재였다는 걸.


육아는 내가 세운 가설이 아니라,

아이가 직접 써 내려가는 이야기이다.



나는 과학자로
늘 정해져 있는 답을 찾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엄마로서 깨달은 건,
답을 찾는 것보다
아이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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