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엄마의 육아 실패기
육아에 실패했다고 느끼신 적 있나요?
저는 공부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배우면서 모르던 걸 알아가는 게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하린이는
저처럼 공부를 좋아하거나,
아니면 남편처럼 운동을 잘하는 아이였으면 했습니다.
저는 운동을 정말 못하거든요.
그런 면은 아빠를 닮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모든 바람 속엔 정작 ‘하린이’는 없었습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
내 기준으로 바라보며 키우려 했던 거 같아요.
대학병원 진료받던 날,
말이 늦던 아이,
한글도 모른 채 입학하게 된 아이
다른 아이들 보다 느리기만 하던 아이를 보며
‘엄마로서 실패한 건 아닌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린이가 미술 대회에서 상을 받아왔습니다.
그림을 보는 순간, 많이 놀랐어요.
알록달록 예쁜 색으로
자기 생각을 보여줬거든요.
하린이는 틈만 나면 그림을 그립니다.
패드로, 색연필로, 마카, 사인펜, 물감 등
어떤 도구를 쓰더라도
하루에 꼭 한 장은 그려야 잠드는 아이예요.
아침에 일어나서도
그림 그리면서 시작하는 날도 있습니다.
저는 공부를 좋아했고
남편은 운동을 좋아했고,
하린이는 미술을 좋아합니다.
셋이 좋아하는 게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가족이 되었네요.
좋아하는 걸 해도 힘든 날은
언제든 찾아옵니다.
하지만 좋아하니 이겨낼 수 있어요.
저도 그렇게 버텼고,
지금도 그 길 위를 걷고 있습니다.
하린이도 자신이 좋아하는 길 위에서
기꺼이
위기와 인내와 희망을 맛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육아는 성공이나 실패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자기만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견뎌내며, 응원해 주는 일이었습니다.
실패한 엄마는 없습니다.
이 글이, 같은 마음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당신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