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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용 Dec 15. 2022

요즘 쿠팡 셀러 사이에서 유행하는 공동구매 방법론

아이템위너 쟁탈 위한 동맹전선

1. 이 글은 커넥터스가 만드는 큐레이션 뉴스레터 '커넥트레터'의 12월 15일 목요일 발송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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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영상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주 커넥트레터는 저, 신승윤이 담당하게 됐습니다. 뒤로 가기 누르지 마시고요. 부탁드립니다. 최대한 유익한 내용으로 채우려 노력했으니 읽어주세요. 또 영상도 준비 중이란 소식 전합니다. 아쉽게도 커넥터스 자체 제작 영상 콘텐츠는 아니고요. 제가 2가지 영상 콘텐츠 게스트로 촬영에 다녀왔거든요. 도심 물류와 커머스 관련된 내용이니 독자 여러분께도 소개할 수 있을 듯합니다.


지난 직장에서 저는 영상 콘텐츠를 시도한 바 있습니다. 직접 촬영과 편집에 이어 영상 캡처 이미지를 이어 붙여 기사형태로 만든 ‘데이터주의’ 시리즈를 잠시 연재한 적 있습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습니다(라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영상으로 만들었을 때 내용이 더 풍성해지겠다 싶었던 소재들을 주로 다루었는데요.


제작 당시 너무 재미 있었지만, 생산성이 떨어져 오랜 시간 지속하지 못했습니다. 영상 콘텐츠는 촬영, 편집, 게시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텍스트 콘텐츠와 비교해 시간이 2~3배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영상 전문가는 아니다 보니 더 오래 걸렸겠죠.


참고로 저는 군 생활 동안 ‘시청각 운용병’ 생활을 하며 사진·영상 촬영과 편집 기술을 강제로 주입(!)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신문방송학 전공이란 이유로 차출돼 아무것도 모르는 0의 상태에서 익힌 기술인데요. 배우기까지 시간은 오래 걸렸으나 역시 잘 까먹지 않네요. 이를 활용해 영상 콘텐츠에도 도전해봤습니다.


그렇게 영상에 흥미는 있었으나 더 지속하지 못하고 있던 요즘, 이번에는 영상 프로그램 게스트로 초대됐습니다. 하나는 유튜브 콘텐츠로, 요즘 선물하기 이커머스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내용이었고요. 다른 하나는 TV 콘텐츠로, 최근 서울시가 구축하겠다 밝힌 주유소 기반 미래형 첨단 물류 거점에 대해 논해보는 내용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제게 연락 주신 작가님과 함께 내용을 논의하고, 대본을 작성해 주고받으며, 촬영 날 출연자들이 한 곳에 모여 즐겁게 웃고 떠드는 과정을 함께하며 참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느꼈습니다. 텍스트로 내용을 전하는 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어요.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마주하고서 말과 표정과 손짓으로 소통하고 나면, 이게 콘텐츠로 완성된다는 건 정말로 매력적입니다. 즐거운 경험이었던 만큼 좋은 콘텐츠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위 영상 콘텐츠는 오는 12월 말에 완성돼 공개될 예정입니다. 또 때에 맞춰 커넥터스에서도 소개할 수 있게끔 콘텐츠 전환과 추가 취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부디 멀쩡한 얼굴로 화면에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필 촬영 전날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를 다시 보며 소주 2병을 마셨는데.. 큰 영향은 없겠지요..? 반응이 괜찮다면 언젠가 커넥터스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가 나올 날이 올지도요? 오늘의 뉴스픽 시작합니다.

위클리 뉴스픽 :                

아이템위너 쟁탈 위한 동맹전선


제게는 친하게 지내는 쿠팡 셀러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쿠팡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본인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직접 적절한 상품을 찾아 매입해 판매하기도 하고요. 괜찮은 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나, 아직 이커머스 판매를 진행하지 않는 곳을 설득해 판매대행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다만 요즘은 경기침체로 다들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데요.


가운데 최근 쿠팡 셀러들이 하나둘 팀을 꾸려 팀플레이를 진행하는 게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셀러가 팀플레이? 이게 무슨 뜻일까요? 셀러 A씨에 의하면 팀플레이는 네이버 말고, 오직 쿠팡에서만 가능하다는데요. 그가 소개한 셀러 팀플레이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뤄집니다.


① 마음 맞는 셀러를 모아 팀을 꾸린다. 2~3명 또는 10명 이상 등 인원 제한은 없다.
② 팀원이 된 셀러들은 함께 아이템을 발굴한다. 잘 팔릴만한 상품을 함께 찾고, 회의를 통해 선정한다.
③ 선정한 아이템을 공동구매한다. 1인당 수량을 정하고 공동 구매하기에 구매력이 강해져 훨씬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떼올 수 있다. 상품 제약은 없으며, 농수산물도 가능하다. 농가와의 거래를 통해 밭 전체를 계약해버릴 수도 있다.
④ 떼온 상품을 셀러마다 본인 쿠팡 판매 페이지에 등록한다. 이때 상품은 모두 다른 이름, 다른 상품 설명, 다른 이미지로 등록한다. 반면 상품 카테고리는 통일해 함께 묶여 노출될 수 있도록 한다.
⑤ 각자 상품 판매 촉진을 위해 노력한다. 광고를 집행하거나 가격을 조정하는 등 매출 발생과 리뷰 축적을 위한 방법을 찾는다.
⑥ 그 과정에서 매출이 늘어나는 팀원이 등장한다면, 논의를 통해 공동구매한 상품 물량을 몰아준다. 잘 될 가능성이 큰 셀러에게 공동구매 당시 도매가로 구매한 상품을 원가 그대로 몰아주는 것이다.
⑦ 물량을 받은 셀러는 이를 본인 주력 상품 중 하나로 삼아 계속해서 매출을 늘린다. 매출에 따라 쿠팡의 로켓그로스, 로켓배송을 동시에 진행하면 ‘아이템위너’로서 꾸준히 잘 팔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⑧ 다시 ② 단계로 돌아가 아이템 발굴을 반복한다. 성공하는 아이템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어때요? 팀플레이 맞죠? 관련해 쿠팡 셀러 A씨는 누구와 팀을 꾸릴지, 어떻게 팀을 운영할지, 추가 팀원으로 어떤 셀러를 영입할지 등등 마치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듯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경험과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셀러는 환영받는 반면, 불성실한 태도로 본인 이득만 챙기는 셀러는 방출 통보를 받기도 한다네요.


이 팀플레이가 쿠팡에서만 가능한 이유는 바로 쿠팡의 상품 노출 방식인 ‘아이템위너’ 때문입니다. 쿠팡 아이템위너란 같은 상품을 파는 판매자가 여럿인 경우, 고객 경험이 가장 뛰어난 상품을 알고리즘이 선정하여 가장 먼저 노출하는 시스템입니다. 여기서 뛰어난 고객 경험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쿠팡은 ‘저렴한 가격’, ‘빠르고 정확한 배송’, ‘품절될 일 없는 충분한 재고’, ‘신속하고 친절한 고객 문의 응대’라고 설명합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아이템위너가 되기 위한 네 가지 전략, 쿠팡 마켓플레이스]


즉, 쿠팡은 기본적으로 상품 카테고리를 구분한 뒤 관련 상품을 함께 노출하고요. 노출 우선권은 아이템위너에게 쥐여줍니다. 그래서 셀러팀은 공동구매한 상품을 서로 다른 이름으로 게시하면서, 동시에 모두 같은 카테고리로 설정해 묶습니다. 그래야 소비자가 어떤 이름의 상품을 골라 구매하던지 간에 셀러팀이 소싱한 상품이 판매될 가능성이 커지고요. 이후 특정 셀러의 매출이 올라간다면 해당 셀러 상품만의 고객 경험을 높여 아이템위너로 만들어주기 쉬우니까요.

쿠팡에서 '고구마'를 검색한 결과 캡처. '쿠팡 랭킹순'의 설명을 보면 이 랭킹이 아이템위너와 관련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쿠팡 캡처

특히 매출이 오르다 보면 쿠팡 측으로부터 로켓그로스 입점이나 로켓배송 입점 제안이 오는데요. 이 기회를 꼭 잡아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로켓배송은 수수료가 최대 50% 가까이 되지만, 일단 로켓에 올라타는 순간 엄청난 매출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고요. 또 셀러팀은 애초에 특정 상품 하나를 성공시켜 사업을 이어가려는 게 아닌, 잘 팔리는 상품 여러 종을 발굴해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데 목적을 두기 때문입니다.


상품 하나 가격을 올릴까 말까 고민할 시간에 그냥 쿠팡 측에 모든 걸 맡겨 아이템위너로 만들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다시 아이템 발굴에 쏟자는 식인 거죠.


그럼 왜 네이버에서는 팀플레이가 불가능하냐? 쿠팡과 네이버의 상품 노출 알고리즘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셀러 A씨에 의하면 지난 6월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역시 쿠팡과 비슷한 방식의 노출 알고리즘으로 변화를 시도했으나, 오히려 셀러들이 전혀 감을 잡지 못해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해요.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풀어 보겠습니다. 최근 판결난 네이버쇼핑 검색 결과 조작 과징금 문제도 함께 말이죠.

[함께 보면 좋아요! : 쇼핑 검색 랭킹 개선: 검색의도와 상품 특징을 더 잘 반영하는 Tree 기반 모델, 네이버 검색 공식 블로그]

[함께 보면 좋아요! : '쇼핑 검색결과 조작' 과징금 취소소송 패소…네이버 알고리즘 바뀔까, 뉴시스]


셀러 팀플레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쿠팡 내에는 ‘대체 무슨 컨셉인 지 알 수 없는’ 마켓들이 늘어납니다. 셀러팀은 상품 종류를 가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리뷰만 1만개 이상 보유한 고구마 상품이 주력인 듯 보이는 승윤마켓은 알고 보면 핸드폰케이스, 좌욕기, 양말 등 전혀 맥락 없는 온갖 상품을 판매하는 잡화상인 건데요. 어차피 쿠팡 플랫폼은 판매자 정보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셀러 A씨의 설명입니다. 그래서 마켓 자체를 브랜딩하기보다 잘 팔리는 상품을 여럿 보유하는 게 핵심이라고 하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추구하는 방향과는 다른 분위기입니다.


이커머스 혹한기를 팀플레이로 견뎌내고 있는 쿠팡 셀러들. 관련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셀러 팀플레이는 똑같은 상품을 서로 다른 이름으로 판매하며 이득을 챙기는 일종의 어뷰징일까요? 아니면 원래 유통 도매시장이란 게 이런 원리로 굴러가는 걸까요? 또는 상품 품질과 가격만 좋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는 걸까요?

넘어가긴 아쉬운 이야기들 :                

쿠팡으로 고통받는 이들


쿠팡 알고리즘을 활용해 팀플레이 중인 셀러들에게 최근 서운한 일이 생겼습니다. 쿠팡이 로켓배송 정산 기한을 늘리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기존 50일에서 60일로 늘어날 예정인데요. 공정거래위원회가 직매입 거래 시 대금을 60일 이내 지급하도록 고시한 것에 따라 법정 가이드라인 최대치에 맞춰 정산 기한을 늘렸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쿠팡, 판매대금 정산주기 열흘 더 늘린다, 전자신문]


이로써 쿠팡은 유동성 확보와 함께 자금시장 경색에 대응하기 편해집니다. 반면 셀러는 정산이 늦어지는 만큼 매입, 인건비, 임대료 등 사전 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집니다. 셀러팀 역시 아이템 발굴 등 재투자에 부담을 느낀다는 반응인데요. 이에 쿠팡은 정산 기한 조정을 2023년 1월부터 최소 3개월의 유예기간을 둔 후 적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쿠팡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건 셀러뿐만 아닙니다. 쿠팡친구(옛 쿠팡맨, 이하 쿠친)도 마찬가지입니다. 쿠팡이 지난 6일부터 쿠친의 소속을 기존 쿠팡 본사에서 향후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로 옮기기 위한 동의서 수집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CLS로 옮기는 쿠팡친구가 매일 아침이 불안한 이유(feat. 택배), 커넥터스]


관련해 쿠친들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함께 소속 변화에 대한 불안감, 미동의자의 경우 출근날 아침마다 반복되는 CLS 전환 설명회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현장의 이야기와 함께 왜 쿠팡은 쿠친들의 소속을 옮겨야만 하는지, 또 쿠팡의 미래에서 3PL 사업은 어떤 역할인지 살펴봅니다.


한편 쿠팡을 비롯한 대기업의 이커머스 지배력이 절대적인 요즘,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풀필먼트 센터 투자와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지난해 4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중소유통 공동활용 풀필먼트 구축 시범사업’의 첫 성과가 드디어 공개됐는데요.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포항 풀필먼트 센터 1호점’에 제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산업부가 풀필먼트 사업을 하는 이유부터 포항센터가 어떤 프로세스와 자동화 시설을 기반으로 작동하는지, 과연 자생 가능성은 있는 것인지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산업부가 준비한 1호 풀필먼트센터 포항점, 무엇을 하는지 직접 다녀왔습니다, 커넥터스]


이번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어느새 제가 커넥터스에 합류한 지 6개월이 다 되어가네요. 그러던 사이 계절도 2번이 바뀌어 겨울이 왔습니다. 추운 날씨 가운데 늘 건강 조심하시길 바라고요. 제가 최근 미끄러운 블랙 아이스에 엉덩이를 깨져봐서 압니다. 정말 아프고, 짜증 나고, 부끄러우니까 바닥 잘 살피시며 늘 안전사고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저번 뉴스레터에서도 전한 소식인데요. 네이버가 12월 한 달 네이버 ID를 보유한 모든 분들에게 ‘프리미엄콘텐츠’ 1만원 구독 쿠폰을 넣어줬다고 합니다. 아직 커넥터스 콘텐츠를 이용하지 않은 뉴스레터 독자 여러분 계시다면 무료 체험 기회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다음 주 더 유익한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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