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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용 May 02. 2023

WMS 업체 난소프트가 ‘풀필먼트’에 뛰어든 이유

시스템 비즈니스를 위한 물류 동맹군

가성비 WMS로 유명한 그 회사


‘난소프트’라는 회사를 아시나요? 이커머스 물류업계에서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다소 생소한 이름일지도 모르는데요. 설치형 이커머스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로는 자타공인 국내 1세대를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2013년 법인설립)를 가진 회사고요. 그만큼 많은 회사들이 사용했고, 사용하고 있는 물류 시스템 회사라는 업계의 평가를 받습니다. 과거 난소프트를 사용해본 한 이커머스 물류업계 실무자는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난소프트요? 설치형 WMS 중에서는 아무래도 가장 오래된 곳이죠. 고객사들도 많고, 그래서인지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 굉장히 다채롭습니다. 또 이용금액도 한 달에 40만원 정도로 굉장히 저렴했던 기억이 납니다. 의무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계약기간을 별도로 두지 않고, 계정 사용 숫자도 제한이 없어 중소형업체들이 부담 없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듯해요.

저도 한 달에 10만건 정도 물량을 처리하는 회사에서 근무할 때 한 번 써봤는데, 꽤 괜찮았습니다. 다만, 기능이 너무 광범위하다보니까 초보자들이 사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것이 양날의 검입니다. 어느 정도 시스템 사용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써야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보이더군요”
- 난소프트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이커머스 물류업계 실무자


난소프트가 가진 시스템 제품 라인업은 단순합니다. 두 개밖에 없거든요. 하나는 ‘EMP’라는 이름이고요. EMP는 월 사용료를 내고 사용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형태의 구독형 WMS로 난소프트가 지난 10년 동안 개발한 250여개에 달하는 이커머스 물류 지원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조금 더 ‘범용성’이 강조된 시스템이라 할 수 있죠.


물론 만약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기능이 있다면 ‘커스터마이징’을 진행하기도 한다는 난소프트측의 설명입니다. 여기에는 별도 비용이 들어가는데, 만약 해당 기능을 원하는 고객사가 많을 경우 비용을 따로 받지 않고 기존 시스템에 업데이트하는 식으로 구현을 한다고요.


이 중에서 난소프트가 특허를 취득한 기능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요. 하나의 보관 공간(Location)에 서로 다른 여러 상품 SKU(Stock Keeping Units)를 보관, 시스템상에서 관리할 수 있는 ‘다중 로케이션’ 기능이 있고요. 물류센터 CCTV로 포장 과정을 영상 촬영하여 셋톱박스에 데이터를 보관하여 CS나 블랙컨슈머 응대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패킹 추적’ 기능 또한 활용 가능합니다.


두 번째 시스템은 ‘EMPpro’라는 이름인데요. 사용자의 니즈에 따라서 커스터마이징이 들어가는 구축형 WMS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난소프트에 따르면 EMPpro는 주로 B2B 물류회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시스템인데요. 화장품, 산업용 필름 등 고객사가 다루는 카테고리 특성과 물류센터 내부 설비 특성에 맞춰 SI(System Integration)가 들어가는 모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난소프트는 지난 10년 동안 제휴사를 포함하여 2,000여개 이상의 업체가 사용했고요. 송장 기준으로 8,000만건, 상품 기준으로 5억개 정도의 물동량을 연간 처리하고 있습니다. 2022년 매출은 전년 대비 32% 성장했고요. 그 이전에도 매년 20~30%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할 정도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종화 난소프트 총괄이사의 말입니다.


“난소프트는 패션 이커머스 사업을 하던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물류 시스템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시스템도 B2C 이커머스 물류, 그 중에서도 패션 카테고리를 다루는 데 특화돼 개발됐는데요. 10년이 지난 지금은 B2B 물류뿐만 아니라 화장품, 식품, 잡화, 공구류까지 거의 모든 카테고리에서 활용 가능할 정도의 범용성을 갖춘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 이종화 난소프트 총괄이사
난소프트 시스템을 이용해온 고객사 레퍼런스. 익숙한 물류 및 화주기업이 상당수 눈에 보인다. ⓒ난소프트


‘풀필먼트’에 내민 시스템사의 도전장


난소프트는 지난 12월 말 풀필먼트 서비스 브랜드 ‘엔필먼트(NFillment)’를 론칭했습니다. 시스템 회사가 갑자기 물류 서비스라니, 조금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난소프트가 풀필먼트를 시작한 이유는 물류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만들고자 하는 일반적인 물류회사와는 조금 결이 다릅니다. 난소프트가 ‘시스템 회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풀필먼트의 특이점이 있죠.


우선 난소프트는 풀필먼트를 위한 물류 운영을 직접 하지 않습니다. 난소프트의 시스템을 이미 이용하고 있는 물류회사들의 운영 역량을 필요한 화주사에 연결해주는 식으로 엔필먼트 프로세스를 설계했고요. 실제 물류현장 운영은 난소프트가 아닌 파트너 물류업체가 담당합니다.


난소프트에 따르면 현재 난소프트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사 중 80%는 ‘물류회사’입니다. 이 물류회사들은 운영하는 창고 유휴공간을 최대한 채우고 싶어하는 니즈가 있는데요. 시스템 회사인 난소프트가 신규 화주사 영업 지원을 나서서 그 니즈를 채우고, 물류회사가 더 많은 매출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념입니다.


난소프트는 엔필먼트 신규 화주사 영업에 있어서도 기존 구축한 시스템 생태계를 최대한 활용합니다. 난소프트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고객사의 나머지 20%는 ‘화주사’이니까요. 그리고 이 화주사들은 기존 물류회사와의 계약 종료이든, 물류망 확장이든 어떤 이유에서든 새로운 물류회사와 신규 계약을 하고 싶은 니즈가 생길 수 있는데요.


이 때 난소프트는 화주사를 대상으로 기존보다 나은 환경에서 물류를 처리해줄 수 있는 물류회사를 추천해줍니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난소프트 시스템을 이용하는 물류회사 중에서 화주사의 물류 특성에 맞는 이상적인 회사를 연결해주는 방식으로요.


여기서 ‘이상적인’ 물류회사에 대한 답은 화주사의 니즈에 따라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화주사는 기존 물류사보다 더 저렴한 단가를 원할 수도 있고요. 어떤 화주사는 기존보다 더 서비스 품질 관리가 잘 되는 물류회사를 원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 많이들 도입하는 ‘당일배송’이나 ‘새벽배송’ 같은 빠른 배송 타임라인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물류센터가 입지한 지역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겠죠? 소비지 인근에 물류센터를 배치해야만 한정된 시간 안에 배송 업무를 마칠 수 있으니까요.


난소프트는 시스템에 기록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화주사와 물류사간 매칭 업무를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냉동육류 물류를 처리하고자 하는 화주사가 있다면요. 기존 난소프트 물류회사 중에서 냉동육류 카테고리 처리 경험이 많고, 정시 출고율 등 지표가 괜찮은 물류업체를 선정하여 연결해주고요. 만약 더 저렴한 단가에 물류 처리를 하고 싶은 화주사가 있다면, 물류사들로부터 예상견적을 받고요. 화주사가 생각하는 단가 범위에 맞는 단가를 제시한 물류업체를 또 연결합니다. 현재는 이 과정을 운영인력이 맡아 진행하지만, 향후 매칭 데이터가 쌓이고 고도화된다면 자동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시켜나간다는 것이 난소프트의 계획입니다.


시스템의 영속성을 위한 풀필먼트


그럼 난소프트는 풀필먼트 매칭을 통해 어떤 이익을 얻을까요? 난소프트는 기본적으로 엔필먼트 서비스 공급자로 참여하는 물류업체에게 월 사용요금을 일부 받고 있지만요. 이는 수익모델이라기보다는 파트너 물류업체와 난소프트간 파트너십 관계를 증명한다는 개념으로, 난소프트가 영업 등에 투하하는 공수를 감안했을 때 그 액수는 절대 크지 않다는 설명이고요.


추가로 월 수만건 이상의 물량을 처리하는 화주사를 매칭할 경우 해당 화주사 물량 처리건에 대한 중개 수수료를 물류회사에게 별도로 받지만요. 이 또한 그 액수는 그렇게 크지 않다고 합니다. 심지어 중소 규모 화주사를 연결했을 때 난소프트가 받는 중개 수수료는 ‘무료’라고 하고요.


이런 행보를 봤을 때 난소프트가 풀필먼트에서 큰 이익을 남기긴 힘들어 보이는데요. 실제 난소프트는 올해 엔필먼트 사업에 투하되는 비용 관리를 위해 산정한 목표는 있지만요. 엔필먼트를 통해 발생할 매출 목표는 아예 세우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는 애초에 난소프트가 풀필먼트를 통해 돈을 벌 생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죠.


하지만 난소프트가 풀필먼트를 통해 얻길 바라는 편익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앞서 설명했던 프로세스에서 느껴졌듯 엔필먼트는 이미 난소프트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물류회사’가 풀필먼트 서비스 공급자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덩달아 엔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화주사 역시 난소프트 시스템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구조가 자연히 만들어지죠. 그것이 기존 난소프트를 이용하던 화주사든, 난소프트를 사용하지 않던 신규 화주사든 말이죠.


요컨대 난소프트는 풀필먼트를 통해서 기존 시스템 사용자들이 계속해서 그들의 물류 시스템을 사용할만한 이유를 만들고 싶고요. 덩달아 풀필먼트를 활용하여 난소프트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고객 규모를 더욱 더 늘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풀필먼트에서는 큰 이익을 얻지 못하더라도, 시스템에서 얻는 수익은 더욱 커질 수 있으니까요. 이종화 총괄이사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최근 2년 동안 저희 시스템을 사용하다가 이탈하는 물류회사들로부터 그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한 70% 이상은 ‘화주사’ 때문이더라고요. 기존 화주사와 물류 계약이 종료되거나, 화주사들이 다른 물류 시스템을 사용하길 원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리 시스템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는 답변이 왕왕 돌아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우리가 난소프트 시스템 사용에 익숙한 화주사들을 물류회사에 연결해준다면 어떨까요. 물류회사도, 화주사도 자연스럽게 계속해서 우리 시스템을 사용하는 구조가 나오지 않을까요. 고객 이탈을 막고, 지속적인 사용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바로 여기 우리가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가 있습니다”
- 이종화 난소프트 총괄이사


품질 관리의 숙제, 자신 있는 이유


사실 난소프트처럼 ‘IT 시스템’을 중심으로 실제 물류 운영을 하지 않고도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도가 지금껏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네이버가 2021년 시작한 물류 플랫폼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가 그 구조를 택했고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2022년 시작한 물류 플랫폼 ‘카카오i라스(LaaS)’가 또 그 구조를 택했습니다. 시스템을 중심으로 직접 물류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연결을 통해 서비스를 만드는 ‘에셋 라이트(Asset Light)’ 물류 모델입니다.


에셋 라이트 물류는 자산 투자와 운영 공수가 최소화됨에 따라서 큰 비용투자 없이 유연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직접 물류 운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서비스 품질 관리’ 이슈는 오랜 기간 에셋 라이트 물류의 숙제처럼 여겨지고 있죠.


난소프트 또한 이 숙제를 인지하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우선 난소프트는 그들의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아무나’ 엔필먼트 파트너 물류기업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하지 않았습니다. 난소프트 내부 규정에 따라서 ‘A급’으로 선정된 물류기업들만 엔필먼트 파트너로 참가할 수 있도록 제한했는데요.


A급 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난소프트 시스템을 ‘5년 이상’ 사용해야 하고요. 또 물류센터 월 처리 주문건수는 7~10만건 이상으로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물량을 받아 잘 처리해본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난소프트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전체 물류회사 중에서도 A급의 비중은 10%에 불과하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난소프트는 서비스 품질 이슈 없이 안정적인 물류 운영을 할 수 있는 회사를 파트너로 꾸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한 편에서 난소프트는 화주사를 대상으로도 물류 운영 안정화를 위한 지원에 나섰는데요. 처음 이야기했듯 난소프트 시스템에는 250개가 넘는 굉장히 다양한 기능이 있고요. 아무래도 물류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가 이 기능을 전부 잘 이해하고, 사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평가를 받거든요.


이에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엔필먼트 이용 화주사를 대상으로 난소프트는 현장 교육을 나가 시스템 사용을 가이드하고요. 또 화주사가 물류 시스템에 익숙해지기까지 몇 달은 물류회사를 대신해서 화주사의 시스템 관련 CS를 난소프트가 대신 응대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난소프트는 단순히 화주사와 물류회사를 ‘중개’하는 데 멈추지 않고요. 운영 관리 영역에서도 일정 부분 이상 개입하며 서비스 품질을 올리기 위해 힘쓴다는 설명입니다.


“서비스 품질관리는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품질에 문제가 생기고 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면 나중에 뒷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몇 년 전 풀필먼트로 화제를 모았던 많은 물류업체들이 지금 시점에서 시장에서 밀려나게 된 배경에도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고 우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엔필먼트는 난소프트의 브랜드를 내걸고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더욱 우리가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화주사와 물류회사의 중간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문제 요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고요. 사용자가 시스템에 익숙해지고 원활하게 물류가 처리될 수 있도록 규칙을 세우는 데 있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올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엔필먼트를 많은 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하는 것 보다는요. 기존 엔필먼트 사용자의 만족스러운 경험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서비스 품질을 다지는 데 있습니다”
- 이종화 난소프트 총괄이사

난소프트의 에셋 라이트 물류에 대한 도전은 2023년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는데요. 풀필먼트 사업을 추진함과 동시에 난소프트의 본질 역량이라 볼 수 있는 ‘시스템’ 고도화도 계속해서 매진한다는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 빠른 시일 안에 안드로이드 OS에서 관리가 가능한 WMS 앱을 배포할 계획이고요. 또 지난해 제휴한 사방넷에 이어 이지어드민, 플레이오토 등 OMS(Order Management System) 전문업체와의 시스템 연동도 상반기 중 마무리한다는 계획인데요. 1세대 이커머스 물류 시스템 회사인 난소프트가 앞으로 시스템과 풀필먼트 영역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올해 일어날 변화들을 주목할 만합니다.


※ 이 콘텐츠는 난소프트의 지원을 통해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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