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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용 Aug 17. 2023

네이버의 물류는 정말 ‘온디맨드’일까

진정 쿠팡과 맞서기 위해 필요한 것

1. 이 글은 커넥터스가 만드는 큐레이션 뉴스레터 '커넥트레터'의 8월 17일 목요일 발송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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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지 않은 강자들


최근 한 3자 물류기업 대표님과 저녁 식사를 함께하면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엔데믹 이후 이커머스 업계 성장이 정체되면서 힘들어하는 물류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대표님이 운영하는 기업은 요즘 불황을 체감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죠. 


의외의 답이 돌아왔습니다. 팬데믹이 왔을 때나, 지금이나 큰 변동 없이 기업을 운영하고 있고요. 특별히 우려되는 부분은 없다고요. 


실제 수백억원에 달하는 이 기업의 매출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갔고요. 2022년에 들어서 전년 대비 한 자릿수 매출 역성장이 있었지만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년보다 소폭 늘어나며 수십억원대를 유지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만났고, 고민을 전해 들었던 물류기업들의 특이점이 생각났기 때문인데요. 그들은 팬데믹 호황기에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요. 그 자본을 바탕으로 더 큰 성장을 추구했습니다. 실제 높게는 배수에 달하는 매출 성장을 증명했고, 시장에 그 이름을 알렸습니다. 


성장의 이면이 있었다면, 함께 치솟아 올랐던 연간 수십~수백억원 단위의 영업손실입니다. 불황을 맞은 이들 중 일부는 구조조정을 포함한 긴축 정책을 펼쳤고요. 확보해둔 물류센터 공간을 어떻게든 채워서 손실 규모를 줄이고자 저단가 영업 경쟁을 감수하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다음 런웨이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투자 라운드를 돌고 있었죠. 


문득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분명 같은 업종의 3자 물류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고요. 매출 규모로 보더라도 수백억원으로 유사점이 있는데요. 왜 어떤 기업은 수십억원의 이익을 남기고 있고, 또 다른 기업은 수십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지 말이죠.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는 역시 현장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브랜딩을 잘 했기에 드러나 있는 기업들뿐만 아니라요. 어떠한 이유로 드러나지 않았던 기업들의 이야기까지 콘텐츠로 정리해야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불황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반등을 만들 힌트로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괜스레 편협했던 콘텐츠에 반성하게 되고요. 또 아직 제가 다가가지 못한 숨은 강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분발하게 됩니다. 더 좋은 결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의 뉴스픽 시작합니다.

위클리 뉴스픽 :                

진정 쿠팡과 맞서기 위해 필요한 것


얼마 전 한 이커머스 물류업계 실무자와 술자리를 하면서 이런 주제가 나왔습니다. ‘네이버의 물류는 정말 온디맨드인가요?’ 뜬금없이 이런 이야깃거리가 나왔다는 데는 뭔가 그럴만한 배경이 있다는 뜻이겠죠.


단어부터 생소한 ‘온디맨드 물류’의 의미부터 상기하고 넘어가자면 말 그대로 ‘수요 맞춤형’으로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물류 서비스입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는 ‘VOD(Video On-Demand)’처럼요. 물류 서비스 역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자유로이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구축하겠다는 의미가 ‘온디맨드 물류’에 담겨 있습니다.


네이버는 2021년 7월 물류 플랫폼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를 출범하면서부터 이 온디맨드 물류를 강조했습니다. NFA에 ‘온디맨드 풀필먼트 플랫폼’이라는 별칭을 스스로 붙일 정도로요. 당시 네이버는 쿠팡과의 경쟁 구도에서 ‘속도’만으로 로켓배송과 경쟁하기 보다는요. 판매자의 다양한 니즈를 지원하는 온디맨드 물류를 차별점으로 내세워 쿠팡과 맞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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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네이버는 물류 플랫폼 NFA에 판매자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물류기업의 비교 견적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고요. CJ대한통운, 아워박스, 파스토, 위킵, 품고(두핸즈), 아르고(테크타카), 딜리버드(신상마켓), 셀피(브랜디 물류자회사 아비드 운영), 하우저 등 NFA 파트너 업체의 물류 서비스를 연결했습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관리 페이지에서 견적 열람 신청이 가능한 NFA 파트너 물류업체 일람 ⓒ네이버

바로 여기 네이버가 추구하는 ‘온디맨드’가 구현돼있습니다. 물론 NFA 물류 파트너 대부분은 역량이 어느 정도 중복되는 상온 및 저온 이커머스 물류대행 서비스를 제공하지만요. 고객 주문 발생 이후 도매 상가를 돌면서 상품을 픽업하는 사입 과정을 선행해야 하는 ‘동대문 패션 물류’나 시공 및 설치 서비스가 포함되는 ‘가구 물류’ 등 특화된 버티컬 물류 서비스 라인업 또한 확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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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투자한 가구물류 전문업체 ‘하우저’와 협력하여 구축한 통합 가구물류 대행 서비스 안내 ⓒ네이버

정리한 내용에서 느껴졌겠지만요. 네이버는 ‘판매자’ 관점에서 온디맨드 물류를 구축했습니다. 네이버에 입점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이 그들이 원하는 ‘물류 서비스’를 선택하여 견적을 내고, 네이버 판매자 관리 시스템을 통해서 NFA 계약업체의 물류를 처리할 수 있도록 연동했고요. 최근에는 여기 ‘판매량(수요) 예측’과 같은 판매자 편의를 증진하는 부가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식으로 물류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NFA 이용 판매자들에게 제공하는 판매량 예측 기능. 네이버 풀필먼트 서비스 및 도착보장 프로그램에 가입한 판매자에게 제공되는 부가 기능이다. ⓒ네이버

소비자 관점의 온디맨드는요?


하지만 네이버의 온디맨드 물류에서는 명백하게 비어있는 영역이 보입니다. 판매자 관점에서 그 형태가 일부 구현된 것은 사실이지만요. 플랫폼의 또 다른 축인 ‘소비자’ 관점에서 본다면 네이버의 온디맨드 물류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커머스에서 ‘빠른 배송’ 서비스가 매출 증대와 고객의 재구매율 증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굳이 쿠팡을 꺼내지 않더라도 증명된 지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고요. 많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등 빠른 배송 서비스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쇼핑의 검색 필터는 네이버에 입점한 각각의 판매자가 계약한 ‘빠른 물류’ 서비스를 소비자 검색 결과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네이버가 ‘도착보장’ 솔루션을 본격화하면서 일부 빠른 배송을 추려 검색 가능한 필터를 쇼핑 검색창에 구현한 것은 맞지만요. 정작, 익일 배송을 기준으로 움직이는 ‘도착보장’이나 ‘오늘출발’보다 더 빠른 새벽 및 당일배송 서비스는 네이버 쇼핑 검색창에서 도무지 찾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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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 입점한 한 전자제품 악세사리 업체는 자체적으로 ‘당일배송’ 서비스를 구축했는데요. 이 업체의 상품을 네이버쇼핑에서 검색하면 ‘오늘출발’ 뱃지와 함께 우체국택배를 통한 택배 발송이 된다는 안내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소비자는 이 상품을 주문하면 익일배송을 기준으로 움직이는 ‘우체국택배’로 배송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텐데요. 하지만 이 업체는 서울 지역에서 주문한 소비자를 대상으로는 ‘당일배송’으로 상품을 발송하고 있었고요. 내일 도착할 것 같은 상품이 오늘 도착하는 이상한(?) 경험을 한 소비자의 재구매율은 유의미한 수치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만약, 네이버쇼핑 검색 필터에서 이 업체가 배송한 상품이 ‘오늘 도착’한다는 내용이 명확하게 노출됐다면 더 큰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었겠죠?


다른 사례로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 입점한 전통주 브랜드 업체 ‘복순도가’ 또한 자체적으로 당일배송 서비스를 구축했는데요. 네이버쇼핑에서 복순도가를 검색하면 앞서 언급한 사례와 마찬가지로 ‘오늘출발’ 뱃지만 붙어서 소비자에게 노출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늘 바로 배송받을 수 있는 상품임에 불구하고 오늘 출발하여 내일 받는 택배배송 상품으로 오해할 소지가 생기는 것인데요.


그래서 복순도가는 아예 ‘복슝슝’이라는 이름의 당일배송 전용 스마트스토어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상품 썸네일에 ‘당일배송’ 안내를 디자인해서 붙이는 방식을 택해서 소비자들에게 해당 상품이 오늘 도착한다고 스스로 알리고 있죠. 복슝슝 역시 유의미한 매출 증대가 관측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만약, 네이버쇼핑 검색에 직관적으로 ‘오늘도착’ 가능 여부가 노출됐다면, 그 결과는 더욱 파괴적이었겠죠.

네이버쇼핑에 복순도가를 검색한 결과익일배송 택배로 운영되는 복순도가와 별도로 당일배송이 가능한 스마트스토어 복슝슝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안타깝게도 소비자 검색 결과에는 택배로 가든오늘 도착하든 오늘출발’ 뱃지만 노출될 뿐이다네이버쇼핑 캡처


한정적인 사례를 전했지만요. 실제 네이버쇼핑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빠른 배송’ 업체와 계약한 업체들이 입점해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네이버가 운영하는 ‘장보기’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당일배송과 새벽배송망을 상당 부분 확충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애석하게도 네이버쇼핑에서 이들의 ‘빠른 배송’ 서비스를 필터링하여 검색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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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장보기 입점업체들의 타임라인. 이 업체들은 모두 각각의 물류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네이버쇼핑 검색은 이들의 파편화된 물류 역량을 효율적으로 담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

심지어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업체들 중에서는요. 단순히 빠른 배송뿐만 아니라 ‘온디맨드 물류’의 특성에 부합하는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업체들도 있는데요. 예컨대 네이버에 입점한 이마트나 롯데마트는 예전부터 대형마트 인프라를 바탕으로 ‘시간지정 예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고요. NFA 물류 파트너 ‘하우저’가 제공하는 가구 설치 서비스를 이용하는 입점사도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네이버쇼핑 검색 결과에서 이들의 특화된 물류 서비스를 찾기는 너무나 어려웠지만요.


오히려 쿠팡에 보이는 온디맨드


그렇다면 네이버가 ‘온디맨드 물류’를 통해 경쟁하고자 하는 대상인 쿠팡은 어떨까요. 쿠팡은 네이버처럼 ‘온디맨드 물류’를 강조하지 않지만요. 이미 소비자향 온디맨드 물류 측면에서는 네이버보다 우위에 있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습니다.


실제 쿠팡은 고객의 상품 검색 결과에 따라 ‘최적의 물류 서비스’를 함께 노출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고객의 주문지와 물류센터 재고 보관 위치에 따라서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로켓배송(자정 주문 마감 익일배송)이 가능한 상품들을 서로 다르게 노출하고요. 가구와 같은 별도 시공 및 설치가 필요한 상품을 검색하면 ‘로켓설치’ 서비스가 가능한 상품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가시화합니다. (심지어 쿠팡의 로켓설치 물류 파트너는 네이버와 동일한 ‘하우저’죠.)

쿠팡에서 ‘침대’를 검색한 결과. 단순 익일배송인 ‘로켓배송’인지, 설치까지 가능한 ‘로켓설치’인지, 아무런 빠른 배송 옵션이 없는 상품인지 직관적으로 확인 가능하다. ⓒ쿠팡 캡처

다른 예로 육지에서 섬까지 도선 시간으로 인해 물리적인 배송시간이 늘어나는 제주도의 로켓프레시 평균 배송 시간은 수도권처럼 새벽 및 당일배송이 아니라 D+2일 배송입니다. 고객에게 선택지를 안줬다 뿐이지, 쿠팡은 이미 ‘속도’라는 기준점을 바탕으로 상품별 최적 물류 옵션을 고객별로 다르게 노출하는 ‘온디맨드 물류’를 구현하고 있는 셈입니다.

제주도를 기본 주소로 ‘로켓프레시’ 상품을 검색할 경우 나타나는 D+2일 배송 안내 메시지. 같은 상품을 서울을 주소지로 검색하면 ‘새벽배송’ 가능 상품으로 노출된다. ⓒ쿠팡 캡처

네이버의 결단을 기다리는 사람들


자체적으로 빠른 배송 서비스를 구축한 이커머스 업체들은 네이버쇼핑에서도 다양한 소비자의 배송 선택권이 보장받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명확한데요. 그들은 택배보다 값비쌀 수 있는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서비스를 구축했고요. 이러한 서비스가 직관적으로 네이버쇼핑 소비자에게 노출될 수 있다면, 그들의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당일배송,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업체에서도 어떤 ‘기대감’은 관측됩니다. 그들은 높은 운영비용을 감수하고 택배망과 차별화되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구축했는데요. 정작 그들의 잠재 고객사가 되는 이커머스 업체들은 빠른 배송의 효용보다는 ‘낮은 단가’에 매료되곤 했거든요. 특정 상황에서 새벽배송 단가가 택배보다 저렴해지는 웃픈(?) 상황이 발생한 배경이고, 결국 물류업계의 경쟁 문법이 ‘저단가’로 귀결되곤 했던 배경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가 특정 스토어와 상품의 빠른 배송 여부를 검색 결과에 적극 반영한다면 어떨까요. 단순 익일배송뿐만 아니라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상품도 원활히 검색할 수 있는 필터를 추가한다면 또 어떨까요. 당연히 물류업체들은 화주사를 영업하는 무기로 네이버쇼핑 검색 노출에 따른 ‘매출 증대’를 강조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네이버 입장에서도 굳이 인프라와 처리 규모가 제약되는 NFA 파트너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고객에게 노출되는 빠른 물류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겠습니다. 쿠팡과 경쟁할 빠른 배송 상품 구색을 빠르게, 낮은 비용으로 확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겠네요. 네이버에게 필요한 역량은 물류가 아니라 그들에게 본질적인 역량인 ‘검색’이니까요.


남은 것은 네이버의 결단인 듯합니다. 네이버와 협력하는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네이버 또한 네이버쇼핑 검색 결과에 다양한 형태의 물류 서비스가 반영되길 원하는 유통, 물류업계의 니즈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만, 혹여나 확장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물류 서비스의 품질 관리 이슈를 우려하여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 같다는 업계의 평가가 나오는데요.


쿠팡은 홀로 치고 올라가고 있고, 이커머스 플랫폼의 양강 구도를 지키기 위한 네이버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온디맨드 물류’가 진정 쿠팡의 압도적인 물류에 대항하기 위한 네이버의 무기라면요. 좀 더 과감하고 빠른 결단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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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가긴 아쉬운 이야기들 :                

독주를 막고 싶은 사람들

브랜드를 포함한 판매자들이든, 물류 현장 노동자를 포함한 물류업체든, 특정 ‘플랫폼’의 독주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권력이 쏠렸을 때 혹여 생길 수 있는 협상력 감소를 우려하기 때문인데요.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는 특정 플랫폼이 소위 ‘갑질’을 하더라도, 대체할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이 가능하겠지만요. 독점 상황에서는 그저 견디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기지 않을 것이니까요. 


지난 14일 ‘택배 없는 날’을 중심으로 펼쳐진 쿠팡과 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엮인 여론 공방전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관측됩니다. 이커머스 판매자들은요. 가뜩이나 택배 단가는 계속 오르는 와중, 1위 기업 CJ대한통운의 독주를 우려하고 있고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라는 새로운 택배 대안의 등장을 환영하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택배기사들 역시 한 업체의 독주보다는요. 지속적인 경쟁이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족이지만, 요즘 CJ는 그룹 차원의 역량을 가동하여 쿠팡과 치고받는 모습이 계속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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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에서는 ‘쿠팡이츠’가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지난 3월까지 줄곧 트래픽 내리막길을 걷던 쿠팡이츠가 7월 기준으로 3월 대비 무려 30%의 트래픽 반전을 만든 것인데요. 그 이유는 예상했겠지만, 4월부터 쿠팡의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혜택으로 쿠팡이츠 최대 10% 할인이 추가됐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1등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혹여나 생길 수 있는 변수를 미연에 차단하고자 쿠팡이츠의 움직임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데요. 라이더들은 쿠팡이츠의 부상에도, 배민의 대응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배민이 홀로 치고 나가는 상황보다, 견제 세력이 있는 것이 그들에게도 이익이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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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오는 10월 드디어 ‘미들마일 화물운송’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복수 미디어 보도를 통해 전해졌는데요. 앞서 커넥터스는 여러 차례 콘텐츠를 통해서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운송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결국 시간문제라는 맥락의 콘텐츠를 여러 차례 발행한 적 있습니다. 특히나 화물운송 시장은 카카오뿐만 아니라 티맵모빌리티, KT, CJ대한통운 등 대형 물류 및 이종기업들의 각축전이 펼쳐질 것이 예상되는데요. 앞으로 경쟁 구도를 예측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함께 큐레이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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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밝히자면 저는 내일 휴가를 떠납니다. ‘세이브 원고’가 충분히 마련됐고, 해외 항공권이 저렴하게 올라온 타이밍이 맞아서 충동적으로 여행을 결정했는데요. 업무 일정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자영업자의 작은 기쁨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저는 다음 주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편안한 한 주 마무리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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