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를 넘어서고 싶은 물류기업
안녕하세요, 한 주 건너 돌아온 엄지용입니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참 아쉬움이 많었던 한 해였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 여러분이 있었기에 힘을 낼 수 있었고, 저희는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뉴스레터이니 만큼 의미 부여가 되다보니, 어떤 주제를 다룰지 많은 고민을 했는데요. 무엇보다 커넥터스와 함께 한 독자 여러분과 저희 성과를 투명하게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 글쓰기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커넥터스의 구독 매출은 2023년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네이버의 유료 콘텐츠 플랫폼 ‘프리미엄콘텐츠’에 입점한 전체 1800여개 채널 중에서 구독자 숫자 기준 6위를 달성했고요. 주식 투자 등 재테크를 주제로 한 채널을 제외한 비즈니스를 다루는 채널 중에서는 전체 채널 중 1위를 공고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10개월 이상 장기 구독한 구독자 비중은 59%에 달하는데요. 이 정도로 높은 장기 구독자 비중을 기록하고 있는 채널은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전체 채널을 고려하더라도 그리 많지 않다고 자부하고 있고요. 이 모든 성과는 오랫동안 저희와 함께해주신 독자 여러분의 덕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에게 도움 되는 의미 있는 콘텐츠 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2023년에는 2022년에는 거의 없었던 ‘광고’ 매출이 수천만원 수준으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올해 커넥터스는 무신사, 스캔딧, 위밋모빌리티, 로맨시브, 우아한청년들, LG CNS, 삼성SDS, 연교, 난소프트, 삼영물류,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등 다양한 기업, 기관의 의뢰를 받아 광고를 집행했고요. 이 모든 것은 공식적인 광고 상품을 출시하거나 별도 영업을 하지 않았음에도, 인바운드 광고 문의와 응대만으로 만들어진 성과임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가 광고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저는 독자 여러분의 도움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커넥터스 유료 콘텐츠 독자뿐만 아니라요. 무료로 공개되는 콘텐츠를 아우르는 비욘드엑스, 블로그, 소셜 미디어, 뉴스레터 등 지표를 종합한다면 저희 구독자 숫자는 수만명이 넘어가는데요. 이런 지표가 없었다면 저희가 광고주의 선택을 받을 수 없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렇기에 함께 해준 더 많은 독자 여러분에게 큰 고마움을 전합니다.
다만, 모든 것을 잘하진 못했습니다. 아쉬움이 있었다면 ‘커뮤니티’인데요. 커넥터스는 올해 독자가 직접 주최 및 운영하는 실무자 커뮤니티 ‘물고기’, 커넥터스 독자들과 모빌리티 커뮤니티 모네의 연합 모임 ‘모빌리티 워커 포럼’, <물류 트렌드 2024> 출간과 맞물려 진행한 ‘북토크’, 친환경 물류와 생성AI 물류 활용을 주제로 각각 개최했던 두 차례의 컨퍼런스를 진행했지만요. 아직 저희가 목표한 만큼의 유의미한 규모와 활성화 수준을 만들지는 못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저희가 커뮤니티를 놓은 것은 절대 아닙니다. 여전히 많은 CS 인입을 통해서 ‘커뮤니티’ 개설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니즈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고요. 더 나은 방법을 찾는 도전들은 2024년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저희의 도전을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을 충분히 만족시키기에 부족한 부분도 분명히 저희에게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여러 채널을 통해 피드백을 주신다면 계속해서 개선해나가겠습니다. 2024년에는 저희 인원이 지금보다 조금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단순히 사람이 늘어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계속해서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며 발전하는 커넥터스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주신 많은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오늘의 뉴스픽 시작합니다.
2022년 6월이었죠. 조현민 한진 사장이 취임 이후 참가한 첫 번째 기자간담회이자 사업설명회에서 한진 노삼석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한진은 물류 인프라 중심으로 사업을 해왔지만, 앞으로 물류 플랫폼 사업을 강화할 것. 이른바 디지털 피보팅(Pivoting) 전략”이라 밝혔는데요.
당시 저는 한진 경영진들에게 네이버, 카카오, 삼성SDS 등 IT 역량을 바탕으로 물류 플랫폼 사업에 진출한 경쟁사들과 비교하여, 한진의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질문했고요. 이에 대해 조현민 한진 사장은 “IT회사의 물류 플랫폼은 당연히 장점이 있다”면서도 “한진은 물류회사로 물류를 잘 알고, 그 필요성을 파악하여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자신한다”고 답했죠.
당시만 하더라도 한진의 ‘물류 플랫폼’이 정확히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저에게 와 닿지는 않았는데요. 그 사이 한진은 올해 4월 조현민 사장이 총괄하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본부’를 조직 내 신설했고요. 얼마 전인 12월 19일 열렸던 한진 주최 행사 <언박싱데이>에서는 조현민 사장이 직접 ‘한진의 디지털 물류 플랫폼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기 이릅니다.
이 자리에서 조현민 사장은 “한진은 78년 동안 기업(B) 전략고객 중심으로 택배, 물류, 글로벌 사업을 진행했다”면서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는 소비자(C) 입장에서 물류를 생각하여 그들의 다양한 니즈를 바탕으로, 우리 고객인 기업을 더 세세하게 연결하는 커넥터스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전략”이라 소개했습니다.
이는 한진의 기존 고객인 기업 화주사의 고객이 되는 ‘소비자’까지 한진의 고객이라 여기며 관점을 확장하는 관점에서 플랫폼 사업에 접근했다는 것인데요. 실제 조현민 사장이 ‘한진의 플랫폼’이라 밝힌 서비스들은 최종 소비자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커머스 업체를 대상으로 한 물류를 위한 플랫폼이거나 심지어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커머스 플랫폼이라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진이 전개한 다양한 플랫폼들을 ‘훗’이라는 브랜드 아래 묶고자 하는 것이 조현민 사장이 밝힌 의도인데요. 조 사장은 “4월부터 디지털 플랫폼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중소 이커머스 셀러, 1인 창업자와 상생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들을 모아 ‘훗’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밝히면서 “훗 서비스 중에서도 핵심은 원클릭”이라고 운을 띄웠습니다.
조현민 사장이 핵심 플랫폼이라 설명한 ‘원클릭’은 한진이 2019년 10월 시작한 중소 이커머스 판매자 대상 C2C 방문택배 서비스입니다. 통상 이커머스 셀러들은 택배 대리점(집배점) 계약에서 ‘물량’ 증가에 따른 할인율을 적용받을 수 있고요. 셀러들이 참고하는 택배 대리점 판가 테이블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그 범위는 1900~3300원 수준까지 다양합니다.
하지만 물량이 정말 작은 소형 이커머스 셀러들은 택배 대리점이 계약을 해주지 않기도 하고요. 물량이 많은 셀러들에게는 무상으로 빌려주는 송장 프린터와 용지 같은 경우도 소형 셀러는 유가로 빌려서 사용해야 합니다. 이커머스 물류 담당 한 실무자에 따르면 “송장 프린터 및 용지 무료 제공 기준은 대리점마다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 50~100개 정도 물량이 꾸준히 나와야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 설명하더군요. (택배 싸게 보내는 계약법은 아래 콘텐츠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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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경에서 한진 원클릭은 소형 셀러들에게 개인택배보다 저렴한 ‘계약택배’ 가격에 방문택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요. 송장 프린터 없이 가정용 프린터로도 송장을 출력하여 출고하는 것도 원클릭에서는 가능하다는 이커머스 업계 실무자의 전언입니다. 같은 실무자의 평가에 따르면 “물량이 정말 적은 셀러라면, 한진 원클릭 이용시 일반 대리점 계약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조현민 사장에 따르면 현재 원클릭을 이용한 누적 가입고객은 7만여명, 누적 취급물량은 2500만 박스를 넘었다고 하고요. 서비스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표인 ‘당일 집하율’ 또한 95% 수준을 달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원클릭 이용 사용자의 비용 절감 측면의 지표도 공개했는데요. 조 사장에 따르면 일반 택배 서비스 대비 원클릭 이용 셀러들은 건당 약 1368원 정도 저렴한 비용 절감 혜택을 보고 있다고 하고요. 이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그간 원클릭은 셀러들이 지출하는 비용의 약 345억원을 절감했다는 설명입니다.
사실 여기까지 설명한 ‘원클릭’만 본다면 그게 무슨 플랫폼인가 싶은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원클릭은 한진이 셀러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특화된 물류 서비스’에 가까우니까요. 하지만 최근 원클릭은 물류를 넘어서 이커머스 관련 토탈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고요. 그 과정에서 한진뿐만 아니라 다른 물류기업과 이커머스 솔루션 기업의 서비스를 기존 원클릭의 고객인 셀러에게 플랫폼을 통해 연결하는 형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원클릭에 붙어있는 한진이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를 살펴보면요. 첫째로 국내 집하부터 시작하여 B2C 국제특송 및 아마존 풀필먼트센터 입고 등 B2B 물류까지 연계 가능한 ‘원클릭글로벌’을 미국,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5개국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고요. 박스, 포장재 등 이커머스 물류 운영에 필요한 부자재를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한진의 부자재 쇼핑몰 ‘그린온한진(Green On Hanjin)’을 연결하여 마련했습니다.
아울러 한진 물류센터에 재고를 미리 보관해두고, 쿠팡과 같은 ‘자정’ 주문 마감의 빠른 배송을 연결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도 원클릭 안에서 제공하고자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앞서 한진은 네이버의 택배 파트너로 CJ대한통운 외의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 물류센터 운영사들의 ‘자정’ 주문 마감 및 출고에 따른 간선 집하를 지원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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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것처럼 원클릭에는 한진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커머스 가치사슬의 물류 및 솔루션 사업자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현재 한진은 화물운송 플랫폼 ‘고고엑스’와 협력하여 원클릭 내 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요. NHN커머스의 ‘해드림’, 커넥트웨이브의 ‘메이크샵’ 등 자사몰 구축 솔루션 또한 원클릭을 이용하는 셀러 대상 부가 서비스로 연결하고 있었습니다.
조 사장은 이들을 ‘원클릭밸류파트너스’라고 소개하며 “판매채널 확장, 벤더 솔루션, 풀필먼트, 당일배송 등 이커머스를 위한 모든 서비스를 파트너사들과 함께 제공할 것”이라며 “(원클릭은) 단순 택배를 넘어 이커머스를 위한 백오피스의 모든 기능을 제공하면서, 커뮤니티형 네트워크 서비스로 확대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한진은 내년 초 현재 원클릭을 업그레이드한 ‘원클릭 프로’를 출시할 예정이고요. 원클릭 프로에는 24시간 자동 견적 및 가격 비교, 디지털 물류 계약, 신용카드를 포함한 다양한 정산 등의 기능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고객사의 지역별 물량 분포, 배송률 등 ‘물류 데이터’까지 원클릭프로 대시보드로 제공할 계획이라고요.
첨언하자면 한진은 지난 8월부터 ‘비대면 배송사진 전송률’, ‘배송출발 문자 전송률’, ‘배송완료 문자 전송률’, ‘배송완료 문자 전송률’, ‘고객보상 처리 시간’, ‘예정시간 내 완료율’까지 5대 항목으로 구성된 고객 경험 지수(CXI)를 발표 및 운영하고 있는데요. 조 사장은 “최종 소비자 고객의 경험을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 고객사에 맞춤형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는 목표 또한 공유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한진이 무려 물류를 넘어선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영역까지 직접 출시하여 운영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먼저 한진이 2022년 11월 시작한 ‘숲(SWOOP)’은 한국 패션 브랜드를 타깃으로 한 글로벌 유통 지원 서비스입니다. 한진은 글로벌 B2B 패션 플랫폼인 패션고(FashinGo)와 LA쇼룸(LA Showroom)에 한국 패션 브랜드를 모아볼 수 있는 공동 브랜드관을 개설하여 셀러드의 입점을 지원하고요. 글로벌 현지 팝업스토어, 전시회와 같은 오프라인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한진은 유통 과정에서 필요한 글로벌 물류 서비스를 ‘수핑(SWOOPING)’이라는 브랜드로 판매하여 부가 수익을 만들고자 하고요.
두 번째로 2021년 12월 출시한 ‘디지털이지오더’는 식품 브랜드 및 F&B 기업들이 입점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지역 음식점과 식품기업들이 입점하여 신선 및 가공식품, 밀키트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한진에 따르면 디지털이지오더의 가입비, 주문 수수료, 광고비는 없다고 하고요. 다만, 여기서도 한진 원클릭 서비스를 연동하여 국내 및 글로벌 배송에 따른 부가 수익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세 번째로 2022년 2월 출시한 ‘슬로우레시피’는 친환경을 컨셉으로 내세운 라이프스타일 버티컬 역직구 플랫폼입니다. 영문으로 출시하여 해외 고객을 타깃하고 있는 이 플랫폼에서는 글로벌 판로를 개척하고자 하는 국내 친환경 및 비건 브랜드 기업의 입점을 받고 있고요. 지난 4월 한진은 ‘숲’과 연계하여 슬로우레시피의 브랜드를 소개하는 미국 LA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023년 3월 한진이 리뉴얼 오픈한 ‘훗타운(HOOT TOWN)’이 있는데요. 훗타운의 전신은 2011년 한진이 시작한 배송대행 서비스인 ‘이하넥스’와 2017년 시작한 ‘이하넥스몰’이고요. 해외 구매대행 요청과 상품등록 및 판매가 가능한 C2C 글로벌 직구 플랫폼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한진은 기존 이하넥스 운영에 사용하던 미국, 일본, 독일, 홍콩 등 글로벌 물류 거점을 여기서도 그대로 가용하고 있고요. 향후 한진은 훗타운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별, 지역별 글로벌 취향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한진의 디지털 플랫폼을 총평하자면, 단순히 물류기업이 ‘물류’에만 멈춘 것이 아니라요. 마치 이커머스 종합 솔루션 기업처럼 물류를 넘어선 다양한 이커머스를 지원하는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생태계로 확장한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진은 기존 핵심가치인 물류는 자사 파이프라인을 연결했고요. 한진이 못하는 영역은 외부 물류업체, 혹은 IT업체와 연결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한진이 고객 접점에서 직접 전개하고 있는 다양한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인데요. 여기서는 CJ대한통운이나 롯데글로벌로지스와 같은 제조 및 유통 관계사의 물량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경쟁사와 다르게, 순수하게 ‘물류’로만 경쟁하는 한진의 고객 접점에 대한 갈망이 느껴졌고요. 지난해 한진에 위탁하던 로켓배송 물량을 대량 빼버렸던 쿠팡 사태와 같은 일이 앞으로 또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잖아요? 한진 또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자사 물량 기반을 확충하고 싶은 의지가 여기서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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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장 한진이 운영하는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들의 상품 숫자나 앱 다운로드 숫자, 트래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자면 충분한 규모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긴 어려워 보였고요. 중구난방 펼쳐진 버티컬 플랫폼에서 충분한 마케팅 효율을 만들 수 있을지, 그 이전에 ‘물류’만을 했던 한진의 임직원들이 커머스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아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수익성이 나오는 사업은 아니라는 평가도 들렸고요.
하지만 이는 외부 커머스 전문 인재 수혈과 권한 위임으로 앞으로 가능성을 못 보여줄 영역은 아니라고 보고요. 잘하고 있는 커머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나 인수합병 역시 한진이 빠른 길을 만들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전방 및 후방의 플랫폼 통합을 통한 효율화 또한 고려할 수 있겠고요.
그리고 한진의 모든 고객 접점 플랫폼은 ‘원클릭’이라는 이름의 물류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그림이 보이는데요. 물론 원클릭은 기존 택배사에서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소외됐던 물량이 적은 ‘소형 셀러’들을 타깃하고 있고요. 그렇기에 당장 한진에게도 원클릭은 큰 수익성을 만들지는 못하겠지만요. 만약 원클릭을 사용하는 셀러가 더 큰 규모로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한진을 벗어나지 않고 ‘락인’할 수 있는 수단을 더할 수 있다면요. 미래 가치를 고려한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는 의미를 찾을 수 있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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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물류는 물론 커머스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플랫폼은 한진 입장에서 결코 쉽지 않은 미지의 도전이 분명한데요. 어찌됐든 이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건 한진 오너일가의 핵심 일원인 조현민 사장이고요. 그만큼 빠른 의사 결정과 전사적인 집중이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으니까요. 오너십과 책임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보더라도 쉽게 찾을 없는 순수 물류기업의 이종 침투 성공 사례를 한진이 보여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한진 이야기를 쭉 보시면서 느껴졌겠지만, 한진이 기획한 플랫폼에서는 글로벌을 아우르는 물류를 연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지고 있죠? 그리고 이와 같은 글로벌 물류를 연결하고자 하는 도전들은 한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먼저 한진이 정말로 만들고 싶은 소비자 접점 ‘트래픽’을 불과 서비스 론칭 1년여 만에 활성 사용자 숫자 기준 수천만 단위를 만들어낸 플랫폼이 있으니 ‘테무(Temu)’인데요. 이 테무를 전개한 기업 ‘핀둬둬’가 중국 1위 이커머스 기업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을 앞질렀다는 소식이 화제입니다. 대체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요? 핀둬둬와 테무의 겉으로 보이는 역량은 ‘초저가’지만요. 이를 만드는 숨은 역량은 제조공장의 글로벌 소비자 직접 판매를 지원하는 뒷단의 ‘공급망 솔루션’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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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큐레이션할 콘텐츠도 오늘 한진 이야기와 연결되는데요. 한진이 리브랜딩한 훗타운의 전신 이하넥스와 경쟁하던 그 시절 해외직구 배송대행의 강자는 역시나 ‘몰테일’이었죠. 그런데 직구하는 독자 여러분, 요즘도 배송대행지를 연결하는 플랫폼 좀 쓰시나요? 그냥 쿠팡에서 로켓직구를 쓰거나, 아마존이나 알리익스프레스의 글로벌 직배송을 받지는 않으셨는지요? 20여년의 시간이 지난 몰테일의 비즈니스도 더 이상 ‘배송대행’에 머물러있지 않았습니다. 글로벌 풀필먼트를 넘보는 커넥트웨이브의 몰테일 사업 총괄 본부장과 실무자를 커넥터스가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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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큐레이션할 소식은 ‘글로벌 셀러’들의 이야기입니다. 한진의 플랫폼이 앞으로 잘 되려면 누구보다 이들 글로벌 셀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필요가 있을 텐데요. 요새 미국, 동남아시아를 공략하는 셀러들에게 ‘숏폼’ 활용이 그렇게 핫하다나요? 이걸 틱톡 같은 숏폼 미디어 대표주자들이 그렇게 홍보하고 있어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플랫폼의 홍보 구호가 아니잖아요? 커넥터스가 실제 ‘숏폼’ 영상을 활용하여 글로벌 판매를 하고 있는 셀러들을 통해 시장 반응을 들어봤고요. 그립, 숏뜨 등 숏폼을 활용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자 하는 MCN, 플랫폼 사업자의 이야기도 교차 체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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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마지막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12월 31일에 해외 모처로 이동하여 4박5일의 워케이션을 즐길 예정인데요. 아마 다음주 뉴스레터는 글로벌 색깔을 살짝 묻혀서 발송 드리지 않을까 생각되고요. 독자 여러분들 모두 의미 있는 2024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2023년 한 해 정말 고마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NOTICE]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입점 비즈니스 채널 구독자수 1위. 5000명 이상의 실무자, 대표자가 선택한 유통물류 콘텐츠 멤버십 커넥터스에서 더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와 다양한 업계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만나세요!